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회 임시회 본회의 참석해 소통 강조
협조 화답한 시의회, 주요 현안에는 입장차 뚜렷
시의회 109석 중 여당 101석, 우호관계 필수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10년만에 시의회 단상에 오른 오세훈 서울시장이 협력과 소통을 거듭 강조했다. 시의회 역시 대화와 협조와 화답했지만 서울형 거리두기 등 주요 현안을 대해서는 입장 차이를 나타냈다. 양측의 우호관계 성립 여부가 향후 시정운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19일 300회기를 맞은 서울시의회 본회의에 참석해 "서울시와 시의회는 부부와 같다고 생각한다"며 "의견 충돌도 있고 방법론은 다를수 있지만 시민을 위한 마음만을 같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의 눈부신 발전은 시의회의 헌신과 노력 덕분이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0회 임시회 개회식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1.04.19 mironj19@newspim.com |
시의회는 오늘부터 내달 4일까지 제300회 임시회를 진행한다.
당초 이번 임시회에서는 오 시장의 내곡동 의혹에 대한 행정사무조사와 부동산 규제완화, 서울형 방역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시정질의가 예정돼 시선을 모아왔다. 전체 109석 중 101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한 시의회와 오 시장의 대립 여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하지만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3일 의원총회에서 행정사무조사 안전을 본회의에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시정질문도 6월 정례회로 연기함에 따라 적어도 이번 회기에서는 우려했던 오 시장과의 충돌은 발생하지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민생안정을 위해 임기 초반부터 불필요한 충돌을 최대한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의 선거 승리로 내곡동 의혹 조사에 대한 명분이 약해졌다는 점도 우호적인 입장으로 돌아선 이유로 꼽힌다.
오 시장이 취임 직후부터 낮은 자세로 시의회와 접촉한 점도 양측 관계 개선에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은 취임 첫날인 지난 8일, 현충원 참배를 마친 후 곧바로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을 만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바 있다.
오 시장은 취임 후 첫 본회의 참석인 이날도 시의회와의 협력을 거듭 강조했다. 향후 안정적인 시정운영을 위해서는 민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한 시의회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 이를 위해서라도 당분간은 시의회와의 불필요한 갈등과 충돌은 최대한 피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본회의 종료 후 시의회와 '지방자치 구현 상호협력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오는 7월 1일부터 시행되는 자치경찰제의 성공적인 운영과 32년만에 개정돼 내년 시행을 앞둔 '지방자치법'에 대한 조례 개정 등 후속 조치에 힘을 합한다는 방침이다.
시의회 역시 오 시장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하지만 오 시장이 추진중인 '서울형 거리두기' 등 주요 정책에 대한 우려도 함께 나타내 미묘한 긴장감을 자아내기도 했다. 협력하고 소통하되 민생안정에 문제가 될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견제하겠다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 의장은 본회의 발언에서 "오 시장의 당선을 다시 한번 축하하며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로 제기하는 우려와 달리 시민의 안정과 행복을 위해 상생과 협력의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면서도 "오 시장 제시한 서울형 거두리기가 코로나 종식의 지름길이 될지 부작용이 될지는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 시장과 시의회가 민생안정을 위해 의기투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임기 내내 이같은 협력관계를 유지할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코로나 방역, 부동산 규제완화, 복지정책 등 주요 사안에서 양측의 입장 차이가 작지 않다는 점에서 진통을 예상하는 목소리도 상당수다.
예산권과 조례 개정권을 손에 쥔 시의회 협조가 없다면 오 시장의 시정운영은 제동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반면 시의회가 비합리적인 이유로 오 시장의 발목을 잡을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대립과 갈등이 아닌 양측의 상호보완적 관계 성립이 향후 서울시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시의회와) 앞으로도 대화와 협력, 견제와 균형의 정신으로 시민의 삶과 서울의 경쟁력을 위해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