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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대북 전문가패널 연장 난항…강대국 힘겨루기에 볼모가 된 한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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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러시아가 임기 연장 반대"...제재 감시기능 위기
연장 결의안 표결 돌연 연기, 향후 일정도 미정
미중 경쟁 우크라 전쟁 등으로 북핵 협력 어려워
한미일 vs 북중러 고착화...유사 사례 빈발할 수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유엔의 대북제재 이행 감시 기구인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의 전문가 패널의 임기를 연장하는 문제를 놓고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충돌하고 있어 자칫 전문가 패널이 해체될 수도 있는 위기에 처했다. 전문가 패널의 활동이 중단되면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이행 여부를 감시하는 일에 커다란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

로이터통신과 NK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에 반대하고 있다. 중국도 이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러시아, 중국이 세계질서 패권을 놓고 대립하는 신냉전 분위기 속에 국제사회 진영화가 가속화되면서 한반도 문제가 볼모로 잡힌 모양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의 모습 [사진=외교부]

◆대북제재 이행 감시의 콘트롤 타워

안보리는 지난 22일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에 대한 표결을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당일 연기를 발표했다. 외신들은 이 문제에 대한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 간 이견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향후 표결 일정도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23일 유엔의 외교관을 인용해 "이사국 간의 추가 협의를 위해 미국의 요청으로 표결이 연기됐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다른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는 전문가 패널 임기 연장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가 패널은 2009년 북한의 2차 핵실험 이후 유엔안보리 대북결의 1874호에 따라 출범했다.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 등 5개 안보리 상임이사국과 한국·일본·싱가포르 등 8개국에서 파견한 전문가들로 구성돼 있다. 전문가 패널은 북한을 포함해 각국의 대북제재 위반 사례를 조사해 매년 2차례 보고서를 작성하고 이를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한다.

만약 전문가 패널이 해체되면 북한을 비롯한 각국의 제재 불이행 행위에 대한 세계 최고 권위의 감시 기구가 없어지는 셈이다. 유엔 대북제재 결의는 남아있지만 이를 준수하는지 여부를 감시할 수 있는 중요한 기능이 사라진다. 불법으로 핵무장한 북한은 핵보유에 따른 제재의 부담이 줄어든다. 이는 곧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는 것을 의미한다.

패널의 활동은 1년 기한이며 매년 새로운 결의를 통해 활동을 연장하는 구조다. 5개 상임이사국의 거부권 행사 없이 15개 이사국 중 9국이 찬성하면 결의가 통과된다. 지난 14년 동안 활동 연장을 위한 결의는 빠짐없이 통과됐지만, 올해에는 상황이 다르다.

외신들은 표결 강행시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이 될 것을 우려한 미국이 추가로 협상할 시간을 벌기 위해 표결을 연기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처럼 전례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사회가 분열되고 공고하게 진영화됨에 따라 유엔에서 의견 일치가 이뤄지지 어려운 구조로 변했기 때문이다.

◆강대국 패권 경쟁에 이용되는 북핵 문제

미국과 중국, 러시아는 국제비확산체제 유지 차원에서 북한 핵문제에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과거 북한의 불법 핵활동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제재를 결의할때 중국, 러시아도 동참했다. 적어도 '한반도 비핵화'는 미·중·러 모두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공동의 목표였다.

그러나 강대국간 패권 경쟁이 심화되면서 북핵 문제에 대한 전략적 고려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북한 문제가 상대를 견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것이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내세우면서도 미국에 대항하는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활용했고, 미국은 북한을 명분으로 아시아에서 군사적 존재감을 키워 중국을 견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사실상 대리 전쟁을 치르고 있는 미국과 러시아가 극한 대립 상태에 빠지면서 러시아는 북한을 활용해 미국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려 한다.

[아무르 로이터=뉴스핌] 최원진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9월 13일 오후 극동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시설 투어를 하고 있다. wonjc6@newspim.com

대북 전문가 패널에 대해서도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시각이 달라졌다. 중국은 2022년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갈등이 고조되자 전문가 패널을 신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패널의 활동이 미국의 정보에 의존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중국에게 불이익을 주려고 한다는 취지였다. 러시아도 이같은 입장에 동조했다.

지난해에도 미국과 중,러는 이 문제를 놓고 강하게 충돌했다. NK 뉴스는 지난해 5월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파견한 전문가의 역할에 반발해 전문가 패널 활동 연장이 이뤄지지 않을뻔 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갈등은 미국 측이 자국 전문가를 교체함으로써 봉합됐고 전문가 패널 임기도 연장됐다.

올해 상황은 더욱 어려워졌다. 미·중 경쟁이 격화된데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의 도움을 받기 위해 북한과 군사적으로 밀착하면서 미국과의 관계가 극도로 험악해졌다. 여기에 미국과 중, 러는 이스라엘-하마스 충돌 문제에서도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기 때문에 협력 공간은 더욱 좁아졌다. 실제로 전문가 패널 활동 연장에 대한 표결이 연기된 지난 22일에는 미국이 제안한 이스라엘-하마스 휴전 결의안 표결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과 중,러의 갈등이 심해지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립'이 고착화된 상황에서 올해 전문가 패널 임무 연장이 그 어느 때보다 쉽지 않을 것임은 이미 예상됐던 것이기도 하다. 아직 결의안에 대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패널 임무 연장 여부가 어떻게 결론내려질지 예단하기는 어렵다. 다른 사안과 연계해 미국과 러시아가 극적으로 타협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가 끝내 물러서지 않으면 한국은 북핵 문제에서 더욱 큰 부담을 안을 수 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외교소식통은 "북한 문제는 미국과 중,러의 대립구도 속에서도 협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몇 안되는 사안 중 하나였는데 북한 문제가 강대국 간 경쟁에 도구로 쓰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한국도 대립 구도에 적극 동참해 중,러와의 외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유연성을 사실상 포기한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유사한 일이 벌어져도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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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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