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망·고부가가치·디지털 전환·新무역규범 '선결과제'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개원 20주년 행사서 제시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급변하는 글로벌 무역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공급망(Network)과 고부가가치(Edge+), 디지털 전환(DX) 무역규범(Trade rules)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른 바 'NEXT 20' 플랜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13일 발표한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 변화와 대응 과제: NEXT 20'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코로나19 후 ▲공급망 위기 확산(Network) ▲수출의 질적 성장(Edge+) ▲디지털 전환(DX) ▲신(新) 무역규범(Trade rules) 등을 중심으로 글로벌 무역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글로벌 공급망의 핵심거점이 중국에서 대만·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등 제3국으로 재편되고 있으며, 미·중 패권경쟁은 글로벌 공급망에 불확실성과 탈(脫) 중국화를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등 주요국들이 유연하고 안정적인 공급망 네트워크를 확보하기 위해 정책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처럼 우리 역시 범정부적인 공급망 컨트롤타워 구축을 통해 유사시 대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수출이 양적성장에서 벗어나 질적 성장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수출의 부가가치 창출효과를 제고하고 제조업과 서비스의 융합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하이테크 업종에 가까울수록 수출의 부가가치 파급효과가 높은 점을 고려해 수출기업이 비교우위를 유지하거나 기술력을 끌어올릴 수 있도록 맞춤형 연구개발(R&D)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상품과 서비스 수출에 대한 균형있는 시각으로 서비스 수출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정책지원을 상품 수출 지원에 준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경제의 확산과 함께 빅데이터·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디지털 전환이 미래 수출경쟁력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국내 수출기업의 디지털 전환은 미진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수출기업 대상 실태조사 결과 디지털 전환이 진행되지 않거나 더디게 진행 중이라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 응답기업의 65%는 R&D 및 인프라 구축 비용과 전문 인력 확보에 애로를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의 디지털 전환 속도를 높이기 위해 정보통신(IT) 융합형 R&D 지원을 확대하고 디지털 전문성을 고려한 수출지원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안보와 환경·디지털·노동·인권을 앞세운 신통상규범도 우리의 무역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들이 양자·복수국 협정을 통해 자국의 이익을 강화하고 있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앞으로 시작될 여러 협상에서 초기 단계부터 논의에 참여해 우리의 실익에 부합하는 협상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지난해 우리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눈부신 성과를 이루어냈지만, 미·중 패권경쟁의 장기화로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이 여전히 녹록치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무역이 향후 20년에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민·관이 소통을 강화하고, 예기치 못한 공급망 위기에도 의연히 대처할 수 있도록 촘촘한 공급망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이날 개원 20주년을 맞아 '글로벌 통상환경 변화 및 대응'을 주제로 온라인 세미나를 열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