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코프, 폭스 회장 사임...장남에 승계
70년간 美, 영국, 호주 등에서 미디어 제국 건설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세계적 미디어 제국을 일구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온 루퍼트 머독(92)이 70년만에 언론사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1일(현지시간) 머독이 오는 11월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과 폭스 코퍼레이션의 회장에서 물러나 명예 회장을 맡게된다고 보도했다.
머독은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내 평생을 나는 매일 뉴스와 아이디어에 몰두해왔고, 이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다른 역할을 맡아야 할 시간"이라고 밝혔다.
루퍼트 머독 뉴스코프 회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자신이 물러난 뒤 장남인 라클런이 후계자가 된다고 밝혔다. 그는 라클런에 대해 회사를 미래로 이끌어갈 "열정적이고 원칙이 있는 리더"라고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머독의 이번 퇴임 발표는 최근 일련의 사건으로 회사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폭스 뉴스는 지난 2020년 미국 대선 조작 의혹 보도와 관련해 투표 기기 관리 회사인 도미니언 보팅 시스템즈로부터 명예훼손 소송을 당했고, 결국 지난 4월 7억8750만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 합의 금액 규모는 미국의 명예훼손 소송 사상 최대다.
폭스 뉴스는 이밖에 인기 앵커였던 터커 칼슨을 해고 하면서, 보수성향의 시청자들의 반발을 샀고 이로인한 시청률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었다고 WP는 전했다.
1931년 호주 멜버른의 부유한 가정에서 출생한 머독은 22세 때 부친의 사망으로 작은 지역 신문사를 물려받으며 본격적인 미디어 경영에 나섰다.
그는 이후 과감하고 집요한 인수·합병으로 호주는 물론, 이후 미국·영국 등에서 자신의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건설해갔다.
그는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타블로이드 신문 '뉴욕 포스트'를 사들인 데 이어 20세기 폭스사까지 인수하면서 세계적 미디어 재벌로 발돋움하기 시작했다.
뉴스코프는 현재 WSJ를 발행하는 다우존스와 미국의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 영국 더 타임스 등의 모회사다. 폭스 코퍼레이션은 영화 및 TV 미디어 분야를 사업 영역으로 두고 있다.
특히 그가 심혈을 기울여 성장시킨 폭스 뉴스는 미국의 대표적 보수성향의 뉴스 채널로 성장했다.
머독은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발판으로 미국과 영국, 호주 등의 현실 정치에도 깊숙히 관여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브스에 따르면 그의 추정 재산은 177억달러에 달한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