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외출과 외박으로 자녀들 방치
애완견 사료와 배변 먹고 쓰러지기도
1·2심 징역 30년…"엄한 처벌 불가피"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생후 31개월 딸을 홀로 방치해 굶주려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친모와 계부가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제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A(23) 씨와 B(31) 씨의 상고심 선고기일에서 징역 30년과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9일 밝혔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2020.12.07 pangbin@newspim.com |
A씨는 딸 C양(당시 만2세)의 친부와 별거하다가 2020년 2월 B씨와 동거를 시작했다. 둘 사이에는 17개월 된 아들 D군이 있었으며 반려견 두 마리와 함께 울산에서 생활했다.
이들은 2021년 10월부터 자녀 양육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쌓인다는 이유로 잦은 외출과 외박을 시작했다. 2022년 1월 29일부터 2022년 3월 3일까지 총 38회에 걸쳐 자녀들을 집에 홀로 방치했으며 기본적인 식사와 물조차 제공하지 않아 극심한 영양실조 상태에 놓이게 했다.
B씨는 홀로 있던 C양이 굶주림에 먹을 것을 찾다가 애완견 사료와 배변을 먹고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하는 등 문제를 인식했음에도 방치했다. 2022년 3월 2일에는 집에 귀가해 C양이 음식물을 찾기 위해 집 안을 어지럽힌 것을 발견하고 손바닥으로 머리를 내리치는 등 폭행을 가하기도 했다.
결국 굶주림에 시달리던 C양은 다음 날 집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인은 영양실조와 뇌출혈이었다. 숨졌을 당시 몸무게는 약 8kg로 또래 평균 체중보다 5kg이나 적게 나갔다. D군 역시 극심한 영양실조를 앓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 등은 아동학대살해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반려견은 돌보면서도 굶주려 쓰러진 자녀를 방치했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1심과 2심은 이들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관련 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비록 많지 않은 금액이지만 매달 아동수당 35만원과 C양 친부로부터 양육비 40만원을 지급받았고 가끔 일을 통해 받는 돈이 있었음에도 본인들의 식비와 PC방 이용료, 담뱃값, 애완견 사료 구입 등에는 사용하면서도 피해자들에게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음식을 제공하지 않았다고"고 지적했다.
이어 "생후 31개월에 불과한 C양은 부모인 피고인들로부터 제대로 보살핌을 받지도 못한 채 굶주림으로 삶을 마감했는데 사망 직전까지 느꼈을 육체적, 정신적 고통과 공포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며 "범행에 사응하는 엄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또한 원심 판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 등이 없다고 보고 징역 30년을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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