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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드라마 서초동을 통해 살펴본 '새 정부 노동정책'

기사입력 : 2025년07월26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7월26일 06:00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우람

서초동에서 일하는 어쏘 변호사(로펌 내에서 파트너가 아닌 변호사)의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 '서초동'이 화제다. 필자 역시 서초동에서 어쏘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기에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데, 현직 변호사가 대본을 쓴 만큼 공감 가는 장면들이 많다. 특히 반가운 장면은 필자가 교대역 인근에서 근무할 당시 자주 찾던 익숙한 식당, 카페, 거리 풍경이 화면에 나올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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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에서는 공공임대주택 보증금 대출 분쟁을 다루는 에피소드가 흥미로웠다. 주인공 안주형은 은행을, 강희지는 우연히 임차인을 상담하게 된다. 소송이 은행 측에 유리하게 전개되던 중, 임차인에게 유리한 최신 판례가 등장한다. 강희지는 임차인의 정식 대리인이 아님에도 '약자를 돕겠다'는 사명감으로 판례를 전달하고, 이를 토대로 임차인은 준비서면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하면서 안주형은 불리한 국면에 놓이게 된다.

이 사건을 두고 두 사람은 식사 자리에서 언쟁을 벌이는데, 강희지는 "공공임대주택은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제도인데, 그런 사람들을 쫓아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반면 안주형은 해당 판례로 인해 은행이 대출을 꺼리게 될 수 있음을 설명하며, 개별 사건의 한 측면만 보고 공익을 판단하는 것은 오히려 오만일 수 있다고 반박한다. 하나의 사건은 다양한 이해관계를 내포하고 있으므로 보다 종합적인 시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필자는 현재 노동그룹 소속 변호사로 다양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는데, 최근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이슈는 '새 정부 노동정책'이다. 특히 '노동조합법 개정'과 '정년 연장' 문제는 위 드라마 속 갈등 구조와 유사한 지점을 갖고 있다.

먼저, 노동조합법 개정안은 하청 근로자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원청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하려는 것으로, 그 취지에는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노동조합법은 원청의 사용자성을 전제로 설계되어 있지 않으며, 오랜 기간 이를 전제로 한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왔다. 이러한 구조를 급격히 전환할 경우 사회적 혼란이 불가피하다.

예컨대, 수십 개의 하청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는 원청 기업이 각 하청 소속 노조들과 개별적으로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교섭만으로도 업무가 마비될 수 있다. 또한 하청 근로자의 이해관계가 원청 근로자와 항상 일치하지 않기 때문에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될 위험도 있다.

다음으로, 정년 연장 역시 논란의 여지가 크다. 초고령 사회에서 고령 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한다는 측면에서는 필요성이 있으나, 문제는 임금체계다. 우리나라 다수 기업이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를 채택하고 있어, 생산성에 비해 과도한 인건비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2013년 정년 연장 당시에도 이를 고려해 임금피크제를 도입했지만, 추가적인 정년 연장이 논의될 경우 기업의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결과, 기업은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복지 축소나 신규 채용 감소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며, 이는 근로자 간 갈등, 세대 간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하나의 정책이 시행되면 사회 전반에 걸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의도하지 않은 갈등이 유발될 수 있다. 새 정부의 노동정책은 드라마 '서초동'의 강희지처럼 단편적 시각이 아니라, 안주형처럼 다양한 이해관계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시각에서 설계되고 실행되길 바란다. 그래야만 진정한 공익과 사회적 안정에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 외부 필진기고는 본사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법무법인 화우 파트너변호사 우람

· 2021-현재 법무법인(유한) 화우

· 2017-21 법무법인 동백

· 2017 종합법률사무소 공정

· 2017 제6회 변호사시험 합격

· 2017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 2014 중앙대학교 법학과

· 2007 제물포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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