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급등하는 유가와 전쟁의 공포로 얼룩졌던 미국 뉴욕증시가 9일(현지시간)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장 초반 유가 급등 및 인플레이션 공포로 하락 출발했던 주요 지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의 조기 종식 가능성을 시사하자 일제히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강한 안도 랠리를 펼쳤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9.25포인트(0.50%) 상승한 4만7740.80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5.97포인트(0.83%) 전진한 6795.99,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308.27포인트(1.38%) 급등한 2만2695.95를 기록하며 마감했다.
이날 시장의 출발은 매서웠다. 지난달 28일 시작된 대이란 전쟁 여파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극에 달하면서 국제유가는 장 초반 통제 불능 상태에 빠졌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장중 배럴당 119.48달러까지 치솟으며 2022년 중반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가가 100달러 선을 훌쩍 넘어서자 월가는 인플레이션 재발 공포에 휩싸였다. 휘발유 가격 상승이 소비를 위축시키고 공급망 마비가 가속화될 경우 연방준비제도(Fed)가 경기 침체를 막을 카드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로 인해 3대 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세를 보이며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었다.

하락세를 보이던 시장의 분위기를 반전시킨 것은 장 막판 전해진 트럼프 대통령의 CBS 뉴스 인터뷰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대이란 전쟁은 상당 부분 완료됐다"며 작전 속도가 당초 예상했던 4~5주의 시간표보다 훨씬 앞서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이란의 군사적 대응 능력이 상실됐음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게는 이제 해군도, 통신 체계도, 공군도 남아있지 않다"고 전했다. 이 발언은 시장에 '전쟁 장기화'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제거될 수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글로벌 석유 공급의 생명선인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발언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선박들이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며 "해협을 접수(taking it over)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날의 반등을 '안도감의 표출'로 해석했다. 인티그리티 에셋 매니지먼트의 조 길버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번 인터뷰는 투자자들에게 사태가 잠재적으로 어떻게 종결될 수 있을지에 대한 출구를 제시해 줬다"며 "시장의 비관론이 아마도 정점에 달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투자자들은 그저 아주 작은 호재라도 간절히 찾고 있었던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CFRA 리서치의 샘 스토벌 수석 전략가 역시 "분쟁의 지속 기간과 호르무즈 해협 폐쇄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오늘 가격 움직임에서 나타난 상대적 반전은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에 다시 뛰어들 기회만을 엿보고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안도감은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의 급락으로도 확인됐다. VIX는 전장보다 12.95% 내린 25.67을 기록하며 시장의 극심한 불안감이 다소 진정되었음을 보여주었다.
시장의 색깔도 확연히 바뀌었다. 유가 급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던 에너지주는 하락 전환했다. 셰브론은 -0.26% 하락했고, 엑슨모빌과 코노코필립스도 각각 0.51%, 코노코필립스 0.03% 내렸다. 반면 유가 상승의 직격탄을 맞았던 항공주는 조기 종전 기대감에 날개를 달았다. 아메리칸 항공은 2.33%, 델타항공은 2.66% 각각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에서는 힘스 앤 허스 헬스의 폭등이 눈에 띄었다. 노보노디스크의 체중 감량제를 판매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40.79%라는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관심을 독점했다.
mj72284@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