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라이브
KYD 디데이
경제 경제일반

속보

더보기

'전국민 마음투자' 은둔·ADHD 청년 세상 밖으로…"7년 은둔생활 마쳐"

기사입력 : 2025년02월24일 06:00

최종수정 : 2025년02월24일 06:00

A 씨, 학업 스트레스에 7년간 은둔생활
"타인이 말 거는 상상만으로 공포 느껴"
"상담 후 운동·일·경험 등 다양한 시도"
'완벽주의' B 씨, 학창 시절 마음의 병 생겨
전국민 마음투자 신청…"지푸라기 잡고자"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아갈 용기 생겨"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상담 과정에서 나는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고 인내심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A 씨, 전국민 마음투자 이용자)

"반려동물과 산책하듯 세상 밖으로 나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용기가 생겼다고 당당하게 말을 할 수 있게 됐다."(B 씨, 전국민 마음투자 이용자)

2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민 마음투자를 이용한 은둔 청년들은 상담을 통해 자신이 어떤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세상 밖으로 한 걸음 나아갈 용기를 얻었다고 답했다. 

◆ A 씨, 학업 스트레스로 7년간 은둔생활…"해보지 못했던 것, 시도 하고 싶다"

A 씨는 10대 시절 스트레스로 가득한 삶을 지냈다. 부모님의 학력 콤플렉스로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해 아등바등 노력했다. 어떤 전공에 흥미가 있는지에 대해 고려하지 않고 최대한 좋은 대학을 선택해 진학했다. 대학에 진학만 하면 행복해질 줄 알았다.

그러나 끝이 아니었다. A 씨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대학 생활동안 성적 우수 장학금을 받고 조기 졸업까지했다. 그러나 자신을 살피지 않았던 나머지 방황의 시간이 찾아왔다.

Group murder concept. Woman killers. Blue background

A 씨는 기자와의 만남에서 "모든 의욕을 잃고 방에 숨어들었다"며 "세상으로부터 도망쳐 외부와의 접촉을 모두 끊었고 이불 속에 숨어서 어떻게 죽어야 가장 덜 고통스럽게 죽을 수 있을까 생각하는 것만이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며 은둔 청년으로 전락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A 씨가 은둔한 기간은 총 7년. 상담을 고민했지만, 가장 큰 진입 장벽은 비용이었다. 효과가 확실하지 않은 상황에서 부담스러운 비용을 감수하는 결정은 어려웠다. 그러던 중 우연히 전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리플릿을 봤다. '도움이 될까'하는 의구심이 가득했지만, 큰 비용을 지원받을 수 있어 상담 센터에 발을 들였다.

상담을 받은 A 씨는 무엇을 얻었을까. A 씨는 "태어나 이런 이야기를 그 누구에게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마음에 얹힌 응어리가 어느 정도 풀렸다"며 "전문적인 위로일 뿐이라 단순하게 생각했지만, 내 생각이 편협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했다.

A 씨는 "나는 기질적으로 불안이 높고 인내심이 떨어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요란하게 경보기가 울릴 때마다 나는 혼비백산해 도망치기에 바빴고, 불안에 에너지를 소모하다가 완전히 지쳐 결국 은둔해 버린 것"이라고 했다.

이어 A 씨는 "은둔한 이래로 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던 나는 처음으로 무언가 해보지 못했던 것을 시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불안이 밀려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도 배웠다"고 했다. 그는 "(상담가께서) 내가 습관적으로 만든 과대 포장한 불안이라며 스스로 보듬어 보라고 하셨다"며 "그 결과, 불안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 씨는 "지금은 은둔에서 벗어나 운동, 일, 경험 등 다양한 활동을 시도해 보고 있다"며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공포를 느꼈던 과거와 비교했을 때 많은 부분에서 나아진 것을 느낀다"고 밝게 웃었다. 

◆ '완벽주의'였던 청년 B 씨, 상담 통해 우울 극복…"세상 밖으로 나왔다"

아르바이트하며 살아가는 20대 B 씨는 학창 시절 무렵 마음의 병이 찾아왔다. 당시엔 스트레스와 사춘기라고 생각해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러나 20대가 넘어 증세가 심해져 하루를 온전히 보내는 것조차 힘들었다.

B 씨는 "대학 병원에서 교수님에게 치료도 받아보고 심리 상담도 받았고 심리치료 책도 도움이 될까 읽어봤지만, 여전히 마음은 힘들고 아팠다"며 "병원을 갈 때마다 지급해야 하는 비용과 매일 먹어야만 하는 많은 약도 부담이었다"고 했다.

그러던 중 B 씨는 우연히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공고문을 보게 됐다. 신청 자격에 해당하고 비용도 많이 지원돼 신청했다. 지원할 당시만 해도 기대감이 없었다. 그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B 씨는 "상담 와중에 성인 주의력 결핍 장애(ADHD) 판정을 받고 약도 바꿔 부작용으로 고생했다"며 "감정 조절이 잘되지 않아 포기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상담이 저만의 동굴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한 줄기 빛처럼 이끌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직원들의 정신건강 증진과 스트레스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사내 심리 상담실 '마음챙김센터 휴(休)' 운영을 확대 강화한다. [사진=포항제철소]2024.04.09 dedanhi@newspim.com

상담 회차를 거듭할수록 B 씨는 자신이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점을 깨달았다. 그는 완벽주의 성향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는 믿음이 강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핸드폰을 하거나 잠을 자는 방식을 취했다.

B 씨는 "의욕이 과다해질 때면 엄청난 계획들을 세우고 나서 그 계획들에 압도당해 실행하지 못하면 깊은 우울함에 빠지게 됐다"며 "그러면 의욕을 잃게 되는 악순환에 빠져 있었다"고 했다.

B 씨는 "제가 선택한 방법은 루틴을 사용하는 것"이라며 "아침마다 해야 할 일들을 정해놓고 매일 시간을 정해 그 시간에는 정해진 일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몇 주를 하다 보니 습관으로 잡혀 어렵지 않게 해야 할 일들을 미루지 않고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B 씨는 "8회차가 모두 마무리됐고, 거주하고 있는 시에서 지원하는 다른 제도를 통해 복잡하게 얽혀있는 신념과 가치관들을 찾아내 정리하는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며 "반려동물과 산책하듯 세상 밖으로 나와, 함께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용기가 생겼다고 당당하게 말을 할 수 있다"고 흐뭇해했다. 

B 씨는 "상담을 시작하지 않았더라면 현재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었을까"라고 반문하며 "시시각각 변하는 이 시대에 저처럼 시기를 놓치거나 또 비용의 걱정으로 마음의 병이 드는 것을 참고 있는 많은 사람이 조금 더 편해졌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sdk1991@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김영훈 고용부 장관 후보자는 누구?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김영훈 전 민주노총 위원장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로 임명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23일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발표했다. 김 후보자는 1968년 부산에서 태어나 마산중앙고, 동아대를 졸업해 성공회대 NGO대학원에서 정치정책학(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2025.06.23 sheep@newspim.com 김 후보자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민주노총 위원장으로 활동하다가 2017년 정의당에 입당,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동본부장을 맡았다. 2021년에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대통령의 노동부문 지지단체 '공정사회 구현을 위한 노동광장'에 공동대표로 참여한 바 있다. 지난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연합에서 비례대표 20번을 받았다. 현재 한국철도공사 기관사이자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강 비서실장은 "민주노총 위원장을 역임하며 노동의 목소리를 대변해 온 인물"이라며 "산업재해 축소, 노란봉투법 개정, 주4.5일제 등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강화하는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 정부 관계자는 김 후보자에 대해 "합리적이다"라며 "민주노총이 그간 (사회적 대화 등) 제도권 밖에 있었다. 이를 계기로 제도권으로 들어오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프로필 ▲1968년 부산 출생 ▲마산중앙고, 동아대, 성공회대 NGO대학원 정치정책학 석사 ▲정의당 노동본부장 ▲민주노총 위원장 ▲철도노조 위원장 ▲철도공사 기관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공익위원 sheep@newspim.com 2025-06-23 14:57
사진
안규백 64년 만에 문민 국방 후보자 [서울=뉴스핌] 김종원 국방안보전문기자 = 국군 최고통수권자인 이재명 대통령은 23일 초대 국방부 장관에 민간인 출신인 안규백(64) 더불어민주당 5선 중진 의원을 인선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이날 "안 후보자가 국회 국방위원회 간사와 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의 대부분을 국회 국방위에서 활동했다"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고 64년 만에 문민 국방장관으로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설명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 후보자. [사진=대통령실] 안 후보자는 집권 여당인 민주당에서 국방위원장을 비롯해 국방위원으로서 15년 간 의정활동을 했다. 그 누구보다 군과 국방안보를 잘 아는 인물로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도 꾸준히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으로 유력하게 거명됐었다. 특히 안 후보자는 국회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위위원장 중책까지 맡았다. 여야 의원들을 아우르며 적지 않은 성과를 냈다는 평가다.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 중앙선대위 총괄특보단장 핵심 보직을 맡았다. 계엄 사태 주역인 군의 정치적 중립성을 확립하면서 어수선한 군을 안정적으로 이끌면서 군 전반을 개혁할 최적임자로 꼽힌다. 합리적인 성품에 남의 말을 귀담아듣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인물이다. 다만 상식과 원칙을 중시하며 불법적이고 정의롭지 않은 일에는 불같이 화를 내는 성격이다. 아들 둘 모두 육군과 해병대에서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안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이재명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으로 취임하면 1961년 현석호 장관 이후 64년 만에 군인이 아닌 민간인 출신 국방장관이 된다.  한국 정치사의 격동기를 거쳐 군사독재정권 시절에 장군 출신들이 독식했던 국방장관을 정치 안정기에 들어 사실상 민간인 출신의 진정한 '문민 국방장관'이 나올 수 있을지 초미 관심사다. ▲전북 고창(64) ▲광주 서석고 ▲성균관대 철학과 학사·무역대학원 무역학 석사 수료 ▲18·19·20·21·22대 국회의원 ▲국회 국방위원회 위원장·간사 ▲국회 '내란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kjw8619@newspim.com 2025-06-23 14:13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