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국어와 수학 영역은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고 영어 영역은 무난한 수준에서 출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세 과목 모두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킬러문항(초고난도문항)은 배제했다는 평이다.

EBS 대표 국어, 수학, 영어 강사들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변별력을 확보하면서도 킬러문항은 배제했다"고 입을 모았다. 난이도 면에서는 올해 9월 모의평가와 유사하면서도 다소 어렵게 출제됐다고 봤다.

EBS 입시 전략 대표 강사인 윤윤구 한양사대부고 교사는 "올해 수능은 영역별로 전년도와 유사한 수준의 기조를 유지하도록 노력했고 유사한 형태로 나타났다고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전체 문항 연계율은 51.1%, 총 23문항이다. 체감 연계도를 높인다는 출제 방향에 따라 독서, 문학 등에서 수험생이 느낄 체감 연계도는 전반적으로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EBS 연계가 아니더라도 수능 지문 자체에서 개념들을 충분히 쉬운 용어로 설명했기 때문에 특별한 전문적 배경지식이 없더라도 전체 논지를 파악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설명했다.

EBS 수능 수학 대표 강사인 인천 하늘고 심주석 교사는 "이번 수능 수학 영역은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에서 변별력을 확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했다.

그는 "최상위권 변별력에 대해 9월에 이슈가 좀 많이 됐다"며 "(이번 수능에서 수학은)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쉬워졌고 9월 모의평가보다 (난이도) 무게감은 느껴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킬러문항 배제 조치 이후 이뤄진 9월 모의평가는 당시 수학 만점자만 2520명이 나오며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수학 만점자는 지난해 수능 934명, 올해 6월 모의평가에서 648명으로 두 시험에 비해 올해 9월 모의평가에서 월등히 많은 만점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심 교사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과도한 계산을 요구하거나 풀이의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문항 등,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했다"며 "예전 킬러문항들은 조건을 많이 주고, 풀이 과정도 상당히 길지만 이번에는 계산하는 양이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번 수능 수학에서 EBS와 연계율은 50%로 30문항 중 15문항이라고 설명했다.

EBS 대표 영어 강사인 김보라 삼각산고 교사는 "이번 수능 영어 영역은 2023학년도 수능에 비해 다소 어렵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하게 출제된 것으로 보인다"며 "킬러문항은 배제됐다"고 했다.

변별력 확보와 관련해 김 교사는 "추상도가 높은 소재를 배제하고 문제풀이 기술보다는 지문을 충실하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문항을 다수 배치했다"며 "해당 문항들이 공교육에서 흔히 접해온 친숙한 표현으로 공교육 범위 내 지식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항"이라고 밝혔다.

그는 영어 영역에서 변별력 확보를 위한 문항으로 24번(제목 추론), 33번(빈칸 추론), 34번(빈칸 추론), 37번(글의 순서), 39번(문장 삽입)을 꼽았다.

김 교사는 " 24번 문항은 지문 내 어휘가 공교육에서 흔히 접해온 친숙한 표현"이라며 "지문을 끝까지 읽어야 글의 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 요지를 파악하고도 그것을 함축하는 제목을 골라야 한다는 점을 통해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33번 문항은 '얼굴 사진을 보고 표현된 감정을 인지하는 실험'을 소재로 한 지문"이라며 "꼼꼼하게 지문을 읽고 선택지와 연결 짓는 종합적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문항으로 정확한 독해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키워드에만 의존해 지문 내용을 이해한 경우 오히려 오답을 고르기 쉽다는 점에서 변별력이 높은 문항"이라고 했다.

34번 문항과 37번 문항은 지문의 논리적 관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점, 39번 문항은 지문을 이해하고 유추까지 해야 하는 점에 따라 변별력이 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전체 문항 연계율은 53.3%로 총 24문항이 연계됐다"며 "비연계로 출제된 문항도 생소하거나 과도하게 관념적인 소재는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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