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의 '슈퍼문' 문보경이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1라운드에서 메이저리그 슈퍼스타들을 제치고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한 타자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조별리그 4경기에서 13타수 7안타, 타율 0.538을 기록했다. 2홈런 11타점. 1라운드 전체 참가 선수 가운데 유일한 두 자릿수 타점이며 WBC 역사상 1라운드 최다 타점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23년 멕시코의 랜디 아로자레나가 기록한 9타점이다.
일본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는 9타수 4안타(타율 0.556), 미국 대표팀의 주장이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간판타자 애런 저지는 3경기에서 12타수 4안타(0.333)를 기록했다. 타율에서는 오타니가 근소하게 앞섰지만 타점 생산력과 경기 영향력에서는 문보경의 존재감이 더 크게 드러났다. 연봉 격차도 주목을 끈다. 오타니의 연봉은 약 1035억 원 규모인 반면 문보경은 4억8000만 원을 받는다.

문보경은 체코전에서는 1회 1사 만루 상황에서 만루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5타점을 쓸어 담았다. 한국 대표팀이 대회 초반 공격 흐름을 잡는 계기가 된 장면이다. 일본전에서는 1회 2사 1·2루에서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2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선취 득점을 만들었다.
최종전 호주전에서도 중심에 섰다. 2회 무사 1루에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선취점을 만들었다. 이어 3회에는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 5회에는 중전 적시타를 더했다. 이날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으로 공격 흐름 대부분에 문보경의 타석이 연결됐다.

문보경의 활약은 해외에서도 주목받았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그의 성을 따 '슈퍼문(Super Moo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한국의 8강 진출 소식을 전했다. 'Moon over Miami'라는 수식도 함께 등장했다.
문보경은 2019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5순위로 LG에 입단했다. 이후 KBO 리그에서 장타력을 갖춘 3루수로 성장했다. 이번 WBC에서는 상·하위 타선을 잇는 중심 타점원 역할을 맡았다. 좌타자이면서도 좌완 투수에 강한 점이 대표팀 타선에서 활용도를 높였다. 일본 좌완 투수들을 상대로 장타를 만들어냈고 호주 좌완 선발 라클란 웰스 공략에도 성공했다.
문보경은 호주전에서 다득점의 물꼬를 트는 홈런을 때리고 더그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과 손을 마주치며 '할 수 있다'를 외쳤다. 그는 경기 후 "작년에 LG가 우승했을 때보다 WBC 8강에 간 것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더 좋다"며 "한국 야구의 명예를 되찾는 멤버에 제가 있어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에서 휴식을 취한 뒤 자정 무렵 마이애미로 향하는 전세기에 몸을 실었다. 이제 무대는 도쿄돔에서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로 옮겨진다. 한국은 현지 시각 14일 D조 1위와 8강전을 치른다. 세계 최고의 투수들을 상대로 마이애미 밤하늘에도 '슈퍼문'이 떠오를지 주목된다.
psoq133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