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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24명 증원안'…대법 공청회 "정치적 법원 장악, 사실심 약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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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1명당 250건 처리"…사법개혁 증원안 배경
"현 대통령이 대법관 10명 이상 지명"...법원 장악 우려
1·2심 재판의 충실도 떨어뜨리는 '사실심 약화' 문제도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대법원 공청회에서 상고심 과부하 해소 방안으로 발의된 '대법관 24명 증원안'을 놓고 정치적 차원의 법원 장악 및 사실심 약화가 우려된다는 의견이 나왔다. 상고 사건 폭증 속에 대법관 숫자를 늘리는 '현실적 처방'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정치적 사건을 계기로 한 대규모 증원이 적합한 대안인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과 사실심이 약화된다는 우려가 동시에 따른 것이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10일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2일차를 열고, 제4세션 '국민의 인권 보장을 위한 형사사법제도 개선', 제5세션 '상고제도 개편 방안', 제6세션 '대법관 증원안에 대한 논의'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이번 공청회는 정치권의 사법개혁 논의가 거세진 가운데, 대법원이 사법제도 개편의 방향과 과제를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법원종합청사 청심홀에서 '국민을 위한 사법제도 개편 공청회' 2일차를 개최했다. 2025.12.10 yym58@newspim.com

특히 제6세션은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법원조직법 개정안(대법관 26명·연합부 도입)을 둘러싸고 토론하는 자리로, 상고제도 개편과 맞물려 주목됐다.

여연심 민변 사법센터 법원개혁소위원장은 "연간 본안 사건이 3만 6000건이라고 했을 때 대법관 1명당 250건을 처리해야 한다"며 "소부 합의를 월 2회 한다고 보면 하루에 500건을 합의해야 하는 셈인데, 사건당 1분 정도밖에 쓸 수 없는 구조로는 실질적인 숙의와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법원조직법 개정안은 대법관 정원을 현행 14명에서 26명으로 늘리고, 이 중 재판을 담당하는 대법관 24명을 기준으로 소부와 1·2연합부를 구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여 위원장은 "두 개의 연합부가 사실상 지금의 전원합의체 기능을 나눠 맡고, 전체 전원합의체는 극히 예외적인 사건에서만 열리도록 상정하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가장 큰 우려는 정치적인 우려인데 코트 패킹(법원 장악)의 우려가 있다"며 "현직 대통령 재판이 계류 중인 상황에서 임명권자가 한 번에 10명 넘는 대법관을 지명할 수 있도록 정원을 넓히면,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코트 패킹 우려를 불식시키기 쉽지 않다"고 짚었다.

여 위원장은 이날 과거 한나라당이 집권 여당이던 시절에도 24명 증원안이 나왔고, 지금도 24명이라는 숫자가 그대로라는 점을 보면 대법관 증원이 사법개혁이라기보다 정권별 정치 상황에 따라 반복되는 의제라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날 "대법관 증원 논의가 이번 정권에서 처음 나온 것도 아니다"라며 "2010년 집권 여당이었던 한나라당이 대법관을 24명으로 늘리고, 이 중 3분의 1은 비(非)판사 경력 인사를 임명하자는 법안을 냈지만 '당시 진보 대법관을 견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속에 무산됐다"고 상기했다.

이어 "이후 2022년에는 대법원 내부에서 4명 증원안이 사법행정자문회의를 거쳐 제시됐고, 같은 해 5월 이재명 대통령 당시 후보 관련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사법개혁 논의가 다수 제기되며 그 중 하나로 24명 증원안이 부상한 게 사실"이라며 "정치적 사건의 처리 속도와 방식에 대한 불만 때문에 대법관 증원이 거론되는 것은 '문제와 답이 서로 맞지 않는 것'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고 했다.

박현수 광주지법 부장판사(전국법관대표회의 제판제도분과위원회 위원) 역시 이날 "입법안대로 12명 대법관을 단기간에 임명하게 된다면 대법원의 비대화와 함께 사실심 약화를 초래하게 되고 상고 사건이 더욱 증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대법관을 증원하더라도 소수의 인원을 순차적으로 증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원 내부에서는 대법관을 한꺼번에 늘릴 경우 대법원 운영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이 상급심으로 쏠려, 오히려 1·2심 재판의 충실도를 떨어뜨리는 '사실심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도형 수원지법·가정법원 안양지원 부장판사는 "대법관 수를 증원하면 그만큼 1, 2심을 담당하는 경력과 경험이 풍부한 법관 수가 감소하게 된다"며 "1, 2심 기능의 약화는 사실심 판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초래하고, 그 결과 상고가 더욱 증가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소송비용 증가, 사건처리 기간 장기화 등 부정적 결과를 불러온다"고 말했다.

그는 대법관을 12명 증원할 경우 현재 101명인 법관 재판연구관을 최소 24명, 최대 101명 늘려야 할 것으로 추산하기도 했다.

yek105@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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