AI 핵심 요약
beta- 미국과 이란이 60일 휴전 연장에 잠정 합의하자 국제유가는 급락하고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는 부진했다
- 비트코인은 29일 7만달러대에서 횡보하고 장기보유 물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이는 신규 매수 부재에 따른 시장 참여 둔화 신호로 해석됐다
- 현물 ETF 자금 유입과 고래·기관 매수세가 약해지고 투기성 자금이 반도체 등 다른 성장 섹터로 이동하면서 단기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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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자금 둔화·기관 수요 감소에 장기보유 물량만 사상 최대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미국과 이란이 60일간 휴전을 추가 연장하는 양해각서(MOU)에 잠정 합의하면서 국제유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폭으로 급락하고 글로벌 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암호화폐 시장은 오히려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한국시간으로 29일 오후 7시 55분 기준 24시간 전에 비해 0.37% 오른 7만3500달러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1주일 기준으로는 2.5% 하락했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ETH)은 2.6% 하락하며 2000달러 초반에 거래되고 있고, 솔라나(SOL), XRP, 도지코인(DOGE) 등 주요 알트코인도 일제히 약세다. 반면 하이퍼리퀴드(HYPE)는 14% 가까이 상승하며 주요 코인 가운데 유일하게 강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통상 비트코인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음에도 암호화폐가 이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MSCI 전세계 주가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아시아 증시 역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배럴당 93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5월 한 달 동안 18% 넘게 급락했다. 이는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이다.
유가 급락은 미국과 이란이 휴전 연장과 함께 이란 핵 프로그램 협상을 재개하기로 한 잠정 합의에 따른 것이다. 다만 해당 합의는 아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종 승인 절차가 남아 있으며 이란 타스님 통신도 양해각서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 "원래라면 급등 재료인데"...반응 없는 비트코인
전쟁 위험 완화와 유가 하락, 증시 상승은 일반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에 강한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달랐다.
하비에르 마르티네스 에스폭스(sFOX)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은 이미 휴전 소식에 따른 안도 랠리를 선반영했다"며 "비트코인이 기대만큼 강하게 돌파하지 못하면서 오히려 차익실현 매물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동 정세보다 미국 의회의 암호화폐 규제 논의에 쏠려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 논의 중인 암호화폐 시장 구조 법안인 '클래리티 법안(CLARITY Act)'이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마르티네스 CEO는 "기관투자자들은 이제 거시경제 개선보다 규제 명확성을 기다리고 있다"며 "워싱턴의 정책 결정이 암호화폐 시장의 다음 움직임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 사상 최대 장기보유 물량, 오히려 경고 신호
더 큰 문제는 온체인 데이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장기 보유자(Long-Term Holder·LTH) 물량 증가를 전통적으로 강세 신호로 해석해왔다.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매집해 시장 유통 물량을 줄이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최근 정반대 해석을 내놓았다.
현재 장기 보유자 공급량은 1580만 BTC로 사상 최대 수준에 도달했다. 하지만 이는 투자자들의 강한 확신 때문이 아니라 신규 매수자가 부족해 비트코인이 단순히 움직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후 단기 보유자(STH) 공급량은 약 220만 BTC 감소했다. 이 가운데 약 90만 BTC는 코인베이스 보유 물량이 155일 이상 이동하지 않으면서 자동으로 장기 보유자 물량으로 재분류된 것이다.
즉 새로운 투자자들이 시장에 진입하지 않으면서 기존 보유자들이 계속 물량을 들고 있고,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장기 보유자 범주에 편입되고 있다는 의미다.
크립토퀀트는 "장기 보유자 물량 사상 최고치는 강세 신호가 아니라 시장 참여 둔화를 보여주는 증거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고래·기관도 매수 멈췄다
기관 수요 둔화 역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1000~1만 BTC를 보유한 고래 지갑의 보유량은 올해 들어 가장 빠른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며 월간 증가율은 2월 이후 사실상 제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기관투자자 움직임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인 '돌핀' 지갑(100~1000 BTC 보유) 역시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돌핀 지갑 보유량 증가 규모는 현물 비트코인 ETF에 월 34억달러가 유입됐던 2025년 10월 97만 BTC를 기록한 뒤 크게 감소했다.
크립토퀀트는 돌핀 집단이 현물 ETF와 기업 비트코인 재무 전략 수요를 가장 잘 반영하는 집단이라고 설명했다.
◆ ETF 자금 둔화·기술적 약세 겹쳐
글래스노드(Glassnode) 역시 최근 보고서에서 현물 수요 약화와 ETF 자금 유입 둔화를 지적했다.
글래스노드는 현재 자금 유입 규모로는 비트코인이 주요 원가 기준선인 7만8000달러를 안정적으로 돌파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실현손익비율(Realized Profit/Loss Ratio)은 현재 1.56으로, 강세장 초기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2~5 수준을 크게 밑돌고 있다.
기술적 분석도 우호적이지 않다.
Fx프로는 비트코인이 최근 5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했고 200일 이동평균선 역시 하락 기울기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블록도 비트코인이 현재 '고위험 구간(high-risk zone)'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예측시장인 폴리마켓(Polymarket) 역시 비트코인이 5월 30일 기준 7만2000~7만6000달러 구간에서 마감할 확률을 84%로 반영하고 있다.
◆ "암호화폐 대신 반도체로 이동한 투기 자금"
투자심리 악화는 자금 흐름에서도 확인된다.
한때 비트코인과 AI 관련 종목에 몰렸던 투기성 자금은 최근 메모리·반도체 업종으로 이동했다.
특히 샌디스크(SNDK)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가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마이크론은 1년 전 약 700억달러 수준이던 시가총액이 최근 1조달러를 돌파하며 시장의 새로운 주도주로 떠올랐다.
시장에서는 향후 오픈AI, 앤스로픽, 그리고 스페이스X 등의 대형 IPO가 본격화될 경우 투기 자금이 다시 새로운 성장 섹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결국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가장 큰 문제는 매도 압력이 아니라 매수세 실종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비트코인은 여전히 7만달러 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ETF 자금 유입 둔화와 기관 수요 감소, 신규 투자자 부족이 겹치면서 단기적으로는 뚜렷한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koinwon@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