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홍우리 기자 =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했다.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진 가운데 단행된 두 달 만의 인하다.
인민은행은 21일 성명을 내고 1년물 LPR을 종전 3.55%에서 3.45%로 0.10%p인하한다고 밝혔다. 5년물 LPR은 종전과 같은 4.20%로 유지했다.
LPR은 18개 시중은행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 금리의 평균치로, 사실상 인민은행이 개입하며 기준금리로 작용한다. 1년 만기 LPR은 일반 대출금리, 5년 만기 LPR은 부동산 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된다.
1년물 LPR 인하는 지난 6월 이후 2개월 만이다. 인민은행은 당시 경기 회복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판단 하에 지난해 8월 이후 동결했던 1년물, 5년물 LPR을 각각 0.1%p씩 인하했고, 지난달에는 6월 인하 효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동결했다.
시장은 이달 LPR 인하를 점쳤었다. 인민은행이 지난 15일 정책금리인 1년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0.15%p 인하하면서 LPR 인하 전망을 키웠다. 블룸버그 조사에 참여한 다수 전문가들은 1년물과 5년물 LPR이 각각 0.15%p씩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인하 폭에 대해서는 실망스럽다는 지적도 나온다. 디플레이션(경제 둔화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진 가운데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 등의 도미노 채무불이행(디폴트) 리스크까지 불거진 상황이라 보다 적극적인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이코노미스트지 산하 리서치 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의 쉬톈첸 이코노미스트는 "현 상황에서는 0.5%p 이상의 금리 인하나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 지출, 기타 실질적인 조치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5년물 LPR이 동결된 것을 두고 중국 정부가 여전히 부동산 시장 부양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부동산 업체 존스 랑 라살의 브루스 팡 중화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당국이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지 않기를 바라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쉬톈첸은 "신뢰도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위기에 처한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들에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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