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조원 재정 부담에 생산적 금융도 우려
금융노조도 반발, 대정부 투쟁 강화 예고
금융위 직권감경 남아, "합리적 조정 기대"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2조원대에 달했던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과징금이 3차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거치며 1조4000억원대로 약 30% 감경됐다.
대규모 감액을 기대했던 은행권은 1조3000억원이 넘는 자율배상 규모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최종 결정권을 쥔 금융위원회의 '직권 감경' 여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홍콩ELS 과징금 대상인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 등 5개 은행은 전일 확정된 3차 제재심 결과를 두고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다만 최종 과징금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되는 만큼 신중한 분위기다.
과징금은 당초 2조원대에서 1조4000억원대로 줄었지만, 은행권은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다. 판매수익이 아닌 전체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한 구조 자체가 과도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자율배상 규모를 감안하면 추가 감경이 필요하다"며 "제재심 결정은 아쉽다"고 말했다.
은행권은 금융위 단계에서의 직권 감경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제재심이 법리와 산식 중심의 판단이라면, 금융위는 금융시장 안정과 거시경제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생산적 금융'과의 충돌 여부가 쟁점이다. 4대 금융지주가 향후 5년간 생산적 금융에 투입하기로 한 자금은 400조원 규모다. 대규모 과징금이 자금 여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논리다.
금감원장이 제재심 결과를 금융위에 보고하면,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과징금이 확정된다.

또 다른 변수는 금융권 집단 반발이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은 과징금 산정 기준과 규모의 부당함을 주장하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금감원 앞 기자회견과 규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10만 조합원을 보유한 금융노조와 금융당국의 대립 구도가 고착화될 경우 정부의 정책 추진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윤석구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날 뉴스핌과의 통화에서 "3차 제재심 결과는 수용할 수 없다. 이번 과징금은 금융사고 발생 시 상품설계, 제도운영, 감독기준 설정 등 다양한 책임 주체가 있음에도 금융노동자에게 가장 무거운 책임을 떠넘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는 결국 금융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결정이다.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른다면 반드시 그 책임을 10만 금융노동자와 함께 끝까지 물을 것이다. 과징금 전면 재검토를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홍콩ELS 과징금은 단순 제재 수위를 넘어 정책 기조와 정치 환경, 금융시장 안정이라는 복합 변수와 맞물려 있다.
금융위의 최종 판단이 은행권의 추가 감경 요구를 어느 선까지 수용할지, 그리고 금융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관리할지가 향후 금융정책 동력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peterbreak2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