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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M] 나의 중국 주식 가치투자는 왜 실패했나...'하이브리드 전략'이 뜬다

기사입력 : 2021년08월13일 17:16

최종수정 : 2021년08월13일 17:16

고집스러운 '가치투자' 보다 시장의 '트렌드' 읽어야
A주 투자 추세 변화 속도 갈수록 빨라져
가치투자+추세 추전 투트랙 전략 최적의 시기

[편집자] 이 기사는 8월 10일 오후 1시32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돈 벌기 힘들기로 이름난 중국 증시의 '무림(武林)'에서 최근 두 투자 '계파'간의 살벌한 대결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똑똑한' 한 주(株)를 장기 보유하는 전통적인 투자 계파인 가치 투자와 시장의 트렌드를 쫓아 단기간에 수익을 내는 신예 '펑거룬둥(風格輪動·투자 성향 전환)'이 수익률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양상인데요.

두 '계파' 간의 경쟁 속에 중국 증시에서도 쏠쏠한 수익을 내는 투자자는 분명 많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만년 적자 중국 주식에서 이익을 실현할 수 있을까요? 오늘 이야기 할 A주의 독특한 투자 문화와 자금의 트렌드를 설명하는 증시 '신조어'를 잘 이해하시면 중국 시장에서도 '성투'의 길이 넓어질 것입니다. 

이번 글은 구체적인 투자 비법 혹은 유망주 선별 요령을 소개하는 것이 아닌 '알다가도 모를' 중국 주식시장의 특징을 이해하고, 현지 투자 문화를 이해하는 데 초점이 있습니다. 문제의 답을 직접 얻기보다 문제를 푸는 요령을 배울 때 우리의 인생이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큰 것과 같은 이치라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 고집스러운 '가치 투자' 보다 시장의 '트렌드' 읽어야 

그러나 고량주 섹터의 대장주 귀주모태와 의약 바이오 부분의 대표 주 항서의약이 올해 2월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하락하는 양상은 '딥 밸류(Deep Value) 투자' 전략에 힘이 빠지고 있습니다.올해 춘제(중국 음력 설) 이후 현재까지의 상황을 보면 '펑거룬둥(투자 성향 전환)'의 승세가 짙습니다. 지난해 기관투자자들이 앞다퉈 매집에 나섰던 전통 우량주의 주가가 줄줄이 하락하면서 A주에선 '가치투자'의 '가치'가 점점 옅어지고 있습니다. 한때 현지의 스타 애널리스트나 주식투자 권위자에게 A주 투자의 비결을 물으면 식상하리만큼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전략이 가치 투자였는데 말입니다. 실제로 가치투자의 대표주 귀주모태는 지난해까지는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9일 증시에서 그간 전통 우량주가 다시 상승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네요. 밸류에이션의 본격적인 회복일지 일시적인 현상일지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전망과 분석은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입니다. 

어찌 됐든 중국 주식시장에서 오롯이 가치투자만을 추구하던 시대가 지나간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최근 중국 주식전문 블로거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구조적 장세'를 형성하는 '투자성향 이동(추세 변화)'을 파악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투자에 있어 자본 분산이 중요하 듯 투자 전략도 한 가지만 고집하지 말고 분산해야 한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가치 투자와 이와 대척점에 있는 '투자성향의 이동 전략'을 함께 이용하는 '하이브리드 투자 전략'이 부상하고 있습니다. 

 ◆ 中 주식뉴스 '단골 멘트' 구조적 장세란

구조적 장세라는 말은 중국 증시에서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개념입니다. 시장 전반이 강세를 보이는 호황장과 달리 전반적인 횡보장세 혹은 하락장세 속에서 일부 섹터만 상승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주가가 급등하는 섹터가 특정 섹터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섹터로 옮겨가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러한 현상을 중국어로는 '펑거룬둥(風格輪動)'이라고 합니다. 

'펑거(風格)'는 성향·스타일이라는 뜻이고 '룬둥(輪動)'은 돌아가면서 움직인다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시중의 대규모 자금이 투자 대상을 정하고 해당 섹터의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들여 주가가 급등, 차익을 실현하면 다음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과정에서 구조적 장세가 형성됩니다. 

만약 시중 자금의 투자 성향, 다시 말해 이동 경로를 따라갈 수 있다면 중국 증시에서 우수한 수익을 낼 수 있겠죠. '펑거룬둥'의 추적 방법은 아래에서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A주의 구조적 장세 속에서 시장 주류 자금의 이동 경로는 크게 고량주·의약품으로 대변되는 소비주에서 올해 춘제(중국의 음력 설) 이후 리튬배터리·반도체 등 과학기술 분야의 성장주로 옮겨갔습니다. 최근 중국 증권사들의 보고서를 보면 방산주가 새로운 투자 타깃으로 부상하는 분위기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6개월 넘게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대형 우량주에 9일 다시 투자금이 집중됐습니다. 이것이 장기화 된다면 가치 투자 전략의 추세화로 볼 수 있겠지만, 크게 보면 '펑거룬둥'의 연장선으로 이해할 수 있겠습니다. 

◆ 가치투자와 '펑거룬둥'은 공생관계 

'펑거룬둥(자금 이동을 통한 투자 성향의 이동)'은 가치투자와는 개념적으로 대척점에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가치투자와 '펑거룬둥'은 공생관계입니다. 

일부에서는 '펑거룬둥'을 투기 행위로 비난하기도 하지만 펑거룬둥이 없다면 가치 투자자는 수익을 낼 수 없고, 우수 종목을 지탱하는 가치 투자가 없다면 주식시장은 펑거룬둥만 난무하는 투기 시장이 되어버릴 것입니다. 

펑거룬둥은 시중의 거래 활성화와 유동성 확대의 기능도 가집니다. 만약 증시의 대다수 투자자들이 가치 투자를 근간으로 중장기 투자를 고집한다면 시장 내부의 거래빈도와 유동성은 급격히 하락할 것입니다. 시장의 활기가 떨어지고, 거래가 없다보니 주가가 오를 리도 없겠죠. 두 가지 투자 성향이 양립할 때만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입니다. 

올해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리튬 배터리 섹터는 가치 투자와 '펑거룬둥'의 환상적 콜라보가 만들어낸 '작품'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2019년 하반기만 해도 중국 정부의 보조금 단계적 축소 방침으로 리튬 업계는 극심한 불황을 겪었습니다. 주식시장에서도 '찬밥' 신세였죠. 이런 추세가 2021년 초까지 지속됐습니다. 그러나 리튬 배터리 산업의 장기적 가치를 신뢰하는 가치투자자들은 리튬 섹터에 대한 투자를 유지했습니다.

이후 리튬 업계가 다시 활기를 찾고 주식시장에서도 리튬 테마주가 강세를 형성했습니다. 가치 투자형 자금이 기반을 다졌기 때문에 가능한 상황으로, 치고  빠지는 '펑거룬둥' 형 자금만 있었다면 올해의 리튬 초강세는 형성되기 힘들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보편적 견해입니다. 

가치 투자는 △섹터 보다는 개별 기업의 선정에 역점을 두고 △ 기업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안전마진(주가가 주식의 내재가치보다 낮은 것)이 높은 종목을 ▷ 장기 보유하는 전략적 특징이 있습니다. 

가치 투자를 추구하는 투자자에게도 특징이 있습니다. 다른 투자자의 전략과 투자 행태에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자신이 선택한 기업의 우수성에 집중합니다. 시장과 지수 등 거시적 지표도 상대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현재의 경기보다는 미래의 장기적 수익을 더욱 중요시합니다. 

가치 투자는 이론적으로는 매우 이상적인 투자 전략입니다. 그러나 시장에서 실제 운용에 있어서는 이상과 현실의 괴리가 발생합니다. 

저평가된 우수한 종목을 사려면 파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소자본으로 운용하는 개인 투자자는 이런 문제에 봉착하지 않지만 대규모 자금을 운용하는 기관의 경우는 다릅니다. 

100억 위안의 자금을 운용하는 펀드가 있다고 칩시다. 1%의 자금으로 종목을 변경하려고 해도 1억 위안(약 176억 7000만원)이 거래됩니다. 기관투자자가 1억 위안의 대규모 자금을 가지고 자신이 원하는 가격에 희망하는 주식을 팔 상대를 찾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이러한 시장의 특성에서 나온 투자 전략이 '펑거룬둥'입니다. 유망하다고 여겨지는 섹터의 종목을 기관들이 집중 매수하면서 주가가 상승하면 시중의 자금이 자연스럽게 몰려드는 것입니다.

지난해 소비주를 중심으로 자주 거론됐던 '바오퇀구(抱團股)' 역시 '펑거룬둥' 과정에서 형성된 구조적 장세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끌어안는다'라는 뜻의 '바오(抱)'와 단체를 뜻하는 '퇀(團)'이 만나 기관이 매집하는 종목이라는 증시의 유행어입니다. 

'펑거(성향)'은 이제 중국 증시 투자자의 '공통 선호대상', 유행어 혹은 인기 검색어와도 같은 존재가 됐습니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시장의 '펑거'가 어디를 향할지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 가치 투자는 '아래'를 '펑거룬둥'은 위를 본다 

'펑거룬둥'과 가치 투자는 '매수 시점'에 대한 판단에서도 차이가 있습니다. 중국의 한 주식투자 전문 블로거는 가치투자는 아래를 본다면 펑거룬둥은 위를 본다고 표현했는데요. 가치투자는 안전마진이 높은 저평가된 주식을 투자하는 것으로 주가가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하죠.

반면 '펑거룬둥' 전략에서는 앞으로 얼마다 더 오를지가 관건입니다. 이 때문에 추가 상승 여지가 이 전략의 핵심으로 밸류에이션 자체는 우선적인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더라도 주가의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의 '펑거(성향)'가 형성되면 기관투자자들이 매집하면서 '바오퇀구'가 탄생하게 되는 것이죠. 

'펑거룬둥' 속에서 최근에는 '싸이다오구(賽道股)'라는 말도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싸이다오(賽道)'란 운동 경기에서의 레인(lane)을 의미합니다. '구(股)'는 주식이라는 말이고요.  즉, 주식시장에서 '레인'위에 놓은 주식이라는 뜻으로 자금이 집중되고 있는 섹터에 속한 주식을 가리킵니다. '싸이다오구'는 당연히 주가가 오르고 '펑거룬둥'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 '싸이다오구'의 구성 종목도 변하게 됩니다. 

◆ '펑거(추세 변화)' 따라잡기와 '가치투자' 투트랙  

그럼 개념 정리는 여기까지 마치고 본격적으로 '펑거룬둥'의 이동 경로를 분석하고, 투자자들의 대응 방법을 모색해 보겠습니다. 

'펑거(투자 성향)'의 변화는 크게 △ 시총의 규모 △ 성장주와 가치주 △ 인베스트먼트 클락(Investment Clock)에 따라 이뤄집니다. 

이 세 종류의 성향은 모두 거시경제 환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중국 증시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상승시기 중소형 성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실제로 2015년 이전까지는 중소형주로 구성된 CSI(中證)1000지수가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CSI(滬深)300의 상승률 보다 높습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2015년 이후에는 반대로 CSI100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 밖에 주력자금으로 불리는 시중의 대형 자금의 흐름, 특정 산업의 경기 호황 등도 투자 성향의 전환을 유도하는 요인입니다. 

'펑거룬둥'은 빠르게 진행됩니다. 이 흐름을 타기 위해선 적정한 매수 시점을 잡아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중국 현지 주식시장의 뉴스를 면밀히 파악하고 A주 특성을 제대로 연구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라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펑거룬둥'은 통상 '바오퇀(抱團·기관 투자자 매집)'-'바오퇀' 해산-새로운 '바오퇀' 형성의 궤적을 그립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펑거룬둥을 주도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러한 각도에서 보면 중국 펀드사의 주요 상품 구성 및 투자 성과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도 필요해 보입니다.

일례로 올해 상반기 대형 우량주와 소비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던 펀드사들은 수익률이 크게 악화됐었죠. 중국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6·7월들어 펀드사들은 날마다 대책 회의를 열정도로 분위기가 심각했다고 합니다. 회사 대표들은 펀드매니저들에게 투자 종목을 변경할 것을 은연중에 압박했고 그 결과 7월 A주에서 빈번한 '펑거룬둥'이 발생했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7월 A주의 추세 변화의 특징은 보험·가전·소비 등 대형주가 역대 저점을 찍을 정도로 하락했고, 친환경 에너지·태양광·반도체 등 신산업의 강세가 더욱 굳어졌습니다. 창업판지수는 한때 상하이종합지수를 추월하기도 했었죠.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 대형 우량주가 반등의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현지 전문가들은 이처럼 '펑거룬둥'과 가치 투자의 성향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기가 '하이브리드 전략'의 최적기라고 조언합니다. 가치 투자와 '펑거룬둥' 전략을 반반씩 섞는 것이지요. 

'핵심자산(A주에서 시총 규모가 크고 사업성이 우수한 대형주)'만 고집하는 가치 투자만으로는 주식투자의 재미를 느끼기 힘들고, '펑거룬둥'만 추구하기엔 리스크가 크기 때문입니다. 

아직까지 중국 증시가 뚜렷한 상승세를 연출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A주의 활황이 현재진행형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다른 각도에서 보면 중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저조했던 향후 반등할 잠재 가능성도 더 큰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 중국과 홍콩 증시를 지배하는 정부 정책 추이를 면밀히 관찰해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에 이익 될 수 있는 섹터를 중심으로 중장기 투자를 진행할 우량주를 선별하고, 빠르게 전환되는 시장 분위기를 쫓기 위해선 많은 공부가 연구가 필요해 보입니다. 

js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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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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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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