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우크라 전격 방문 후 110분 회담
"성공적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 추진키로"
"韓, 우크라 동반자 될 것…믿음직한 파트너"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전격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한국의 안보 지원, 인도 지원, 재건 지원을 포괄하는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 마린스키궁에서 110분 간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젤렌스키 대통령과 희망의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장인 그랜드프린스호텔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확대세션에 참석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5.21 photo@newspim.com |
지난 10일 리투아니아·폴란드 순방을 위해 출국한 윤 대통령은 일정을 마친 뒤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으로 우크라를 전격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수도 키이우 인근의 부차시 학살현장과 민간인 주거지역으로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시를 돌아본 뒤 전사자 추모의 벽을 찾아 헌화했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불법 침략으로 인해 무고하게 희생된 우크라 시민들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친 우크라의 젊은 젊은이들, 유가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저와 대한민국 정부대표단의 이번 방문이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있는 젤렌스키 대통령과 우크라이나 국민 여러분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기를 바란다"며 "지금부터 70여 년 전북한의 공산 전체주의 세력의 불법 침략을 받은 대한민국은 전쟁 발발 수개월 만에 국토의 90%를 빼앗기고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는 위기에 처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전쟁의 상처를 딛고 일어선 대한민국은 오늘날 전 세계에서 가장 자유롭고, 평화로우며, 부흥한 국가 중 하나로 성장하였다"며 "지금 우크라이나 상황은 70여 년 전의 대한민국을 떠올리게 한다"고 역설했다.
윤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대통령으로서 죽음을 겁낼 권리가 없다'고 말한 것을 언급하며 "'생즉사(生則死) 사즉생(死則生)'의 정신으로 우리가 강력히 연대해 함께 싸워나간다면 분명 우리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낼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의 안보 증진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협의했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공식(Peace Formula)'의 중요성에 공감하고, 성공적인 '평화공식 정상회의' 개최를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바르샤바 무명용사의 묘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3.07.14 photo@newspim.com |
윤 대통령은 "한국은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군수물자 지원도 지속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방탄복, 헬멧과 같은 군수물자를 지원한 데 이어, 올해도 더 큰 규모로 군수물자를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도 지원에 대해선 "지난 5월 젤렌스키 대통령님과의 정상회담 이후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뢰탐지기 등 안전장비와 인도적 지원 물품을 신속히 전달한 바 있다"며 "한국 정부는 지난해 약 1억불의 인도적 지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불의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재건 지원에 대해선 " 지난 5월 양국 간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기본협정이 가서명된 것을 환영하고, 한국 재정당국이 이미 배정해 둔 1억불의 사업기금을 활용하여 인프라 건설 등 양국 간 협력사업을 신속히 발굴하고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며 "또 우크라이나 내 온-오프라인 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한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키이우에 개소된 KOICA 사무소를 중심으로 전쟁으로 파괴된 교육기관 재건을 위한 협력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미래세대에 대한 지원 방안에 대해 "'윤석열-젤렌스키 장학금' 신설을 통해 현재 한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더 많은 학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학 프로그램을 확대해 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우크라이나의 자유와 평화, 번영을 가꾸는 동반자가 될 것"이라며 "나아가 우크라이나와 함께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함께 기여하는 믿음직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다짐했다.
끝으로 "그 희망찬 미래를 향해 저와 젤렌스키 대통령은 더욱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