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경기 중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WKBL] |
[부천=뉴스핌] 이웅희 문화스포츠 전문기자=부천 하나은행 이상범(56) 감독이 여자프로농구(WKBL) 데뷔 무대에서 시즌 초반 승승장구하고 있다. 남자프로농구(KBL)에서 잔뼈 굵은 베테랑 사령탑이지만, WKBL에선 성공을 장담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포인트를 확실히 잡고 준비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하나은행은 9일 현재 6승1패로 WKBL 단독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시즌 플레이오프(PO) 진출이 힘들 것이라는 평가를 뒤엎고, 시즌 초반 당당히 단독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거침없이 연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 감독은 "1라운드에서 우리 팀이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꼈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도 이제 우리 팀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나올 거다. 2라운드가 진짜다. 나도 궁금하다. 2라운드 승률을 보면 앞으로 승률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은 1라운드 포함 5연승, 2라운드에도 2연승으로 계속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나도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몰랐다. 기대 이상으로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며 몸을 낮춘 이 감독은 "6개 구단 전력은 백지 한 장 차다. 결국 선수들의 투지, 열정이 승패를 결정 짓는다"고 밝혔다.
KBL에서 사령탑 생활을 오래 한 이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냉정하게 WKBL 무대를 분석했다. 이 감독은 "남자농구는 익사이팅(Exciting)하다. 공수전환이 빠르다. 용병과 국내 선수의 2대2 게임이 많다. 하지만 여자농구는 에너지가 중요하다"면서 "여자농구의 3점슛 성공률은 30% 미만, 2점슛 성공률은 50% 미만이다. 남자농구에 비해 슛 성공률이 떨어진다. 그러니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 공격 횟수를 늘리거나, 상대가 리바운드를 잡지 못하게 해야 한다. 선수들이 에너지를 갖고 제공권 싸움에서 앞서야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
| 하나은행 이상범 감독이 8일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WKBL] |
리바운드와 수비로 승산을 높이겠다 계산한 이 감독은 경기 내내 선수를 두루 투입하는 로테이션 농구로 승부를 걸고 있다. 선수들이 계속 번갈아 나가고, 한 발 더 뛰며 상대를 압박한다. 몸싸움을 하며 리바운드에 집중하고 있다. 풍부한 젊은 자원도 이 감독 전략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박소희, 정예림, 고서연, 정현, 박진영 등은 지난 시즌에 비해 더 많은 시간을 뛰고 있다. 진안, 양인영, 김정은의 과부하도 자연스럽게 해결되고 있다.
이 감독은 "한 경기를 치를 때 8~10명의 선수는 기용하려고 한다. 단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는 뺀다"고 말했다. 1~4쿼터 내내 선수들을 로테이션 기용한다. 코트에 투입된 선수들은 전력을 다해 뛰며 상대를 압박한다. 발이 느려지면 교체한다. 덕분에 경기 후반 체력과 집중력에서 앞서며 마지막에 웃는 경기가 늘어났다.
다양하게 선수 조합을 가져가며 전술 폭도 넓히고 있다. 이 감독은 "오늘(8일) (정)예림이가 발목 부상으로 뛰지 못한다. 일정이 타이트해 뺀다. 대신 박진영이 선발로 나간다. 상대(신한은행) 높이가 높아, 양인영을 좀 더 활용하려고 한다. 더블포스트도 생각하고 있다"면서 "그동안 진안이 혼자 뛰며 싱글 포스트를 했다. 하지만 6라운드까지 그렇게 경기를 치르기 어렵다. 컨디션이 회복되고 있는 (양)인영이를 활용해 진안과 더블포스트를 만드는 옵션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8일 신한은행전에는 이전과 달리 진안과 양인영, 양인영과 김정은, 김정은과 진안 조합을 번갈아 골밑에 배치했다.
하나은행은 이번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모두 예상 밖이라 말한다. 하지만 성공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 이 감독은 KBL 우승 감독이라는 화려한 겉옷을 벗어 던졌다. 불망초심 (不忘初心). 여자농구 무대에선 '초보' 사령탑인 이 감독은 초심으로 돌아갔다. 냉철한 분석과 맞춤형 전략을 통해 WKBL에서도 성공적인 첫발을 내딛고 있다.
iaspire@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