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전환사태 알선 혐의는 무죄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1조6000억원대 손실을 낸 라임자산운용(라임) 환매 중단 사태 핵심 인물로 꼽히는 김정수(54) 전 리드 회장이 1심에서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오상용 부장판사)는 18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회장에게 징역 6년, 추징금 25억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리드에 대한 자금 유치 대가 등으로 금융기관 임직원 및 제3자에게 금품을 공유했고, 박한규 전 리드 부회장 등과 공모해 리드 자금 중 17억9000만원을 횡령했다"며 "동양네트웍스 등 금융기관 자금 유치 대가로 25억원의 금품을 수수받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는 금융기관의 공정한 업무 수행을 저해하고 금융 시스템의 오작동을 야기시켜 건전한 금융거래 질서를 해함으로서 다수의 피해자를 양성시킬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은 별다른 노력 없이 말 몇 마디 대가로 25억원을 지급받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비상식적 범행이 가능했던 것은 향욕에 눈이 멀어 회사의 건전성, 지속성에는 안중에 없는 속칭 '기업 사냥꾼'들과 수익률 등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며 선량한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위탁 받은 사람으로서 청렴성, 공정성을 외면한 금융기관 임직원 사이에서 피고인을 이용해 자신의 이익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그러면서 "법정에 이르러서도 박 전 부회장으로부터 무상 투자를 대여받은 것이라는 진술만 일관하는 등 본인 책임을 피하는 것에만 급급했다"며 "피고인에 대한 책임을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김 전 회장의 횡령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라임 전환사채 알선 수재 대가로 190억원 횡령에 가담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수의복을 입고 피고인석에 앉은 김 전 회장은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응시했다. 양형 도중에는 한숨을 쉬기도 했다.
김 전 회장 측 변호인은 선고 이후 취재진에 "1심 판결이 끝난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항소 여부에 대해선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으로부터 투자를 받기 위해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에게 14억원, 임모 신한금융투자 전 본부장과 심모 전 팀장에게 각각 1억6000만원과 74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박 전 부회장 등과 공모해 리드 자금 17억9000만원을 횡령하고 라임의 자금이 투자된 코스닥 상장업체들에 금융기관 자금이 유치되도록 이 전 부회장에게 알선해 그 대가로 25억원의 수수료를 챙긴 혐의도 있다.
김 전 회장과 함께 기소된 박 전 부회장은 이 전 부회장에게 금품과 명품 시계, 외제차 리스 등 총 14억원 상당의 금품을 건넨 혐의로 기소, 지난 13일 항소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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