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 LGL 구축 참여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글로벌 빅파마들이 국내에 잇따라 통큰 투자에 나서면서 제약·바이오 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란 기대가 모인다. 빅파마들의 신약 파이프라인 확보가 주된 목표인 만큼 혁신신약 개발사나 바이오벤처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빅파마들이 국내 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보건복지부와 협약을 맺고 통큰 투자에 나섰다.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인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는 지난 9일 복지부와 '대한민국 제약·바이오 산업 발전 및 국민 건강 증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향후 5년간 총 5억 달러(약 7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와 협력을 이어갈 계획이다.
협약 내용은 ▲글로벌 바이오벤처 인큐베이팅 플랫폼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Lilly Gateway Labs·LGL)' 구축 ▲국내 임상시험 유치 확대 ▲연구환경 개선 등 국내 바이오 혁신 생태계 강화 등이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 구축에는 국내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참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릴리와 국내 유망 바이오텍 육성을 위한 오픈이노베이션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신규 거점을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설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릴리 게이트웨이 랩스는 우수한 잠재력을 갖춘 바이오텍을 직접 선별해 직·간접 투자, 공동 연구 연계 등을 통해 육성하는 모델로 국내 유망 바이오텍의 글로벌 진출 기회가 확장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스위스 제약사 로슈도 지난 3일 복지부와 투자 협약을 체결하며 임상시험 유치와 오픈이노베이션 분야에서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로슈는 향후 5년간 7100억원을 투자해 ▲다빈도·난치성 질환 및 첨단바이오의약품 분야 글로벌 임상시험 국내에 유치 ▲연구개발 전문인력을 양성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한 국내 바이오헬스 유망기업을 발굴·신속 성장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유수의 글로벌 빅파마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선 배경은 한국 바이오 산업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2000년대 중반 일부 빅파마들이 국내 투자에 나선 바 있으나, 이번처럼 규모가 크진 않았다. 화이자는 2007년 복지부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2012년까지 신약·의료기술 공동 연구개발(R&D)에 총 3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2008년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 네오믹스에 100만 달러를 투자, 향후 5년간 국내에 총 2000만 달러를 투자하는 코리아 펀드를 운용하며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을 가동한 바 있다.
최근 국내 일부 기업들이 신약 및 플랫폼 기술이전 성과를 통해 경쟁력을 입증하면서, 빅파마가 직접 투자와 협력을 요청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점도 대규모 투자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연구개발 전략 변화도 이러한 흐름을 뒷받침한다. 최근 빅파마들은 초기 단계 연구개발을 직접 수행하기보다 외부에서 혁신기술과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혁신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기업이나 바이오벤처와의 협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상시험 유치 확대에 따른 CRO(임상시험수탁기관) 업계의 수혜 가능성도 제기된다.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시험이 늘어나면, 국내 병원과 CRO의 참여 기회도 확대될 수 있어서다. 국내 대표 CRO 기업으로는 씨엔알리서치와 LSK글로벌, 드림CIS 등이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단순히 CRO에 국한된 효과보다는 바이오벤처와 연구기관, 투자 시장 등 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투자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바이오 기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과 제도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글로벌 빅파마들이 한국에 들어와서 투자를 하거나 오픈이노베이션을 할 정도로 한국이 인도나 일본 대비 관심을 받는 시점"이라며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기존 기업들이나 바이오벤처들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빅파마를 넘어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펀드들과 함께 투자에 나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며 "해외 투자자들이 국내 투자 환경을 부담스러워하는 요인도 있는 만큼 이를 개선해 글로벌 자본과 국내 자본이 함께 투자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sykim@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