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집행부 5명, 25일까지 출석 요구
건설노조 남대문서·민노총 중부서 수사
건설노조 집회 집시법·형법 위반…노숙은 불포함
경찰청장 "규제방안 강구, 불법행위 엄정 대응"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 경찰이 지난 16일부터 1박2일간 노숙을 하며 집회를 한 건설노조에 대해 엄정 수사를 예고했다. 건설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5명에 대해 출석을 통보했고, 불응 시 체포영장을 발부할 예정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건설노조 관련 긴급 브리핑'을 열고 "이번 불법집회에 대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수사하겠다"고 경고했다.
윤 청장은 "건설노조위원장 등 집행부 5명에 대해 오는 25일까지 출석하도록 요구했다"면서 "또 지난 2월 민주노총 결의대회와 5월 노동자 대회의 불법행위에 대해서도 병합해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상자들은 경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임해주기 바라며, 출석 불응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건설노조 사건은 서울경찰청 남대문경찰서에서 병합해 수사하고, 민주노총 사건은 중부경찰서에서 수사를 담당한다. 건설노조 집행부 2명과 민주노총 집행부 3명 등 총 5명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대상자들에게 오늘 출석 요구서를 발송했고 25일까지 출석해달라고 요청해 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윤희근 경찰청장이 2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열린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 중대본 브리핑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2.11.28 yooksa@newspim.com |
앞서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지난 16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총파업결의대회를 하는 과정에서 서울광장과 청계광장, 청계천, 덕수궁 돌담길 등을 점거했다. 일부 집회 참가자는 매트와 포장 비닐, 텐트 등을 깔고 노숙을 해 시민 불편을 초래했다. 노숙하며 술판을 벌이는 등 소음을 유발해 112에 80여 건의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
서울시는 이틀날인 지난 17일 건설노조에 서울광장 무단사용에 대한 변상금을 부과하고 형사고발 하기로 했다.
이번 건설노조의 집회 관련 죄명은 크게 두 가지다. 소음, 신고범위 일탈(주최자 준수사항 위반), 해산명령 불응 등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과 일반 교통방해 등의 ▲형법 위반이다.
각종 집회에 대한 강력한 단속도 예고했다. 윤 청장은 "야간문화제 등을 빙자한 불법 집회는 현장에서 해산 조치하겠다"며 "건설노조와 같은 불법집회 전력이 있는 단체의 유사 집회에 대해서는 금지 또는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집회 중 출·퇴근 시간대 도로 전 차로를 점거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과도한 소음 등으로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법적 제도적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열린 '양회동 열사 염원 실현, 윤석열 정권 퇴진' 민주노총 결의대회에서 윤석열 정부의 노조 탄압을 규탄하고 있다. 2023.05.17 mironj19@newspim.com |
특히 이번 건설노조 결의대회에서 논란이 된 집회 참가자 노숙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야간 집회시위 제한과 소음규정 강화 등 내용의 집시법 개정안이 신속하게 통과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필요시 혐오감을 유발하는 야간 길거리 집단 노숙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된 노조의 도심 야간 노숙과 추모 문화제 개최에 대해선 현행법으로는 위반 소지에 해당되지 않는다. 경찰청 관계자는 "현재 집시법으로는 법률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없어 법 개정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현재 수사 대상에 노숙과 문화제 개최 내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윤 청장은 "경찰은 극심한 시민 불편을 초래한 이번 건설노조의 집회에 대해 다시 한 번 강한 유감을 표한다"며 "향후 시민의 자유와 안전, 그리고 일상의 평온을 해치는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헌법과 법률에 따라 더욱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