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1팀 직원 법정 증언
"사무실 내려와 의견 피력…수정 내용은 기억 안 나"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 사업협약서에서 민간 사업자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몰아주지 못하도록 하는 '초과이익 환수조항'이 7시간 만에 삭제된 경위와 관련해 정민용 변호사(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전략사업실장)가 사업협약서의 수정을 요청했다는 실무자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남욱·정민용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에 대한 12차 공판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을 받는 정민용 변호사가 1월 2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2.01.24 pangbin@newspim.com |
이날 재판에는 지난 2015년 대장동 개발사업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본부 개발사업1팀에서 파트장으로 근무했던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검찰은 이씨에게 2015년 5월 27일 오전 10시 경 개발사업1팀에서 사업협약서 수정안을 전략사업팀에 보냈다가 같은 날 오후 5시 30분 경 재수정안을 보낸 경위에 대해 물었다.
이씨는 "개발사업1팀에서 검토한 내용을 전략사업팀에 보내 의견을 달라고 했다"며 "보내고 나서 전략사업팀에서 정 변호사가 내려와 수정을 해달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수정안에 추가됐던 내용을 삭제하라는 지시였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저희 사무실에 방문해 의견을 피력하고 갔다"면서도 "삭제하라고 한 건 아니고 수정을 해서 다시 전달해달라고 했다"고 답했다.
이씨는 다만 정 변호사가 수정해달라고 한 내용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기억에 없다고 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사업 의혹으로 불구속기소된 정 변호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고 변론이 분리된 채 진행됐다.
검찰에 따르면 당초 사업협약서 수정안에는 '평당 분양가 1400만원을 상회해 발생하는 추가이익금은 출자지분율에 따라 별도 배당하기로 한다'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들어갔으나 재수정안에는 삭제됐다. 검찰은 정 변호사의 지시로 초과이익 환수 조항이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이씨는 정 변호사가 작성한 공모지침서를 검토한 뒤 민간 사업자의 초과이익 환수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던 성남도개공 직원이 질책을 받았다고도 진술했다.
그는 "(같은 팀 개발계획파트 차장) 주모 씨가 개발사업 1·2팀에서 검토한 내용을 취합해서 보고한다고 들었다"며 "다녀와서 얼굴빛이 좋지 않았고 '가서 많이 혼났다', '검토 내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고 했다.
검찰은 주씨가 구체적으로 유 전 본부장에게 질책을 받은 것인지 재차 물었으나 이씨는 "그건 알 수가 없다. 답변드리기 곤란하다"며 말을 아꼈다.
앞서 성남도개공 직원 박모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주씨가 (유 전 본부장에게) '총 맞았다'라는 표현을 썼다"며 주씨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질책 받은 사실을 법정 증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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