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급 간부 70% 이상…"기강 헤이하다"
洪 "해경, 본분 망각해…용납할 수 없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해양경찰청 직원들이 동료 3명이 순직하고, 서해피살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영결식과 역대급 태풍이 불어 닥친 '힌남노' 비상상황에서도 골프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홍문표 의원이 12일 해양경찰청으로부터 받은 '해양경찰교육원 골프장 이용현황'에 따르면, 지난 4월 타이완 해역에서의 에인선 조난과 관련해 구조 지원에 나섰다가 헬기가 추락해 해경 대원 3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해경 소속 공무원들이 골프를 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 [사진=홍문표 의원실 제공] 2022.09.30 taehun02@newspim.com |
해경 소속 공무원들은 추락사고 실종자 수색이 진행되던 지난 4월 9일,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10일 뿐만 아니라 영결식이 있었던 바로 다음날까지 총 26명의 직원들이 전라남도 여수시에 위치한 해경교육원 골프장을 방문했다.
특히 이 중 경위 이상 중간급 간부가 7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홍 의원은 "해경의 기강이 얼마나 헤이한지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해경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 이대준 씨의 영결식이 열린 지난 9월 22일에도 11명이 골프를 즐겼다.
특히 올여름 역대급 태풍으로 49년만에 최초로 포항제철소의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등 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태풍 '힌남노'를 대비해 4일간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21명의 해경 소속 공무원이 국민혈세로 지원되는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해양경찰교육원 자료에 의하면 해양경찰청 소속 공무원들은 평일·공휴일 상관없이 단돈 2만원에 골프장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 골프장 수요가 급증해 대중 골프장 평균 그린피가 주중 17만35000원, 주말 22만1100원으로 상승한 것에 비해 해경 소유의 골프장은 매우 저렴한 편이다.
홍문표 의원은 "동료가 순직하고, 역대급 태풍이 불어 큰 피해가 예상되는 비상상황에서도 본분을 망각한 채 해양경찰청 임직원들이 골프를 즐겼다는 사실은 절대로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지난 2014년 총 사업비 145억원 국민혈세로 건설된 해양경철청 교육원 골프장은 민간 골프장 대비 매우 저렴하게 운영되다 보니, 지난 5년간 운영비 32억원 매출액 15억원을 기록하며 심각한 적자난에 시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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