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첫 절차서 "매주 목요일 재판…구속 만기 전 마무리하겠다"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200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에 대한 재판이 신속하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첫 재판절차에서 "추가 기소가 되지 않는다면 9월 구속 만기 이전에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법상 횡령·배임·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 회장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최 회장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이 아니기 때문에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 SKC, SK네트웍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받는다. 횡령·배임 의혹이 불거진 액수는 1000억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횡령 액수만해도 수백억원 수준이다. 2021.02.17 dlsgur9757@newspim.com |
재판부는 재판 처음부터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재판장은 "구속기간 제한이 있기 때문에 4월 22일부터 매주 목요일에 진행하는 것으로 하겠다"며 "추가 기소가 될지 알될지는 모르겠지만, 되지 않는다면 그 이전에 끝내는 것을 목표로 진행해야지 애초부터 만기 안에 못 끝낼 수도 있다는 전제를 가지고 재판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변호인 측은 난색을 표했다. 검찰이 전날(29일)부터 증거기록에 대한 열람등사를 허용한데다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 있어 기록 전체를 줄 수 없다고 해, 아직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도 밝힐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아직 처분 안 한 혐의들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추가 기소될지 단정을 지어서 말씀드릴 수는 없다"며 "(열람등사를 제한한 기록을 언제 줄 수 있을지) 못박아서 얘기는 못하겠지만 그 기록의 양은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해명했다.
재판부는 "저희가 밀어붙이는 듯한 느낌을 줄 수는 있는데, 사건에 대한 검찰과 변호인 측의 부담도 있지만 재판부에서도 그 부담이 있기 때문에 그렇다"며 "즉시처리를 요하는 중요사건으로 지정돼 있기 때문에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심리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서도 양측에 의견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재판장인 유영근 부장판사는 "이렇게 하면 한도 끝도 없이 몇 년 걸린다. 그러면 애초에 구속 사건으로 기소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아니냐"고 다소 강한 어조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내달 12일 한 차례 공판준비절차를 열어 추후 심리 순서 등 재판 계획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이어 같은 달 22일 첫 공판을 열고 오전에는 공소사실에 관한 양측의 프레젠테이션(PT)을, 오후에는 증인신문을 진행하는 등 매주 재판을 열 계획이다.
다음 재판은 4월 12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6일 오전 검찰이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의 기업범죄 혐의를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SK네트웍스 본사 및 최 회장의 주거지 등을 상대로 비자금 의혹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사진은 이날 오후 SK네트웍스 본사의 모습. 2020.10.06 alwaysame@newspim.com |
앞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전준철 부장검사)는 지난 5일 최 회장을 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겼다.
검찰에 따르면 최 회장은 개인 골프장 사업 추진과 가족·친인척에 대한 허위 급여, 개인 유상증자 대금 납부, 부실 계열사 지원 등 명목으로 회삿돈 2235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2년 10월 부실 계열사에 대한 자금 조달을 하는 과정에서 신성장동력 펀드를 가장해 275억원 상당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수년간 직원들 명의로 140만 달러(한화 약 16억원) 상당을 차명 환전한 뒤, 이 중 80만 달러(약 9억원)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국외로 반출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2018년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자료를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최 회장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형이자 SK그룹 창업주인 고(故) 최종건 선경그룹 회장의 차남이다.
한편 최 회장이 구속 기소된 이후 SKC와 SK네트웍스 주식은 거래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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