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 1만2000마리 폐사…영암서 50대 열사병으로 숨져
[무안=뉴스핌] 조은정 기자 = 광주·전남지역에서 36도를 넘는 폭염으로 인해 온열환자 발생과 가축 폐사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3일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낮 최고 체감기온은 전남 담양 36.3도, 구례 36.1도, 광주 광산구 36도, 화순 35.8도, 영광곡성 35.5도, 해남함평 35.4도 등을 기록했다.
이처럼 살인적인 찜통더위가 지속되면서 폭염으로 2021년 광주에서 1명이 숨진 이후 올해 처음으로 지역 내 온열 사망자가 발생했다.
전날 오후 5시께 전남 영암군 삼호읍 대불산단 인근 길거리에서도 몽골 국적의 53세 남성이 의식 없이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보고 신고했다. 발견 당시 체온계가 측정할 수 있는 상한인 42도의 체온을 보인 이 남성은 결국 숨졌다.
온열질환자는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광주 31명, 전남에서 80명 발생했다.
[진도=뉴스핌] 조은정 기자 =광주와 전남 지역에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린 3일 오후 소노인터내셔널 쏠비치 진도에서 피서객들이 물놀이를 즐기고 있다. 2023.08.03 ej7648@newspim.com |
전남에서는 증상별로 열탈진이 43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열경련 15명, 열사병 12명, 열실신 9명, 기타 1명 등이었다. 성별로는 남성이 56명, 여성이 24명이었다.
광주에서는 특히 야외 작업장, 논밭, 길가 등 주로 실외에서 온열질환가 발생해 119 구급차를 통해 병원으로 옮겨졌다.
전남 담양에서는 같은 날 오전 9시 53분쯤 50대 남성이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열경련 증상으로 119에 신고했다. 강진에서는 70대 여성이 고열 증세를 보이는 등 7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전날 폐지를 수집하고 귀가한 67세 여성이 오후 3시 37분쯤 광주 동구 소태동 자택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사망 당시 체온은 41.5도로 측정돼 의료진은 온열 관련 사망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이 여성의 사인은 미상으로 질병관리청의 공식적인 온열질환 사망자로는 집계되지 않았다.
전남 지역의 축산농가 폭염피해는 지난 1일부터 이날 오후까지 35개 농가, 닭·오리·돼지 1만 2116마리로 조사됐다. 축종별로는 닭이 1만 1600마리로 가장 많았다. 오리 262마리와 돼지 254마리도 폭염에 폐사했다.
전남 무안에서 닭을 기르는 농장주는 10일 말복 등 닭 출하 성수기를 앞두고 폭염으로 닭 3000여마리가 폐사해 퇴비업체에 넘겨 처리했다.
폭염 대응 재난대책회의 [사진=광주시] 2023.08.01 ej7648@newspim.com |
폭염으로 인한 각종 사고도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15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아파트와 오피스텔에서 변압기 고장으로 정전이 발생했다가 1시간여 만에 복구됐다. 이날 정전으로 400세대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보되면서 광주시는 9월 30일까지 폭염 대책 기간으로 정하고, 25개 의료기관을 통한 온열질환 감시체계와 폭염구급대 등 응급 구급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무더위 쉼터는 1999곳, 경로당 1338곳, 복지관·보건소 등 661곳이 있다. 폭염 대책 기간에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하며, 부채·쿨스카프 등 냉방용품 지급, 냉방비·유지 보수비 등을 지원한다.
전남도도 독거노인, 노숙자 등 사회취약계층, 공사장 야외근로자, 고령 농업인 등 폭염 3대 취약 분야 집중 관리 및 점검을 강화했다.
온열질환 응급실 44개소 감시체계 구축하고 119폭염구급대 구급차 129대·구급대원 990명 운영 등 인명피해 최소화를 위한 신속한 이송 및 관리체계를 갖추고 총 471명이 비상근무 중에 있다.
ej7648@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