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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적용 갈등에 시공사 교체…정비사업 사업 ′암초′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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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엔드 브랜드 적용 요구에
정비사업 조합, 시공사 교체 잇따라
입찰 재개·유찰 반복…사업 지연 우려
희소성·프리미엄 선호 커졌지만
공사비·분담금 부담은 조합 몫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수도권 주요 재건축·재개발 조합을 중심으로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적용을 요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브랜드 프리미엄을 통해 단지 가치를 끌어올리려는 전략이지만, 과도한 조건 제시로 계약 해지나 입찰 유찰이 반복될 경우 사업 지연과 조합원 부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2025년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인식 조사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 하이엔드 브랜드 요구에 시공사 교체까지…사업 지연 어쩌나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경기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주 새 시공자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엔 GS건설, 포스코이앤씨, 금호건설, 남광건설 등 4개사가 참석했다. 2015년 시공사로 선정한 DL이앤씨와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적용을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다 지난달 새 시공자 선정을 위한 입찰공고를 내며 사실상 시공사 교체를 선택했다.

조합은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 적용을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이후 DL이앤씨 측에 아크로 적용 의사를 밝혔다. 이후 주차대수 1.7대 확보를 위한 지하 2개 층 추가 굴착과 수영장·사우나·실내골프장 등 고급 커뮤니티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달받고 이 내용을 반영해 사업시행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나 DL이앤씨는 입지·상품 구성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최종적으로 적용 불가를 통보했다. 아크로는 한강 주변 핵심 지역에만 적용한다는 내부 방침을 이유로 들었다. 대신 상대원2구역만을 위한 리미티드 에디션 브랜드 적용을 제안했지만, 조합 집행부가 조합원 의견을 취합한 결과 내부 여론은 시공사 교체로 기울었다. 현재 첫 번째 시공사 재선정은 유찰돼 두 번째 입찰공고가 게재된 상황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당시에도 설계 기준뿐 아니라 입지 조건, 상품 구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 검토해야 브랜드 적용 여부를 판단한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안내한 바 있으며, 조합도 이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고 말했다.

비슷한 사례는 2024년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에서도 나타났다. 산호 재건축 조합은 같은 해 2월부터 4월, 6월까지 세 차례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입찰 참여 시공사가 반드시 최상위 브랜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하이엔드 적용을 통한 고급화를 목표로 했지만 당시 해당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3.3㎡당 830만원으로, 통상 1000만원에 육박하는 타 하이엔드 브랜드 시공 현장 대비 낮은 편이었다.

연이은 유찰에도 조합은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계획을 조정하지 않았다. 이후 롯데건설이 네 번째 시공사 선정에 단독 응찰했다가 유찰된 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다섯 번째 절차에서 도급계약을 맺었다. 조합이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른 설계변경과 이에 따른 불가피한 공사비 인상은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협의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 '하이엔드 선호' 장기 흐름…가격 경쟁력도 한몫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 현상은 최근에 시작된 일이 아니다. 2020년 서울 동작구 흑석9구역 재개발 조합은 롯데건설과의 시공사 계약을 해지하고, 이듬해 현대건설로 시공사를 재선정했다. 롯데건설이 제시한 최고 28층, 총 11개 동 대안설계가 인허가 과정을 통과하지 못하자 조합은 대신 프리미엄 브랜드 '르엘' 적용을 요구했다.

롯데건설 측은 공사비와 설계변경 부담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못했고, 조합원들은 압도적인 찬성 의사를 드러내며 도급계약 해지에 손을 들었다. 이듬해 시공사 재선정에 나선 조합은 입찰 단계부터 최소 2개 이상의 정비사업에 제안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시해야 한다는 조건을 내세웠고, 결국 '디에이치'를 제시한 현대건설을 선택했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이 전국 10~50대 남녀 1만7100명을 대상으로 하이엔드 아파트에 살고 싶은 이유를 물었더니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선택한 이들이 35.4%로 가장 많았다. 이어 '뛰어난 디자인과 고급 자재' 25.2%, '브랜드의 희소성과 상징성' 14.4%,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 14.2% 순이었다. 주택을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사회적 지위와 라이프스타일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윤덕은 삼일회계법인 파트너는 "하이엔드 주택은 구매자에게 고급스러움과 높은 거주 만족도뿐 아니라 투자와 자산관리 측면에서 새로운 자산 배분 선택지를 제공한다"며 "공급자인 개발사업자 입장에서도 최근 주요 지역의 높은 토지가격을 상쇄하면서 개발이익을 낼 수 있는 새로운 주거상품"이라고 말했다. 

실제 시장에서 하이엔드 브랜드의 가격 경쟁력이 뚜렷하다는 점도 높은 선호도를 뒷받침한다. 예컨대 DL이앤씨의 아크로는 아크로 리버뷰, 아크로 리버파크, 아크로 삼성 등 한강변 핵심 입지 단지를 선보이며 강남권 하이엔드 주거 시장을 이끌어 왔다. 

건설사 입장에선 모든 사업장에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할 수 없기에 정비사업 조합과의 마찰을 어쩔 수 없는 과정으로 여기는 모습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 브랜드는 입지, 분양가, 수요층, 설계 완성도 등 여러 조건이 충족돼야 유지할 수 있다"며 "브랜드 희소성이 무너지면 장기적으로 회사 전체 브랜드 가치가 훼손될 수 있어 적용 기준을 엄격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제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이유로 계약해지나 시공사 교체가 반복될 경우다. 사업 지연은 물론 조합원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일반인으로 구성된 조합 특성상 전문성이 부족해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갈등이 잦고, 이 과정이 소송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적지 않다. 김예림 법무법인 심목 대표변호사는 "소송이 발생한 정비사업지는 사업 지연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로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일수록 대형 건설사와 하이엔드 브랜드 선호가 강해지면서 중견 건설사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분양시장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며 아파트 브랜드 프리미엄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어서다. 백새롬 부동산R114 책임연구원은 "다수 건설사가 첨단·고급화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브랜드 네임을 교체하거나 로고를 리뉴얼하고, 하이엔드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브랜드 경쟁력 제고에 나서는 모습이 두드러진다"고 말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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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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