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지난 6월 4일, 국회 로텐더 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21대 대통령 이재명의 선서문이 퍼져나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인수위 없이 즉각 임기가 시작된 첫날이었다. 1년 전 계엄군을 피해 국회 담장을 넘어야 했던 야당 대표가 대한민국 권력의 정점에 서기까지, 그 숨 가빴던 시간을 되짚어 본다.
 |
| 국회로 이동하며 라이브 방송을 킨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사진=이재명 유튜브 캡처] |
계엄 당일부터 이재명의 시간은 급박하게 흘러갔다.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체포하기 위한 계엄군의 체포조가 가동됐고 서울 곳곳에서는 헬리콥터의 로터 소리가 시끄럽게 울렸다. 이재명 대표는 국회로 이동하며 유튜브 라이브 방송을 통해 "국민 여러분, 지금 국회로 와 주십시오. 국민 여러분께서 이 나라를 지켜주셔야 합니다"라며 시민들에게 국회로 모여달라고 부탁했다. 특히 담을 넘어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장면도 생생하게 담겼다. 이 장면은 순식간에 SNS를 타고 전파됐고, 시민들을 국회 앞으로 불러 모으는 기폭제가 되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후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04 leehs@newspim.com |
12월 4일 새벽 국회 본회의에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통과된 직후 카메라 앞에 선 이재명 대표는 "계엄법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서 하게 돼 있다. 국무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았기에 절차법적으로도 명백한 불법인 계엄선포"라며 "즉각 대통령에서 물러나라는 것이 국민의 명령이다"라고 하야를 촉구했다. 대통령실의 반응이 없자 이날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6당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제출했다.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찬대 원내대표 등 최고위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광화문 앞 천막당사에서 현판식을 갖고 있다. 2025.03.24 yym58@newspim.com |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2차례 표결 끝에 12월 14일 통과되어 본격적인 탄핵정국이 시작됐다. 하지만 2월 최종변론기일이 끝난 이후에도 헌법재판소는 1달이 넘도록 선고기일을 정하지 않고 숙고에 들어갔다. 이에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은 3월 24일 광화문에 천막 당사를 설치하고 장외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천막 당사에서 현판식을 마치고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표는 "신속한 선고만이 혼란을 종식하고 대한민국을 다시 정상화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헌재에 신속한 결정을 촉구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27일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수락연설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2025.04.27 mironj19@newspim.com |
 |
| '골목골목 경청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9일 오후 경북 성주군 성주전통시장에서 즉흥연설을 하고 있다. 2025.05.09 choipix16@newspim.com |
2025년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숙고 끝에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결정했다. 이재명 대표는 4월 9일 대표직에서 사퇴하고 10일 출마 선언 영상을 공개하는 등 신속하게 대선가도에 돌입했다. 4월 27일 더불어민주당 수도권·강원·제주 합동연설회에서 대선후보로 선출된 이재명 후보는 국민의힘이 탄핵의 충격과 경선 과정에서 충돌로 혼란을 빚는 동안 범야권과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선대위를 구성하고 '골목골목 경청투어'를 나서는 등 '내란종식'의 기치 아래 단일대오를 형성했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열린 집중유세에 참석, 방탄유리 뒤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05.19 pangbin@newspim.com |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제21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2일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출정식에서 방탄복 위에 선거 운동복을 입고 있다. 2025.05.12 mironj19@newspim.com |
 |
| 19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집중유세가 예정된 가운데 폭발물 탐지견이 유세 현장을 살피고 있다. 2025.05.19 pangbin@newspim.com |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속적인 테러 위협에 민주당은 유세현장에 방탄 유리막을 설치하고 이재명 후보는 방탄복을 입는 등 신변 보호에 열을 올렸다. 경찰 역시 이재명 후보를 비롯한 대선 후보들에 대한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 폭발물 탐지견이 유세 현장에 투입돼 폭탄물 등을 미리 검색했고 드론 테러에 대비하기 위한 전파탐지기와 재밍건 등 특수장비도 투입됐다.
 |
|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밤 인천 계양구 귤현동 자택을 나와 주민들과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5.06.03 yooksa@newspim.com |
 |
| 제21대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 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 마련된 개표방송 야외무대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2025.06.04 pangbin@newspim.com |
결국 운명의 날인 6월 3일, 투표함이 열리자 민심의 향방은 명확했다. 개표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하던 이재명 후보는 최종 득표율 49.42%를 기록하며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당선이 확실시되자 자택을 나선 이재명 당선인은 여의도 국회 앞을 찾았다. 계엄군에 맞서 촛불을 들고 민주주의를 지켜낸 시민들을 가장 먼저 만나겠다는 의지였다. 이 후보는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다시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는 없게 하겠다"라며 대통령으로서의 첫 번째 사명을 '내란 극복'이라고 강조했다.
 |
| 이재명 대통령 내외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선서를 마치고 나와 잔디광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5.06.04 photo@newspim.com |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체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후보를 제21대 대통령으로 확정하면서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 21분부터 정식 임기를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후 첫 공식행사로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국회를 찾아 취임선서를 가졌다. 6개월 전 체포조를 피해 담장을 넘어야 했던 바로 그곳을 대통령 신분으로 찾은 것이다.
2025.11.25 choipix1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