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4셀 VLS·사거리 2000km급 순항미사일…'해상 핵 플랫폼' 부상
韓 SM-6·SM-3 지연 속 北 해상핵 전력 가속…전력 공백 우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북한이 러시아의 군사기술 지원을 바탕으로 5000t급 최현급 구축함 3번함 건조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황이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유용원 국민의힘 의원이 2일 공개한 미국 상업위성업체 '반토르(Vantor)'의 남포조선소 촬영 영상(3월 12~28일)에 따르면, 최현급 3번함 선체 주변에 대형 골리앗 크레인과 해상 기중기가 동시에 가동 중인 장면이 포착됐다. 반토르는 미 국방부 및 서방 정보당국과 협력하는 우주·공간정보 기업으로, 2022년 우크라이나전 당시 러시아 기갑부대 이동을 포착한 위성영상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최현급 구축함은 만재배수량 5000t 이상으로, 해군 충무공이순신급(KDX-II·5500t급)에 필적하는 대형 수상함이다. 특히 상부 마스트 하단에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AESA)를 탑재해 360도 전방위 탐지가 가능한 '북한판 이지스함'으로 평가된다. 무장은 127mm 함포 1문, 단거리 대공미사일(일명 북한판 판치르), 대함미사일(북한판 스파이크), 신형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수직발사체계(VLS)다. 함수 24셀, 함미 30셀 등 총 54셀 규모로, 이 가운데 34셀은 중·대형 발사대로 분석된다. 해당 발사대에는 전술핵탄두 '화산-31' 탑재가 가능한 화살 계열 장거리 순항미사일, 초음속 순항미사일, 전술탄도미사일(KN-23 계열) 등이 운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실상 '해상 기반 핵투사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염두에 둔 설계라는 평가다.

북한은 이미 성능 과시에도 나섰다. 관영매체는 3월 10일 최현함에서 발사된 장거리 순항미사일이 1만1136초 내외(약 2시간 48분) 비행해 목표를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토대로 군사 전문가들은 해당 미사일 사거리를 2000~2500km로 추정하고 있으며, 오키나와 주일미군 기지와 괌 인근 해역까지 타격권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김정은의 '해군 핵무장화' 발언도 속도를 뒷받침한다. 김정은은 3월 3~4일 남포조선소를 방문해 "해군의 핵무장화가 만족스럽게 수행되고 있다"고 밝히며, 매년 2척 이상의 대형 수상함 건조를 지시했다. 북한 매체는 오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일을 최현급 3번함 진수 목표 시점으로 제시했다.
유용원 의원은 "러시아의 전방위적 기술 지원이 북한 해군 현대화를 가속화하고 있다"며 "최현급 구축함은 순항·탄도미사일을 모두 운용하는 복합 핵투사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며 "지상 TEL, SLBM, 초대형 방사포에 이어 해상까지 핵전력 플랫폼이 확대되는 구조"라고 했다.

문제는 대응 전력이다. 우리 해군의 핵심 방공자산인 정조대왕급(KDX-III Batch-II) 구축함 전력화 과정에서 SM-6 도입은 지연되고, SM-3 도입 물량도 당초 계획 대비 축소된 상태다. 북한이 해상 기반 핵타격 능력을 실전 배치할 경우, 한·미 해상 미사일 방어체계에 구조적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군 안팎에서는 "북한 해군이 단순 연안 방어에서 벗어나 전략 타격 전력으로 전환하는 분기점"이라며 "해상·지상·수중을 아우르는 다층 미사일 대응체계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gomsi@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