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권·무효 합산 시 이탈표 최대 '38표'
"장외집회 몰아쳤지만 단일대오 무색"
"이재명체제로 총선 승리? 불안감 반영"
친명, 대책논의 위해 비공개 회동 예정
[서울=뉴스핌] 박서영 홍석희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 표결이 부결로 끝이 났지만, 예상치 못한 찬반 접전이 펼쳐지면서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 할 걸로 보인다.
국회가 27일 본회의를 열고 이 대표의 체포동의안을 표결한 가운데 재석 297명 중 찬성 139명, 반대 138명, 기권 9명, 무효 11명으로 최종 부결시켰다. 찬성표가 반대표보다 많았지만, 어느 쪽도 재석의원 과반을 넘지 못해 체포동의안 자체는 부결됐다.
당초 민주당은 검찰 수사를 '야당탄압'으로 규정하며 압도적 부결을 예상해왔던 터라 예상보다 많이 나온 이탈표 발생에 당내 빨간불이 켜졌다는 분석이 잇따른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체포동의안에 대한 신상발언을 하고 있다. 2023.02.27 leehs@newspim.com |
◆ 비명계 "지도부 향한 강력 이의제기…총선 앞둔 우려도"
이날 체포동의안 개표 결과, 반대 138명을 전부 민주당 의원들로 가정하더라도 당내 최소 31명 이상의 이탈표가 발생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권과 무효표를 감안하면 최대 38표에 이른다는 주장도 이어진다.
무더기 이탈표 결과를 두고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지도부에 대한 경고"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비명으로 분류되는 서울 지역구 재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지도부를 대향한 강력한 이의제기 및 경고로 해석된다"며 "지도부가 단일대오라고 주장한 건 무색해졌다"고 꼬집었다.
그간 지도부가 '단일대오'를 강조하며 주도했던 장외집회 일정 등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그는 "어떻게 보면 이제까지 지도부가 의원들의 표심도 잘 몰랐고, 무조건 깃발 들고 '나를 따르라'고 한 것 아닌가. 장외집회부터 몰아치기 했지만 겉보기하고는 다른 판단들 깔려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사법리스크에 대한 불만 표출과 관련해 "일부 의원들은 표현해왔지만, 다른 사람들은 표현할 분위기가 아니었다. 표현은 안 해도 이렇게 판단하는 사람들이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많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도부가 책임지고 (표결 결과를) 해석한 후 결단해야 할 일"이라며 이 대표의 처신을 당부했다.
1년 앞으로 다가 온 '총선' 패배에 대한 우려가 원인이라고 본 시각도 있다.
당내 핵심 중진으로 꼽히는 서울 지역구 의원은 기자에게 "이 대표가 이런 문제로 총선까지 갈 수 있냐 하는 고민, 어떤 신호를 보내려고 했던 것 같다"며 "총선까지 이 대표 체제로 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좀 있지 않았을까"라고 귀띔했다.
계속해서 "아마 실제 이 대표를 구속시키려고 했다고 보진 않는다. 검찰이 (야당)탄압한다는 건 다 동의하는 바다. 하지만 이 대표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그냥 가려고 하는 것에 대해선 뭔가 신호를 보내야 되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당내 분위기를 설명했다.
또 다른 호남 지역구를 둔 초선 의원은 표결 직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애초에 당론은 없었다. 당론으로 정할 수 없는 일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무기명이 변수였다"고 짧은 해석을 남겼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신상발언을 마치고 자리로 향하며 동료 의원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3.02.27 leehs@newspim.com |
◆ 당혹감 감추는 친명…"야당탄압 중단하라"
반면,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은 당혹감을 감추고 한 목소리로 부결 결과에 집중했다.
김병기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다. 정적제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검폭정권의 폭거는 국무위원까지 모두 동원하였음에도 좌절됐다"고 적었다.
정청래 최고위원 또한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의 폭압적 수사와 무리한 체포안을 국회가 제동 건 것은 다행이고 당연한 일"이라며 "야당탄압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강성계로 분류되는 김용민 의원 또한 "이 대표가 대선을 이겼으면 자기가 가장 공이 크다고 하고 다녔을 사람들이 오늘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표결 결과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핵심 친명으로 분류되는 재선 의원은 기자에게 이날 분노를 표현키도 했다. 그는 "황당하다. 총선 앞두고 우리 당이 재정비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대책 논의를 위해 지도부가 비공개로 모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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