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주중한국대사관(대사 정재호)이 지난 4일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와 그 영문판인 글로벌타임스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냈고, 이 사실을 5일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환구시보가 8일 이를 적극 반박하는 사설을 게재하며 주중한국대사관을 비판했다.
사설은 "최근 주중한국대사관으로부터 정식 항의문건을 받았다"며 "이처럼 격한 감정과 경계를 넘는 언사들은 외교기구에서 나와서는 안된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난폭한 방식으로 타국매체의 보도를 간섭한 데 대해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고, 항의서한에 담긴 관점과 자사(환구시보)에 대한 비판 역시 동의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주중한국대사관이 항의서한을 한국매체에 공개했기에, 우리 역시 공개적으로 대답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는 중국매체로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관점을 표명해야 하며, 4월23일과 4월28일에 윤석열 대통령의 중국 관련 발언에 대한 사설을 개제했다"고 말했다. 사설은 "친미친일 굴욕외교라는 평가는 한국 국내에서 나왔으며, 한국내 전문가들 역시 우려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라면서 "중국의 핵심이익에 대해 한국측의 잘못된 발언들로 인해, 중국내 강한 반감과 경각심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중국에 대해 한국측이 과도하게 민감반응한다는 점을 고려해 최대한 말을 아꼈지만, 이치는 명확히 해야한다"라며 "한국은 복잡한 동북아정세에서 역할을 발휘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만 이 기대를 저벼렸고, 글로벌 허브국가라는 한국의 비전과도 동떨어져버렸다"고 평가했다.
사설은 "한국정부는 지역정세의 안정을 깨트리는 미국과 일본에 영합한데 이어, 대만문제에 대해 여러차례 잘못된 발언을 했으며, 이제는 중국의 매체까지 공격하고 있다"며 "한국외교가 워싱턴과 도쿄에서 국격을 잃은데 이어 동북아 정세 불안을 격발시키고 있으며, 그 결과는 한국이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설은 "한국의 언행들로 인해 한중 양국의 신뢰에 금이 갔으며, 한국측은 이에 대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설은 끝으로 "한국의 외교당국이 과연 국제정치의 현실을 이해하고 있는지, 중한관계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며 "상황을 복잡하게 하는 단순한 항의가 아니라 보다 설득력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주중한국대사관은 지난 5일 보도자료를 통해 환구시보에 항의서한을 보낸 사실을 공개했다. 항의서한은 "선정적이고 자극적이며 부적절한 어휘를 사용해 우리 정상은 물론 역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우리 정부의 외교정책을 매우 치우친 시각에서 객관적 근거도 없이 일방적으로 폄훼했다"고 적시했다. 또한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재발 방지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입에 담기 어려운 수준의 저급한 표현까지 동원해 우리 정상을 근거 없이 비난하는 일부 내용은 언론의 보도인지조차 의심케 할 정도"라며 "만약 한국 언론이 중국 지도자에 대해 같은 방식으로 비난하는 보도를 연일 게재할 경우 중국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역지사지의 입장에서 신중히 숙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환구시보가 8일 게재한 사설[사진=환구망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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