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 '친환경 초격차 기술', 메탄올·암모니아 등 선도
"표준 주도할 수 있는 수소·원자력 기술 집중돼야"
경쟁력 강화, 스마트 조선소도 관건 "인건비 줄여야"
[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국내 조선업이 슈퍼사이클(초호황)에 들어섰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국내 조선 빅3로 꼽히는 HD한국조선해양·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친환경 연료 초격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지난 13일 신조선가지수를 173으로 집계했다. 이는 조선업 호황 시기였던 2008년의 186.7과 근접했다. 신조선가지수는 1998년 전 세계 선박 건조 가격을 평균 100으로 설정하고 지수화한 것으로 숫자가 커질수록 선박의 가격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이 개발 중인 액화수소운반선 개념도 [사진= 한국조선해양] |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1월 162.5를 기록한 이후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최근 글로벌에서 탄소규제가 높아진 상황에서 조선소들이 향후 3년 일감을 확보해 선가 협상에서 조선소가 우위에 선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 빅3도 한화오션이 아직 흑자 전환을 이루진 못했지만, 삼성중공업은 2분기 연속 흑자 전환을 이뤘으며 HD한국조선해양도 2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조선업계의 실적 반등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 조선업체들의 상반기 누적 수주는 중국에 밀려 2위지만, 국내 업체들이 이미 수주를 많이 한 상태에서 고부가가치 선박을 위주로 선별 수주 전략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누적 수주보다는 한국업체가 주로 하는 고부가가치 선박 영역에서 중국이나 일본 업체가 어느 정도 잠식하느냐의 문제인데 현재까지는 한국 업체들이 압도적 우위"라고 말했다.
이같은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조선 3사들은 최근 글로벌 친환경 규제에 발맞는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우리는 환경 규제도 있고 대형 해운사들도 에너지원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암모니아와 메탄올 등 브릿지 기술부터 수소 등 친환경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 [사진=한화오션] |
한화오션 관계자는 "IMO가 2050년에 사실상 넷제로로 가기로 해 이때까지 선박을 수소로 움직일 수 있게 해야 하는 가장 큰 과제가 있다"라며 "그 전까지는 브릿지 연료로 메탄올과 암모니아를 개발하고 있고, 이제는 수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 솔루션을 통해 해운사의 까다로운 조건을 맞추려고 기술 개발 중"이라며 "지금 최고 호황기가 오더라도 기술 개발은 단시간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이전부터 해왔고 지금도 꾸준히 하고 있는 것이 친환경 기술과 스마트십"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각 조선사들은 LNG선박 이후 친환경 규제 강화에 따라 여러 에너지 기술과 탈탄소 기술에 투자하고 연구개발을 하고 있다. 이것이 조선업계의 화두"라며 "회사 내부 경쟁력 강화를 위해 4차혁명 기술을 생산현장에 접목시키는 경쟁력 강화도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 업체의 이같은 노력에도 이신형 서울대조선해양학과 교수는 초격차 기술 개발에 더 적극 투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메탄올이나 암모니아 등도 좋지만 수소나 원자력 등 우리나라가 표준을 만들고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야 한다"라며 "그런데 아직은 그 정도의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아쉽다"라고 충고했다.
이 교수는 "해운사도 기본적으로 최대한 버틴다는 자세인데 우리가 치고 나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게 될까 안타깝다"라며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만큼 이를 줄일 수 있는 스마트 야드로 가야 하는데 업체들은 안 그래도 도크가 차 있고 물량이 돌아가기 힘든데 언제 스마트 야드를 도입하느냐고 한다"고 비판했다.
dedanh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