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측 "본경선 앞서 정책·토론회 준비"
'부정적 이미지 회복 위한 쿨타임' 분석도
[서울=뉴스핌] 이지율 기자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공개 일정을 최소화하며 잠행 모드를 이어가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은 26일 "당 경선 일정에 앞서 정책 수립 및 토론회 준비로 내실을 다지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대선 주자에 대한 검증의 기회가 줄어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 약속 비전 발표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1.08.25 kilroy023@newspim.com |
윤 전 총장은 지난 10일 휴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자택 대기를 마치고 공개 활동을 재개했지만 이날까지 17일 동안 총 6일의 공개 행보를 보였다.
지난 22일 언론중재법 반대 기자회견을 갖고 전날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주관한 비전 발표회에 참석하는 등 굵직한 현안과 행사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윤석열 캠프 측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은 정치 수업 중"이라며 "본경선이 시작되면 당내 후보들의 집중 견제가 예상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부족한 토론회 경험 등을 보완하기 위해 준비하고 또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경선이 시작되면 윤 전 총장의 개인 활동에 제약을 받는 것도 이같은 행보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은 그간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경준위가 마련한 토론회 참석 여부를 두고 갈등을 보여왔다. 캠프 측은 당 선거관리위원회가 아닌 경준위가 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월권'이라며 반발해왔기 때문에 선관위가 출범하면 당 일정에 스케줄을 맞출 수 밖에 없다.
캠프 측은 "국민의힘에 입당하고도 외연 확장의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윤 전 총장이 비공개 만남으로 캠프 인사 영입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윤 전 총장은 지난 18일 문재인 정부에서 첫 육군참모총장을 지낸 김용우 대장과 첫 공군참모총장이었던 이왕근 대장을 만나 직접 캠프 합류를 설득한 것으로 전해진다.
캠프 관계자는 "김용우, 이왕근 대장이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힌 건 맞다"며 두 사람의 캠프 합류 소식을 전했다. 그러면서 "어떤 역할을 할 지는 논의를 해야할 것 같다"며 "이 분들이 그 쪽(국방·안보)에 계시던 분들이니까 당연히 비슷한 무언가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입당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를 접견하는 자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08.02 leehs@newspim.com |
윤 전 총장은 이날도 더불어민주당 출신 오제세 전 의원과 이만희,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을 포함한 추가 인선을 발표하는 등 연일 캠프를 확장하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윤 전 총장이 기자들과의 접촉을 줄이며 공개 발언을 최대한 줄이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간 저출생 페미니즘, 후쿠시마 논란 등 각종 설화에 휩싸이며 지지율이 하락하는 흐름을 보였기 때문에 이를 반전시키기 위한 쿨타임을 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준비가 덜 된 모습으로 기자들 앞에 서다보니까 실언이 잦아지면서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다"며 "경선 시작 전까지 최대한 공개 노출을 줄이며 부정적 이미지를 희석시키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윤 전 총장이 잠행에 들어간 사이 지지율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윤 전 총장의 메시지 관리가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윈지코리아컨설팅이 아시아경제 의뢰로 지난 21~2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를 대상으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윤 전 총장은 27.7%로 직전 조사보다 3.4%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윤 전 총장의 지지율 상승세에 대해 "지금 현재 윤석열 후보 측은 아무런 행보를 하지 않고 있는데 그러면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앞으로 남은 시간 동안 계속 이렇게 침묵할 수 없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윤석열 캠프 측은 "경선이 시작되고 토론회 등의 일정을 통해 윤 전 총장에 대한 검증의 기회는 앞으로 차고 넘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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