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법 301조' 변수는 여전
[서울=뉴스핌] 이찬우 기자 = 대미투자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동차 관세율을 25%로 재인상하겠다는 미국의 압박을 완화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현대자동차그룹 역시 관세 부담에 대한 불확실성을 일정 부분 덜게 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기업의 대미 투자 확대를 지원하는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이 1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해 미국 관세로만 7조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한 상황에서 이번 입법이 통상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일정 부분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법안 통과는 미국의 자동차 관세 재인상 압박을 완화하는 협상 카드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국회에서 관련 법안이 통과되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자동차 관세율을 기존 15%에서 25%로 재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관세 문제는 현대차그룹 입장에서 단순한 비용 이상의 리스크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 관세 부과 영향으로 약 7조2000억원의 비용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율이 25%로 재인상될 경우 차량 대당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며 영업이익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법안 통과로 '투자 협력'이라는 명분이 제도화되면서 미국의 관세 압박에 대응할 협상 기반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법안의 핵심은 '한미전략투자공사' 설립이다. 해당 공사는 한국 기업의 미국 내 전략적 투자와 공급망 협력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이를 통해 기업이 단독으로 부담해야 했던 투자 리스크를 일정 부분 정부와 분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차그룹 역시 미국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까지 약 260억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해 전기차와 배터리, 미래 모빌리티 공급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조지아주에 건설된 전기차 전용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중심으로 현지 생산 체계를 확대하고 있다.
실적 측면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은 최근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매출 300조3954억원, 영업이익 20조5460억원을 기록하며 독일 폭스바겐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업계 영업이익 2위에 올랐다. 연간 기준 영업이익에서 폭스바겐그룹을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의 영업이익률은 6.8%로 글로벌 1위 완성차 업체인 도요타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통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최근 한국을 포함한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무역법 301조' 조사를 추진하면서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무역법 301조는 상대국의 정책이나 산업 구조가 미국 산업에 피해를 준다고 판단될 경우 조사 후 보복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한 대표적인 통상 압박 수단이다.
전문가들은 대미투자특별법이 한미 간 전략적 투자 협력을 제도화하는 장치인 만큼 통상 갈등을 완전히 해소하는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자동차 업계도 이번 특별법 통과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는 성명을 통해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로 미국 시장에서 관세 인상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경쟁국과 동등한 경쟁 여건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완성차와 부품업체를 포함한 자동차 산업 전반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 조성과 투자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특별법 통과로 관세 압박에 대응할 협상 기반이 마련된 것은 긍정적"이라면서도 "미국의 통상 정책이 여전히 강경한 만큼 향후 301조 등 추가 변수에 대한 대응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chanw@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