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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인터뷰] '당권 도전' 김은혜 "패기·안정감 겸비한 유일한 후보...변화 이끌 것"

기사입력 : 2021년05월27일 11:46

최종수정 : 2021년05월27일 11:46

"차기 당 대표, 초선만이 정답 아냐…비전과 능력 필요"
"환경·노동·인권 전진 정책 펼쳐야…수권정당 모습 보여드릴 것"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내달 11일로 확정된 가운데 초선인 김은혜 의원이 과감한 도전장을 던졌다.

김 의원은 자신을 패기와 안정감을 겸비한 유일한 후보라고 주장했다. MBC 기자를 거쳐 뉴스 앵커, 청와대 대변인, 기업 임원으로서 활동한 경험이 통합의 리더십을 위한 훈련 과정이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가진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당 대표로 초선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 중진은 오답이라는 도식에도 찬성하지 않는다"며 "결국 차기 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건 비전과 능력"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출될 국민의힘 당 대표는 내년 대선 승리를 통한 '정권교체'라는 막중한 임무가 부여된다. 그는 대선 승리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변화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당 외부에 인사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환골탈태 프로그램'을 이야기 한다"며 "그동안 당에서 들여다 보지 못했던 환경, 노동, 인권 등에 전진 정책을 펼쳐서 국민들에게 더 나은 대안정당이자 수권정당으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민들이 다시 쳐다보고 싶어 하는 정당을 만들면 외부에 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든, 최재형 감사원장이든 우리 당에 들어오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겠나"라며 "외부 주자들이 국민의힘에 들어오면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선 흥행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은혜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5.27 kilroy023@newspim.com

다음은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당대표 경선에 나섰다. 이번 당대표의 경우 내년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된다.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 저는 늘 일관된 입장이다. 초선만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진은 오답이라는 도식에도 찬성하지 않는다. 결국 당 대표에게 요구되는 건 비전과 능력이라고 본다. 초선의 패기, 신진의 열정도 당의 활력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다. 다만 앞으로 대선 주자를 합류시켜야 하고, 협치를 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해내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 훈련된 사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런 면에서 저는 기자로서, 뉴스 앵커로서, 청와대 대변인으로서, 기업 임원으로 훈련을 해왔다. 특히 요동치는 대선 정국을 조율하는 데 있어서 오히려 패기와 안정감을 겸비한 유일한 후보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청와대 대변인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한 결정을 위해 24시간 숙고해 야 하는 자리다. 선택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한다는 건 늘 고통 어린 것들이다. 기업에 있을 때도 동고동락하는 조직, 함께 가는 사람들과의 윈윈(win-win) 전략으로 솔루션을 도출하는 건 책임감과 안정감, 추진력을 필요로 한다. 지금 정권교체의 갈림길에서, 대선 승리가 절실한 이 상황에서 필요한 건 당의 변화다.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의지, 그 의지를 이루기 위한 안정감을 뒷받침 해왔던 훈련들이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국민의힘 후보군들보다 외부 후보들의 지지율이 높은 것이 사실이다. 윤석열 전 총장,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최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최재형 감사원장까지 거론된다.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장한 바 있는데 당대표가 되면 이들을 끌어들여야 하는데, 전략은 어떻게 되는가.

▲ 지금까지 당내 주자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못 받았던 이유가 역량 부족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에 분노하고 있지만, 국민의힘에 선뜻 지지를 보내지 못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 그분들은 우리가 언제든 과거로 회귀할 것이고, 집권을 한다고 해도 옛날로 돌아가는 거 아닌가라고 걱정을 하신다. 이런 인식들이 당내 대권주자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내 주자들은 그동안 역량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프리마케팅을 하겠다는 것이다. 요즘 인문학 프로그램들이 적지 않지 않나. 그분들이 자신의 비전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만들어드리고 싶다.

저는 당 외부에 있는 인사들이 들어오기 위한 프로그램을 '환골탈태 프로그램'이라고 부른다. 그동안 당에서 들여다보지 못했던 환경, 노동, 인권 등에 대해 동진도, 서진도 아닌 전진 정책을 펴서 국민들에게 더 나은 대안정당, 수권정당의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국민들이 다시 쳐다보고 싶어 하는 정당을 만들면 외부 주자들도 국민의힘에 들어오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겠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그 누구든 대선출마 결심을 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건, 또 나라의 문명이 걸린 건곤일척의 승부를 하지 않겠나. 외부 주자들이 국민의힘에 들어왔을 때 시너지가 난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대선 흥행은 당연히 따라올 것이다.

제가 주장한 오픈프라이머리에서 공간을 제공하고, 그 안에서 역동성과 의외성을 일으키면 축제가 될 것이다. 제가 카니발을 타듯 축제란 온 국민이 함께할 수 있는 장이다. 당이 어려울수록 당을 오픈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에게 나아가자, 개방하자, 두려워하지 말자고 얘기하고 싶다. 두려움이란 혹시나 역선택을 하지 않을까라는 것인데, 전문가들과 상의한 결과 미국, 유럽 등에서도 믿을만한 데이터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안심하고 오픈프라이머리 공약을 냈다.

-당내 초선, 중진 의원들 의견이 대선 경선 레이스가 당내 주자들로만 치러지면 안 된다는 입장이다. 차기 지도부가 외부 주자들을 만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이런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

▲ 일에는 순서와 절차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기는 게 중요하지, 조급해선 안 된다. 대선 경선 레이스가 본선과 같은 긴장감과 치열함이 생기려면 우리가 두 배는 더 준비해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 대선주자들이 몸을 풀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야구에서 불펜투수가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올라가야 역투를 할 수 있지 않나. 국민의힘이 먼저 준비가 돼야 외부 주자들이 왔을 때 무협지에서 말하는 '일합(一合)'이 가능할 것이다.

윤 전 총장도 곧 몸을 풀고 등판하지 않겠나. 그런데 굳이 하루 이틀을 당겨서 억지로 데려오는 것은 오히려 제1야당 자체를 왜소하게 만드는 조급증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것은 때가 있고 순리가 있다. 중요한 건 그분들이 언제 올수 있느냐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윈윈해서 단일 후보를 만들고, 국민들이 보시기에 강철대오처럼 단단하고 무장된 사람을 도출해내느냐다. 중요한 건 준비된 우리의 모습이지 더 하루라도 더 빨리 데려오겠다고 나서는 게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조급함을 보이면 윤 전 총장이 저런 당에 들어가도 되나라고 생각하며 주춤하지 않겠나.

-시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겠나.

▲ 신속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스스로 단련하고 업그레이드 된 매력적인 정당으로 혁신하는 것 또한 절대 늦춰서는 안 될 과제다. 또 누가 당 대표로 선출되는지 윤 전 총장이 보지 않겠나. 본인이 들어가도 될 만한 장일지, 불쏘시게 역할만 할지에 대한 우려가 있을 것이다. 내년 대선의 시대정신이 공정이라고 한다면, 공정과 정의, 사익 보다 공익을 앞세우는 공화, 자유와 민주를 갈망하고 그동안 지켜왔던 정당 모토에 걸맞은 당대표가 선출돼야 외부 주자들이 관심 있게 들여다 볼 것이다.

-국민의힘 당헌·당규 상 대선주자를 11월 9일 이전까지 선출해야 한다. 일각에선 굳이 날짜를 정해놓고 급하게 뽑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는데, 어떤 의견을 갖고 있나.

▲ 정치라는 건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예상하는 6개월 뒤 미래와 시간이 흐른 뒤의 미래는 완전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당내 의견만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당원들에게 의견을 물어보고 함께 결정해야 한다. 시기의 유불리를 따지는 건 아직 이르다고 본다. 당 대표 선출과정과 외부 대선주자의 합류 과정을 보면서 판단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은혜 의원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1.05.27 kilroy023@newspim.com

-총선 참패 속에서도 수도권에서 당선됐고,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대변인을 맡아 1년을 보냈다. 1년 동안 국민의힘은 달라졌는가. 또 국민들도 그렇게 느끼고 있다고 보는가.

▲ 낯선 것에 대한 도전이었다. 사실 전국정당을 표방하면서 호남에 제대로 총선 후보자를 내지 못했고, 수권정당을 표방하면서 국민들이 아파하는 여러 분야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대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그동안 보수정당이라고 하면 국민이 기댈 수 있고, 의지할 수 있는 정당이자 책임과 헌신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됐다.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는 낙인이 찍혔고, 모욕을 당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의 약자와의 동행으로 우리가 제대로 살피지 못했던 호남, 노동, 인권 등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 다시 새롭게 길을 제시했다고 평가하고 싶다. 더 나아가 지금은 국민들 앞에서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미래정당, 국민들이 원했던 법치와 우리가 원했던 자유를 회복할 수 있는 정권교체에 있어서 유일한 정당이 국민의힘이라는 것을 제시해야 한다. 이런 것들이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분명히 나타나야 한다. 국민들께서 끝내 제거하지 못한 의구심을 지워야 한다.

지난 재보궐선거 직후 혁신 동력을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저는 재보선에서 국민들이 지지를 외상으로 빌려주셨다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혁신 동력을 살리지 못했고, 통합이라는 난데없는 화두가 던져져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 사실 이번 전당대회가 통합 전당대회로 치러질 줄 알았다. 그러나 논의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됐다. 우리가 재보선에서 승리했지만, 전국단위 선거에서 5연패를 당한 심정으로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 국민들에게 인정을 받았어야 했다. 그러나 혁신에 대한 지지부진함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변화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보여줄 수 있는 게 당 대표의 얼굴 교체다. 혁명적인 리더십이 나와야 한다. 제가 송영길 민주당 대표 옆에 서있다고 생각해보자. 1면 조간에 국민의힘이 파격적인 선택을 했다고 하지 않겠나. 얼마나 절박하면 40대, 여성, 초선이라는 당대표 필요충분조건도 없는 사람을 선택했을 까라고 생각하지 않겠나. 우리의 절박한 바람을 국민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의지가 투영됐으면 좋겠다.

-아직 국민들이 보시기에 의구심이 지워지지 않았다.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그 의구심을 해소할 수 있다고 봐도 되는가.

▲ 그렇다.

-김은혜 의원을 포함해 김웅 의원, 이준석 전 최고위원 등이 신진세력으로 분류된다. 국민들이 신진세력에게 왜 이렇게 지지를 보낸다고 생각하나. 또 본선에 갔을 땐 어떻게 힘을 합칠 생각인가.

▲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의 민심이 투영됐다고 본다. 그리고 이 민심이 잠깐의 미풍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대선 정국까지 갈 것이다. 저의 메시지가 당락과 관계없이 던져지고 맴돈다면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새로운 가능성에 대해 응원을 보내주신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이런 것들이 대선 승리로 이어지는 화두가 돼야 한다. 전 제 자신을 언더독이라고 생각한다. 제 가장 큰 라이벌은 부족한 시간이다. 그렇기 때문에 컷오프도 끝나지 않았는데 단일화를 얘기하는 건 국민들과 당원들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세로 뭉쳐서 세 대결을 하는 건 낡은 정치 문법이다. 그런 정치공학적 접근에 의지하고 싶지 않다. 전 계보가 없고 계파가 없다. 어느 우산 아래 있는 것이 편하다는 건 알지만, 굳이 편안함에 기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최근 나경원 전 의원은 계파를 문제로 삼고, 주호영 의원은 여론조사 음모론을 제기한 바 있다. 국민들이 불편해 할 수 있는 요소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이런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 그분들께서 경륜과 경험을 강조하지 않았나. 그 경륜과 경험을 갖고 있는 어른으로서 막내 동생과 같은 사람들을 잘 보듬고, 우리는 원팀이니 함께 가자고 북돋아주셨으면 한다. 전당대회로 우리 모두의 정치인생이 갈리는 건 아니지 않는가. 대선 승리를 위해 잠시 정거장에 서있을 뿐이다. 그 정거장에서 내가 이 버스를 탈 테니 너는 다음 버스를 타라며 뿌리치고 밀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막내 동생도 보듬고, 부족하더라도 타일러 주셨으면 좋겠다. 경선을 조금 더 통 크게 진행했으면 한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평가를 하거나, 토론을 했을 땐 오로지 미래를 기준으로 능력과 비전을 검증해야 한다. 낡고 낡은 과거의 잣대로 검증을 하는 건 우리 당을 다시 과거로 되돌리는 구태다. 계파라는 게 없을 수 없다는 현실은 인정한다. 그렇지만 누구의 소속이라는 부분을 따지고 들어가면 우리는 결국 조선왕조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taehun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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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싣는 순서] 트럼프 100일의 승부1. 규제 대못 뺀다…AI·자율주행·은행업 '더 쉽고 빠르게'2. 압도적 격차를 향한 전격전...MAGA 휘날리며3. 우크라 전쟁 100일 만에 끝내고 북미 대화 실마리4. 에너지 패권을 향해 '드릴, 베이비 드릴'5. 만능 치트키 관세...역대급 중국 압박6. 뉴욕증시 지진계 '경고음 요란'...2018년의 기억7. 증시 불확실성 MAGA 수혜주로 돌파..끝판왕은8. 관세와 달러, 복잡한 함수 관계9. 높아지는 미국의 만리장성...反이민 장애물도 산적 현재 뉴욕증시 여건과 시장이 직면한 위험은 당시와 닮았다. 시장에서 2018년을 반추하며 올해 뉴욕증시도 유사한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섞인 관측이 대두하는 이유다.특히 2018년 급락장에 앞서 출현한 충격파의 전조가 이번에도 포착되고 있다. 그 지진계의 수치가 이례적인 수준으로 치솟아 불안감은 더 크다. 바로 '블랙스완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스큐지수다. 1. 3주 전 신호 스큐지수는 S&P500의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에 대한 옵션시장의 우려를 보여주는 지표다. 개략적으로 말하면 주가 폭락에 대비한 풋옵션 수요가 높을수록 그 값은 올라간다.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시나리오에서만 가치가 있는, 그래서 당장은 가치가 없어 싼값에 거래되는, 즉 '외가격 풋옵션'이 높은 가격에 사들여진 결과다. 외가격 중에서도 가치의 무의미함이 큰 풋옵션 수요가 클수록 상승한다. 평소에는 헐값에 팔렸던 우산이 폭풍우가 예상되자 비싸져도 수요가 생기는 현상과 비슷한 셈이다. *스큐지수는 단순히 OTM 풋옵션뿐 아니라 OTM 콜옵션도 산출 대상에 포함된다. 구체적으로는 양자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한 내재변동성이라는 개념을 통해서다. 다만 실제 산출 과정에서는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의 비중이 더 크다. 급격한 시세 변동을 염두에 둔 헤지 상품의 수요는 가파른 가격 상승을 기대한 콜옵션보다 가파른 하락에 대비하려는 풋옵션에 집중되기 떄문이다. 따라서 산출 과정에서 자연스레 OTM 풋옵션의 내재변동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   통상 스큐지수는 100~135 사이에서 변동한다. 135를 넘어서게 되면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급격한 하락 가능성에 대해 종전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가 되고 150이 넘어가면 극단적인 하락 가능성을 매우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뜻이다. 현재 스큐지수는 154다. 지금부터 3주 전인 지난달 24일에는 180으로 솟구쳤다. 두 달 전부터 수위를 높이더니 급기야 180이라는 새로운 기록을 썼다. 지금은 이때보다 낮아졌지만 추세의 층위는 과거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형성돼 있다. 옵션시장 참가자들이 들어 올린 '가드'의 높이가 한층 더 올라갔다는 얘기다. 스큐지수의 수치에 내재된 '극단적인 폭락' 가능성은 대략 30일 내 실현을 상정한다. 스큐지수를 산출하는 데 사용되는 옵션의 잔존만기 대부분이 30일 안팎이기 때문이다. 예로 잔존만기가 20일인 근월물과 48일인 차근월물이 있다면 관련 만기의 옵션에 내재된 변동성(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역산해 산출)을 소위 보간하는 방법을 통해 30일치를 구한다. 그렇다면 현재 옵션시장에서는 2월 중순 안에 폭락장이 올 것으로 보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정말 그렇게 될까. 2. 2018년의 잔상 2018년 여름이 앞을 내다볼 수 있는 거울이 될지도 모른다. 2018년을 문두에 꺼낸 것은 당시와 현재 상황이 유사해서다. 2018년은 올해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주가 상승률이 19%가 넘어 주식시장이 활황을 보였던 해의 이듬해다. 트럼프의 법인세 감면이나 규제 완화책, 인프라 투자 확대책을 반영한 결과다. 트럼프의 고율관세 공약은 '엄포' 정도로만 생각했다. 이듬해 경제도 좋았다.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정책금리 인상과 시장금리 상승 우려가 부담됐지만 강한 경제가 버텨주리라는 믿음이 더 컸다. 전형적으로 '우선 먹고 배아픈 건 나중에 생각하자'는 식의 장세였다. 2018년 스큐지수는 꾸역꾸역 고도롤 높여갔다. 당해 3월 트럼프 행정부가 국가 안보상의 이유로 철강·알루미늄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을 시작으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수위를 끌어올리며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였다. 2018년 3월 하순 120이 채 안 됐던 스큐지수는 7월 150을 넘어서더니 8월 16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 한 달 뒤 급격한 시세 하락을 예상한 스큐지수의 경고는 적중했다. 9월 2900선을 기록했던 S&P500은 11월 2600대까지 하락해 10% 떨어졌고, 그 뒤 하락세를 재개해 12월 2300선까지 추가 하락했다. 석 달 만에 20%가 무너졌다. *S&P500은 2018년 1~2월 당시 10% 떨어져 조정 국면에 진입한 적이 있다. 주가 하락의 발단은 고용통계 호조에 따른 장기금리 상승과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우려였다. 다만 그 떄 주가 하락은 빠른 시차를 두고 격렬하게 전개됐는데 그 배경에는 당시 시장에서 인기를 끌었던 변동성 하락 베팅 관련 상품(크레디트스위스의 VIX 선물 가격 역추종 상품<XIV>)가격이 붕괴해 시세 변동성을 증폭시킨 일이 있었다. 소위 '볼마게돈'으로 불리는 일이다. 공교롭게도 당시에도 스큐지수는 한 달 전 135를 넘어 시세 하락을 예고했었다. 3. 진짜 '오싹'할 떄는 스큐지수의 경보음이 격렬해지는 순간은 그 수치가 오히려 지금처럼 하락할 때다. 주가 하락이 시작하면 스큐지수 산출 대상에 있던 외가격 풋옵션 비중이 자연스레 작아져 스큐지수의 값은 하락한다. 흔히 '공포지수'로 알려진 VIX는 주가가 떨어져야 그제서야 반응한다. VIX는 주로 ATM(등가격) 부근 옵션의 프리미엄 시세를 바탕으로 산출되기 떄문에 이미 멀찍이 있던 외가격에서 경보음을 낸 스큐지수보다 한발 늦다. ATM 옵션은 현재 주가와 행사가격이 '거의 같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당장 옵션시장의 주가 상승과 하락에 대한 '양방향 베팅' 상황을 보여준다. 스큐지수가 건물의 '화재감지기'라면 VIX는 화재가 난 뒤에 내부 온도를 보여주는 '온도계'와 같은 셈이다. '스큐지수의 하락→S&P500의 급락+VIX 급등'의 순서는 2018년 8월의 급락장에서도 동일하게 실현됐다. 최근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고 하락한 것은 주식시장이 이 패턴을 따르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떠올리게 한다. VIX는 스큐지수가 최고치를 찍었던 지난달 24일 14를 기록했다가 현재 19.5로 올라선 상태다. 아직은 주식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예고한다는 '20'을 넘어선 단계는 아니지만 방향성 자체가 위를 향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S&P500도 지난달 6일 사상 최고가에서 4% 떨어지는 등 상기의 연쇄 흐름에 동참한 모습이 역력하다. 물론 스큐지수가 과거의 폭락장이나 거친 시세 흐름을 항상 예견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준의 정책금리 인하 지연 우려와 시장금리의 급등, 위안화 약세, 주식시장의 높은 밸류에이션, 조만간 출범하게 될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의 관세 염려 등 주가 하락을 시사하는 퍼즐들이 짜맞춰지고 있다는 점에서 급격한 시세 변동 위험이 현실화될 개연성을 높인다. 특히 위안화 약세의 파급력은 2015년 갑작스러운 평가절하나 2018년 중반 급격한 약세, 2019년 '7위안 돌파' 등의 사례를 통해서 목도한 바 있다. 옵션시장의 우려가 단순한 기우가 아닐 수 있음을 뒷받침하는 재료들이다. 4. 실질금리의 중력장 1월 중순에 진입한 현재는 불안감이 들불처럼 번지기 쉬운 시기라는 점에서 스큐지수 경고에 담긴 의미를 배가시킨다. 과거 통계상 계절적으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구간의 초입이다. 페퍼스톤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23년까지 VIX 추이를 월별로 평균해 연중 추이로 그려본 결과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연초에는 기관투자자가 새로운 투자 전략을 실행하거나 기존 포지션을 조정하고, 또 관련 기간에는 기업의 결산 보고가 맞물려 있어 시세가 각종 재료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다. 모든 위험자산군의 시세를 주무르다시피하는 '실질금리'가 뜀박질을 재개한 점은 계절성의 현실화 가능성에 무게를 더한다. 미국 물가연동국채 10년물 금리로 본 실질금리는 지난달 초순 1.89%에서 중순 2.25%로 급히 올라섰다가 이달 초 숨고르기를 거친 뒤 최근 7일여만에 2.32%로 '레벨업'했다. 지난달 초순부터보자면 한 달 만에 43bp가 오른 셈이다. 통상 장기국채의 명목 금리가 오른다고 해도 대게 인플레 전망을 반영해 상승한 결과여서 실질금리 상승폭은 상쇄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실질금리 변동성이 작은 편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한 달 만에 43bp라는 상승폭은 상당하다고 할 수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마이클 하트넷 전략가의 표현을 빌려쓰자면 최근의 금융시장 상황은 '터너(전환점)' 임박을 시사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앞서 하트넷 전략가는 실질금리 2.5%를 주시해야 할 지점으로 꼽은 적이 있는데 2.5%에 도달하면 금융시장의 위험자산 회피 성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봤다. 2.5%는 2023년 10월 하순에 기록한 최근 10년 기준 전 고점에 해당한다. 당시 실질금리는 같은 해 7월 1.48%에서 2.5%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같은 기간 S&P500의 시세를 10% 떨어뜨린 배경이 됐다. 하트넷 전략가에 따르면 현재 실질금리는 이미 지난달 중순부터 2%대로 올라섰음에도 불구하고 종전까지 주식시장의 시세가 어느 정도 방어가 됐던 것은 '강한 경제 펀더멘털이 실질금리 상승의 부정적 영향을 상쇄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종전의 고점을 넘어서는 새로운 영역으로 진입하면 내성 역할을 해왔던 투자자들의 믿음에 균열이 가해질 수 있다고 봤다. 스큐지수의 급등과 급락이라는 전조가 보여준 경고는 실질금리 2.5% 돌파와 함께 현실화될지도 모를 일이다. bernard0202@newspim.com 2025-01-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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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샤오훙수 열풍에 고무된 중국매체 [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이른바 미국의 '틱톡(TikTok) 난민'들이 대거 샤오훙수(小紅書)에 가입하는 현상이 지속되자 중국 매체들이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틱톡이 오는 19일부터 미국 내 서비스를 종료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내 틱톡 유저들이 중국의 또 다른 SNS인 샤오훙수의 글로벌 버전 '레드노트(RedNote)' 앱을 다운로드해 신규회원으로 가입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데이터 조사기관인 센서타워의 조사에 따르면 1월 8일부터 14일까지 미국 내 사오훙수 앱 다운로드 건수는 전주에 비해 20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중국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이 17일 전했다. 전년 대비로는 30배 증가했다. 이달 들어 샤오훙수의 다운로드량 중 22%가 미국에서 이뤄졌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에는 2%에 불과했다. 미국 내 틱톡 난민들이 샤오훙수로 대거 이동하면서 샤오훙수의 다운로드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셈이다. 또한 중국은행보험보는 이날 샤오훙수 앱은 현재 미국, 캐나다, 호주, 영국, 이탈리아 등 87개 국가에서 다운로드 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39개 국가에서도 10위 이내의 수위권에 분포하고 있다. 특히 14일과 15일 이틀 동안 신규 가입자가 70만 명을 넘어섰다. 이같은 소식에 중국 증시에서는 샤오훙수 관련주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현재 샤오훙수는 글로벌 유저들을 위해 원클릭 번역 기능을 개선하고 있다. 샤오훙수 열풍이 이어지자 중국 매체들은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매체들은 미국이 2018년 이후 반중 정책 수위를 지속 높이고 있지만, 민간에서는 활발한 소통과 교류가 이뤄지고 있다며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17일 환구시보는 논평기사에서 "미국의 많은 유저가 자신들을 틱톡 난민이라고 자칭하며 샤오훙수로 몰려들고 있고, 이는 뜻하지 않게 미중 양국 국민의 새로운 소통의 장으로 부상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체는 "미국 유저의 후기를 보면, 이들은 낯선 중국어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했지만, 중국인의 친절한 응대에 놀라워했고, 중국인의 개방적인 태도에 경계를 풀게 됐다"며 "양국 네티즌의 교류 열기가 폭발적으로 높아졌고, 대화 주제는 다양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미국의 정치인들은 지속적으로 중국을 비방해 오고 갖가지 부정적인 표현을 쏟아내고 있지만, 양국 국민 간에는 교류 협력을 심화하려는 의지가 강해지고 있다"고도 평가했다. 이어 "샤오훙수 현상이 미국의 대중국 정책을 수립할 때 좋은 참고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SNS인 샤오훙수 자료사진 [사진=바이두 캡처] ys1744@newspim.com 2025-01-1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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