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무부가 공급 중단 명령...트럼프 '눈치 보기' 해석도
[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가 미국 정부의 명령에 따라 중국 기업에 인공지능(AI) 반도체 공급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국의 전방위적 제재를 받는 중국 화웨이가 TSMC 기술로 추정되는 7나노미터(㎚·10억분의1m) 제품을 내놓은 데 따른 조치라는 분석이다.
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과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 미국 정부가 TSMC에 인공지능(AI) 애플리케이션에 자주 사용되는 첨단 칩의 대중국 출하를 월요일(11일)부터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TSMC에 AI 가속기와 그래픽 처리 장치(GPU)에 사용되는 7나노미터 이하의 첨단 설계 칩을 중국 고객사에 수출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
중국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이지웨이닷컴(Ijiwei.com)에 따르면 TSMC는 8일 이미 중국 칩 설계 회사들에 7나노미터 이하 칩 공급을 11월 11일부터 중단할 것임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TSMC가 화웨이의 AI 프로세서에서 자사의 칩이 발견된 사실을 상무부에 통보한 지 몇 주 후에 나온 것으로, 당시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중국 화웨이의 첨단 AI 칩셋 '어센드 910B'를 분해한 결과 TSMC 프로세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 2022년 출시된 어센드 910B는 중국기업서 내놓은 최첨단 AI 칩셋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미 정부의 수출 통제를 위반하는 행위가 이뤄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통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의식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TSMC가 트럼프 재집권 시 신뢰할 수 없거나 비협조적 회사로 낙인 찍힐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TSMC에 가까운 한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트럼프를 의식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이익에 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보도에 미 상무부는 논평을 거부했고, TSMC 대변인은 "모든 관련 법률과 규정을 준수하는 회사"라며 역시 추가 논평을 거부했다.
컴퓨터 메인보드 위에 있는 TSMC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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