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 검토
전기차주들 "요금 동결이 공약이었는데" 한탄
전문가들 "인상 아닌 정상화...여력 충분"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정부가 전기요금을 인상한 데 이어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전기차주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 대비 저렴한 유지비가 장점인데 충전요금 인상으로 이러한 장점이 사라진다는 주장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국내 전기차 충전요금이 여전히 저렴해 인상보다는 정상화의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전기차 충전소[사진=뉴스핌DB] |
18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6일부터 2분기 전기요금을 kWh당 8.0원 인상해 적용했다. 전기요금이 인상되면서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도 검토에 들어갔다. 환경부는 전기요금 인상분을 반영한 충전전력요금 산정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전기차 충전요금은 ▲급속충전기(50㎾) 324.4원/㎾h ▲초급속충전기(100㎾이상) 347.2원/㎾h이다. 지난해 9월 인상되면서 이전과 비교해 급속충전 시 총 2200원 가량 부담이 늘었다.
정부가 이번에 전기차 충전요금을 인상한다면 급속충전 기준 kWh당 400원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 충전요금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자 전기차를 타고 있는 차주들은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인터넷 전기차 커뮤니티의 이용자들은 "전기차 충전요금을 동결이 대통령 공약이었는데 인상한다니 답답하다", "역시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알아봐야 겠다"는 의견이 줄을 이었다.
반면 "전기차는 충전요금으로 타는 게 아니라 정숙하고 빨라서 타는 것이라 상관없다", "전기차는 각종 첨단 사양 때문에 타는 것"이라는 반론도 있었다.
국내에서 전기차를 판매하는 한 완성차업체의 관계자는 "아직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사는 이유는 저렴한 유지비 때문"이라며 "유지비인 전기차 충전요금이 인상된다면 전기차를 살 이유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여전히 국내 전기차 충전요금이 저렴한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때문에 충전요금 '인상'보다는 '정상화'라는 표현이 맞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휘발유 요금과 급속충전 요금을 비교할 때 전기차 유지비가 휘발유차의 45% 수준이며, 완속충전 시에는 30%대까지 떨어진다는 것이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한국은 전기차 충전요금 인상과 관련해 여전히 유연성이 크다. 이번에 충전요금이 인상되더라도 완속충전 시 가솔린 모델과 비교해 유지비는 35% 수준"이라며 "유럽은 이미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유지비가 비슷한 수준이다. 국내에서는 충전요금이 워낙 저렴해 여전히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택시 등 생계형 이용자에게는 보조금 등의 인센티브 지원이 필요하다. 다만 전기 1톤 트럭 같은 경우에는 디젤 모델에 대한 대체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기에 별도의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도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유지비 때문이 아닌 정숙함과 강력한 퍼포먼스 때문에 전기차를 구입하고 있다"며 "전기차 충전요금을 올린다고 해서 보급에 문제가 되거나 그러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과거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가격의 3배나 했지만 이제는 가격 차이가 1500만원 수준으로 줄었다"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가격 차이가 많이 줄어든 이 시점에서는 이제 전기차 충전요금을 정상화할 때"라고 말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