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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이낙연 대표, 교섭단체 대표연설문..."4차 재난지원금, 추경 편성해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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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122만개 사라지고 중산층 비중 낮아졌다"
"공공성 높이고 수요 부응하는 부동산정책 곧 발표"

[서울=뉴스핌] 김지현 기자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일 "불평등의 심화를 차단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붕괴를 저지하기 위해 '상생연대3법(영업손실보상법·협력이익공유법·사회연대기금법)'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대표는 또한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며 코로나19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며, 공공 필요에 의한 제한은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는 헌법 23조를 예로 들며 "손실보상제는 헌법을 지키는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상생연대3법 중 협력이익공유법을 설명하며 "민간의 상부상조가 필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또 정부·기업·개인이 기금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돕는 사회연대기금법을 설명한 뒤에 "'우분투-네가 있어 내가 있다' 정신으로 경제적 방역에도 성공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는 또한 상생연대3법 실행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20% 증가했지만 전국의 일자리는 122만 개가 사라졌고 1990년 75.4%였던 중산층 비중이 작년에는 58.3%로 낮아졌다"며 현 상황을 수치로 설명했다.

그는 "소득 하위층부터 소득이 급감하더니 이제는 중위층까지 소득이 줄고 있다"며 "이러한 불평등의 심화를 차단해야 하고 서민과 중산층의 붕괴를 저지해야 하기에 상생연대 3법을 제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4차 재난지원금을 두고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다"며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이후 더욱 심화된 주거와 교육 불평등에 관해서도 언급하며 개선 의지를 확고히 했다. 그는 먼저 "주거 불평등 악화는 공동체의 통합을 해친다. (이에) 정부와 여당이 여러 대책을 강구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이 대표는 "시장에 유동자금은 넘치고, 저금리는 계속되지만 그래도 부동산 투기를 계속 억제하겠다. 실수요자는 더 튼튼히 보호하고 서울 등 대도시권에 좋은 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 공급하겠다"며 "공공임대주택의 품질도 크게 개선하고 주택의 공공성을 높이면서 시장 수요에도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2021.02.02 photo@newspim.com

다음은 이낙연 대표의 이날 교섭단체 대표연설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해외 동포 여러분!
박병석 국회의장님과 동료 의원 여러분!
정세균 국무총리님과 국무위원 여러분!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낙연입니다.

1. 코로나 1년, 대한민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가 국내에 들어온 지 1년이 넘었습니다.
국내 첫 확진이 나온 때가 작년 1월 20일이었습니다.
어제까지 국민 1,425분이 목숨을 잃으셨습니다.
지금도 9,493분이 병마와 싸우고 계십니다.

유명을 달리하신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유가족들께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치료 중이신 모든 분의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지난 1년여, 우리의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사람들은 불편과 고통을 힘겹게 견디고 있습니다.
그 끝이 언제일지 모르기에 더 답답합니다.

그러나 위기 속에서 우리의 저력은 빛났습니다.
우리는 방역 모범국가라는 세계적 평가를 받았습니다.
인구 당 확진자는 OECD 37개 국가 중 세 번째로 적습니다.
우리의 진단 키트와 '드라이브 스루'는 인류에 기여했습니다.

방역에 협력하신 모든 국민의 성취입니다.
의료진과 방역 당국의 땀과 눈물의 결실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도와주신 필수노동자들 덕분입니다.
모두의 희생과 헌신, 연대와 협력이 눈물겹게 고맙습니다.

세계는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를 겪고 있습니다.
선진국들도 허망한 민낯을 드러냈습니다.
우리는 달랐습니다.
코로나와 맞선 1년여, 대한민국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습니다.
GDP 규모는 세계 10위로 올라섰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G7의 한 국가를 추월했습니다.
주가 3,000포인트의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가 열렸습니다.
4년 연속 수출 5,000억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자랑스러운 결과입니다.
노동자와 기업인을 비롯한 모든 국민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곧 백신 접종이 시작됩니다.
국산 치료제도 사용 승인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머지않아 우리는 진단, 치료, 예방을 모두 갖추게 됩니다.

우리의 일상도 조금씩 바뀔 것입니다.
경제도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입니다.
그 시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리는 코로나 이후를 향해 출발할 것입니다.


2. 코로나가 할퀸 민생경제의 상처

우리는 국가경제를 선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민생경제는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서울 남대문시장의 가게 3할이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3대를 유지해온 비빔밥집이 폐업했습니다.
동네 탁구장이 58년 만에 사라졌습니다.
온라인 중고장터에는 눈물의 떨이 세일이 넘쳐납니다.
소상공인 20%가 우울 위험군에 들어있다고 합니다.
무슨 말씀으로 위로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코로나가 할퀸 상처는 넓고 깊습니다.
영업이 금지되거나 제한된 업종은 하루가 위태롭습니다.
고용취약계층, 소득취약계층이 먼저 쓰러지고 있습니다.
모아놓은 돈이 없으니, 버텨낼 힘이 없습니다.
아이를 둔 집에서는 누군가 직장을 포기합니다.
1년 이상 취업하지 못한 청년이 7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우리는 59년 만에 한 해 네 차례 추경을 집행했습니다.
고용유지지원금과 고용안정지원금을 확대했습니다.
10조 원의 유동성으로 자본시장의 경색을 막았습니다.
558조 원, 사상 최대의 올해 예산도
상반기에 72.4%를 집행할 계획입니다.
그래도 부족합니다.

3. 정부 재정, 회복과 도약의 디딤돌 돼야

당장 보호하지 않으면 쓰러질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쓰러진 뒤에 다시 일어서는 것은 더 힘듭니다.
쓰러지기 전에 붙들어야 합니다.
지금은 일상의 불경기가 아니라 비일상적 위기입니다.
비상한 위기에는 비상한 대응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재정은 상대적으로 튼튼합니다.
작년 재정 적자는 주요 42개국에서 가장 낮은 편이었습니다.
국제기구들은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권고합니다.

국가채무 증가가 전례 없이 가파른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나라 곳간을 적절히 풀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풀 때는 풀어야 다시 채울 수 있습니다.

코로나 영웅은 나날을 숨 가쁘게 견디는 보통사람들입니다.
그들이 국가의 역할을 묻습니다.
국민의 위태로운 삶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결단해야 합니다.

백신 접종이 시작돼도 경기가 금방 나아지지는 못합니다.
서민들은 회복 과정도 늦어질 것입니다.
코로나처럼, 민생과 경제에도 백신과 치료제가 필요합니다.

4차 재난지원금을 준비하겠습니다.
늦지 않게, 충분한 규모의 추경을 편성토록 하겠습니다.
추경 편성에서는 맞춤형 지원과 전국민 지원을 함께 협의하겠습니다.
방역 조치로 벼랑에 몰린 취약계층과 피해계층은
두텁게 도와드리겠습니다.
경기 진작을 위한 전국민 지원은
코로나 추이를 살피며 지급 시기를 결정하겠습니다.
적절한 단계에서 야당과도 협의하겠습니다.

4. '치료·진단·예방'에 '상생'까지 갖춘 나라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벼락 거지'라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
갑자기 가난해진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 소득과 자산의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고소득층의 소득과 자산은 날로 불어납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소득과 일자리는 위태롭습니다.

지난해 10대 기업의 영업이익이 20%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전국의 일자리는 122만 개가 사라졌습니다.
1990년 75.4%였던 중산층 비중이
작년에는 58.3%로 낮아졌습니다.
소득 하위층부터 소득이 급감하더니,
이제는 중위층까지 소득이 줄고 있습니다.

그런 불평등의 심화를 차단해야 합니다.
서민과 중산층의 붕괴를 저지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생연대 3법을 제안드렸습니다.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습니다.
이제 민생과 경제 회복에서도 성공해야 합니다.
그러자면 연대와 협력이 다시 필요합니다.

연대와 협력은 일시적으로 불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불편을 피하자고 자기 살 길만 찾는다면,
상생은 멀어지고 공동체는 피폐해질 것입니다.
우리는 연대와 협력으로 상생해야 합니다.

그에 관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영업제한 손실보상제입니다.
거리두기로 영업이 금지 또는 제한된 업종이 많습니다.
그런 업종의 손실은 방역 협조의 비용입니다.
그것을 일정한 범위 안에서 보상하자는 것입니다.

헌법 23조는 이렇게 명시합니다.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되며, 공공 필요에 의한 제한은
정당한 보상을 지급해야 한다.'
손실보상제는 헌법을 지키는 길이기도 합니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들이 발의돼 있습니다.
조속한 심의와 처리를 여야 의원님들께 부탁드립니다.

둘째는 협력이익공유제입니다.
코로나 상처의 치유에는 재정이 중심적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민간의 상부상조가 필요합니다.

그것을 위한 지속가능 모델로 협력이익공유제를 제안합니다.
협력해 이익을 만들고,
그 이익을 부분적으로 공유하자는 것입니다.

미국, 영국 등 자본주의 선진국에는 성공사례가 많습니다.
우리도 적잖은 기업들이 이익공유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그런 노력이 지속되고 확산되도록 틀을 만듭시다.
세제지원을 포함한 인센티브를 강화할 것을 제안합니다.

ESG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환경과 사회를 위한 기업의 노력에 보상하자는 것입니다.
국민연금은 그런 방식을 이미 도입했습니다.
다른 연·기금 투자와 공공 조달에도
ESG 평가를 반영하기 바랍니다.

셋째는 사회연대기금입니다.
정부, 기업, 개인이 기금을 만들어 피해자들을 도웁시다.
코로나 위기를 겪으며 프랑스가 그렇게 했습니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소상공인 지원연대기금을 만들었습니다.

우리도 2015년 한·중 FTA를 비준하며,
농어촌상생협력기금을 조성했습니다.
이명박 정부 때는 은행들이 '새희망 홀씨'를 만들었습니다.
전년도 영업이익 10%를 재원으로 서민대출을 지원했습니다.

'우분투'-네가 있어 내가 있다.
저는 작년 가을 이 자리에서 '우분투'를 소개해드렸습니다.
'우분투'의 정신으로 우리는 코로나 방역에 성공했습니다.
'우분투'의 마음으로 경제적 방역에도 성공합시다.
코로나의 진단-치료-예방에 이어
'상생과 포용'에서도 세계적 선도국가가 됩시다.

5. 불안한 사회를 '안심 사회'로

모든 세대가 살림과 일자리를 걱정합니다.
청년은 더 소외됐습니다.
무주택자의 걱정은 더 커졌습니다.
교육의 사다리는 취약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오늘을 힘들어하고 내일을 불안해합니다.
불안 없는, 편안한 세상을 만들고 싶습니다.

첫째는 주거 안정을 이뤄야 합니다.
주거 불안정은 민생의 가장 큰 위협입니다.
주거 불평등 악화는 공동체의 통합을 해칩니다.
정부와 여당은 여러 대책을 강구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참으로 송구합니다.

시장에 유동자금은 넘치고, 저금리는 계속됩니다.
그래도 부동산 투기를 계속 억제하겠습니다.
실수요자는 더 튼튼히 보호하겠습니다.
서울 등 대도시권에 좋은 주택을
획기적으로 늘려 공급하겠습니다.
공공임대주택의 품질도 크게 개선할 것입니다.
주택의 공공성을 높이면서,
시장 수요에도 부응하겠습니다.
그런 부동산 정책을 정부가 곧 발표할 것입니다.

둘째는 교육 불평등을 개선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수업이 길어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특히 교육 불평등이 커졌습니다.
교사의 79%가 학생들의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말합니다.

교육 불평등은 가장 가혹한 불평등입니다.
현재의 불평등을 미래로 연장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악순환의 확대·재생산을 끊어야 합니다.

저는 몇 가지 대안을 제시했습니다.
디지털 교육 인프라 확충, 기초학력 지원인력 도입,
책임 등교, 디지털 기반 공교육 프로그램 개발 등입니다.
그 가운데 새 학기 책임등교는 정부가 수용했습니다.
다른 대안도 정부가 검토해주기 바랍니다.

셋째는 노동존중 사회를 이뤄야 합니다.
노동은 돈벌이 방법에 머물지 않습니다.
사회적 존재로서 인간의 존엄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없애야 합니다.
작업환경의 안전을 보장해야 합니다.
그것은 공동체의 당연한 책무입니다.

국회는 올해 들어 중대재해처벌법을 제정했습니다.
그에 따라 우선 재해 예방과 관리를 강화하겠습니다.
산업안전보건청을 신설하겠습니다.
여야 합의로 정부조직법을 개정할 것을 제안합니다.
그에 앞서 현재 국(局) 단위인 담당조직을
7월 1일 산업안전보건본부로 승격해 운영하겠습니다.

우리는 고용 취약계층을 훨씬 더 두텁게 보호해야 합니다.
우리는 이미 고용보험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노동존중 사회를 향한 의미 있는 출발입니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합니다.
전국민고용보험제도 확대를 서두르겠습니다.
필수노동자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겠습니다.
관련되는 법과 제도를 시급히 정비하겠습니다.
특히 필수노동자 보호·지원 법안이
이번 회기에 처리되기를 바랍니다.

6.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신복지제도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님 여러분!

역대 정부는 사회안전망을 꾸준히 확충해 왔습니다.
김대중 정부는 기초생활보장제를 도입하고
4대 보험을 정비하며, 복지국가의 기틀을 세웠습니다.
노무현 정부는 복지예산을 획기적으로 늘리며,
저출산·고령화에 본격 대응하기 시작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문재인 케어, 아동수당 신설,
고교무상교육 등으로 복지의 지평을 넓혔습니다.

그 덕분에 우리는 '복지국가 형성기'에 올라섰습니다.
우리의 사회복지비 지출은 1997년에 GDP의 3.9%였습니다.
그것이 2019년에는 12%를 넘어섰습니다.
대한민국은 최빈국에서 복지국가로 도약한
세계 최초의 나라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사회안전망은 아직 불충분합니다.
수백 만 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4대 보험에서 제외돼 있습니다.
노인의 절반은 빈곤상태입니다.
아이를 맡길 공공 보육시설과
부모님을 모실 요양시설은 부족합니다.
특히 1인 가구 증가는 가구 단위로 제공되는
기존 복지제도를 무력화시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안전망의
부족함과 불안함을 드러냈습니다.
임시 일용직과 비정규직부터 일자리와 소득을 잃었습니다.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빈곤층 아이들은 끼니를 먼저 걱정해야 했습니다.
코로나로 사회복지사들의 방문이 주춤한 사이에,
취약계층의 고독사가 이어졌습니다.

핵심 산업과 대기업 노동자들의
일자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중산층마저 일자리와 삶을 위협받기 시작했습니다.

경제·사회구조의 변화는 이미 세계로 확산됐습니다.
그 변화는 규모와 속도에서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습니다.
좋든 나쁘든 '사회 대전환'은 세계에서 이미 시작됐습니다.
기존 복지제도의 축적을 바탕으로 경제·사회적 변화에 맞게
사회안전망을 혁신적으로 재구축해야 합니다.

세계은행과 국제노동기구 등은
대전환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보편적 사회보호'
(Universal Social Protection)의 필요성을
2015년에 제기했습니다.
OECD와 유럽연합 등은 이 제안에 함께 하고 있습니다.
'보편적 사회보호'는 사회 구성원 누구도 뒤처지지 않도록
포괄적이고 촘촘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자는 것입니다.

우리도 역대 정부가 쌓아 올린 복지제도의 기반 위에,
높아지고 다양해진 국민의 요구를 반영해야 합니다.
기후 위기와 플랫폼 기술이 가져온
경제·사회 변화에 대응해야 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신복지제도로서
저는 '국민생활기준 2030'을 제안합니다.
'보편적 사회보호'를 한국에 맞게 적용하자는 제안입니다.

'국민생활기준 2030'은 최저기준(minimum standards)과
적정기준(decent standards), 두 가지 축으로 구성됩니다.

소득, 주거, 교육, 의료, 돌봄, 환경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국민생활의 최저기준을 보장하고,
적정기준을 지향하자는 것이 '국민생활기준 2030'입니다.

최저기준은
최저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기준입니다.
그것은 국가의 의무입니다.
가까운 시기에 국가가 시작해야 합니다.

적정기준은
중산층에 걸맞은 삶의 기준입니다.
그것은 2030년까지 달성할 국가의 목표입니다.
국가와 개인과 사회가 힘을 합쳐 성취해 가야 합니다.

대표적인 구상 몇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째, 아동, 청년, 성인, 노년층 등
생애주기별 소득지원에 나서야 합니다.
현재 만 7세까지 지급하는 아동수당을
선진국 수준인 만 18세까지 확대하기를 제안합니다.
아이를 낳고 기르는 일은 국가가 함께 책임져야 합니다.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도록
우선 최저생활을 보장해야 합니다.

둘째, 포괄적인 돌봄과 의료 보장 제도입니다.
돈이 없어 치료를 못 받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아파도 미안하지 않은 사회'가 돼야 합니다.
몸이 아파 쉬어도 생활비를 걱정하지 않도록
전국민 상병수당을 도입해야 합니다.
온종일 돌봄을 40%로 높여 맞벌이 부부의 육아 부담을
덜어드려야 합니다.
가까운 시일에 공공 노인요양시설을
시·군·구당 최소 1 곳씩은 설치해야 합니다.

셋째, 교육을 누구나 차별 없이 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대학 갈 실력이 있어도 가난해서 못 가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사업하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사회가 도와야 합니다.
누구나 더 나은 일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나이에 관계없이 교육받을 기회를 가져야 합니다.

넷째, 일상의 건강과 행복을 보장해야 합니다.
산간벽지나, 작은 섬에서나, 누구든지
생활 체육과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합니다.
품위 있는 생활에서 소외되는 사람이 없어야 합니다.

2030년이면 한국이 경제적으로 선진국에 진입할 것입니다.
복지제도 역시 '국민생활기준 2030'을 통해
선진국에 어울리게 완성될 것입니다.
그때까지 분야별, 단계별 로드맵을 만들어
하나, 하나 실천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한 사안이 많습니다.
그것들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국민생활기준 2030 범국민특별위원회'를 설치하겠습니다.
여야 정치권과 시민사회, 학계의 활발한 논의를 기대합니다.

김대중 정부의 복지국가 설계 이후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10년 뒤를 내다보며 국민소득 4만 달러 시대에 부응하는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틀을 세우겠습니다.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통해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를 설계하고 추진하겠습니다.

7. 그래서 미래 성장이 중요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의원님 여러분!

국민의 삶을 폭넓게 보호하려면 많은 재원이 필요합니다.
복지를 강화하려면 국고가 든든해야 합니다.
국고가 풍성하려면 경제활동이 왕성해야 합니다.
우리 경제가 쉬지 않고 성장해야 합니다.

지난해 세계 1위 제품 수에서 우리는 공동 3위였습니다.
GDP 대비 연구개발비는 세계 4위입니다.
이제는 우리가 따라야 할 나라가 별로 없을 정도입니다.
우리 스스로 세상에 없던 첨단 제품을 만들어야 합니다.
세상에 없는 정책을 내놓아야 합니다.
지금은 우리에게 '추월의 시대'입니다.

인류가 자연의 힘에서 벗어나 증기를 활용하기까지
1만 년이 걸렸습니다.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까지는
그로부터 200년이 걸렸습니다.

'지난 200년의 변화보다 빠른 2년의 혁신'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의 올해 주제입니다.
변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그 폭은 커집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
더 빠른 변화와 더 과감한 혁신을 실천하는 국가만이
미래 경제를 주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투자로
오늘날 디지털 강국이 됐습니다.
노무현 정부 때의 바이오 테크 산업 육성으로
오늘의 바이오 강국이 됐습니다.

선배들이 그랬듯이, 우리도 후배들에게
미래 먹거리를 만들어 줄 의무가 있습니다.
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미래 신산업 육성에 정책 역량을 모을 것입니다.
우리의 핵심산업은 세계 1위로 끌어올려 바닥을 다지고,
신산업은 새로 개발해 미래 먹거리로 만들겠습니다.

선도형 경제는
민간 부문의 역동성이 전제돼야 가능합니다.
창의적 도전 의식을 북돋우는
제도와 환경의 조성이 필요합니다.
우리의 규제 시스템을 글로벌 표준에 맞게 혁신하겠습니다.
현장의 애로를 상시적으로 듣고 제도에 반영하겠습니다.

그래서 저희 민주당은
당내에 '규제혁신추진단'을 구성했습니다.
당장 처리할 혁신 과제와 중장기적 논의 과제를
조속히 정리해 이번 회기부터 하나씩 처리하겠습니다.

올해 본격 추진될 한국판 뉴딜은
선도형 경제로 나아가기 위한 디딤돌입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축인
10대 대표 사업을 본 궤도에 올려놓기 위해
예산 투입과 제도 정비를 서두르겠습니다.
데이터 댐 구축, 스마트 병원 선도 모델 선정,
스마트그린 산단 지정 등 주요 사업의 추진 속도를
최대한 끌어올리겠습니다.

그것을 뒷받침하기 위해
'미래전환 10대 입법과제'를 서두르겠습니다.
데이터기본법, 그린뉴딜기본법, 미래모빌리티법,
지역균형뉴딜 지원법 등을
이번 회기에 처리해주기를 부탁드립니다.

한국판 뉴딜의 성공은
공공과 민간의 긴밀한 협력에 달려 있습니다.
재정과 정책금융, 민간 투자의 유기적 조화가 중요합니다.
3월부터 20조 원 규모의 정책형 뉴딜펀드가 출범합니다.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을 생산적인 분야로 이동시키고,
한국판 뉴딜의 성과를 국민과 나누는
효과적 수단이 되도록 돕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은 나의 삶을 위한 것",
그렇게 국민께서 체감하시도록
제도 안착에 만전을 기하겠습니다.

'사회 대전환'을 재촉하는 요인에서
기후위기를 뺄 수는 없습니다.
선진국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미국, 유럽, 일본, 캐나다 등 경제 대국들은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했습니다.
세계경제 질서는 탄소중립이라는 큰 개념 아래
재편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도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세웠습니다.
친환경 산업과 에너지 전환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기후위기는 경제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경쟁에서 낙오되는 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탄소중립 목표와 일정을 차질 없이 수행하겠습니다.

8. '바이든 시대', 남·북·미 관계 전환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동료 의원 여러분,

코로나19 이후 세계에는
새로운 외교안보 질서가 형성되고 있습니다.
자국 우선주의, 배타적 민족주의, 보호무역주의 같은
폐쇄적 발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중간 불신과 갈등도 심해졌습니다.

그런 변화는 새로운 국제협력질서를 요구합니다.
새로운 국제질서는 중견국가들의 역할을 요구합니다.
대한민국이 코로나에 대응하는 힘은 국격이 됐습니다.
한국의 위상과 국민의 자부심은 높아졌습니다.
한국은 책임 있는 중견국가로서
국제사회에 더 기여할 것입니다.

미국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대외정책 기조는 '글로벌 리더십 회복'입니다.
그는 다자주의를 중시하고 동맹과의 단합을 강조합니다.
한·미동맹은 '바이든 시대'에
더욱 미래지향적으로 발전해야 하고, 발전할 것입니다.

'바이든 시대'에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진전되기 바랍니다.
남북관계, 한·미관계, 북·미관계의 선순환이 중요합니다.
남북대화가 끊겼을 때는 북·미관계도 단절됐습니다.
남북대화가 긴밀할 때는 북·미대화도 활발했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의 남북대화 노력이 있었기에,
빌 클린턴 대통령의 전략적 관여 정책,
'페리 프로세스'가 작동할 수 있었습니다.

2018년 남북정상의 '판문점 선언' 이후에
북·미정상의 '싱가포르 합의'가 나왔습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남북대화가 중단됐을 때 나왔습니다.

바이든 정부도 한국의 역할을 중시하면서,
남북대화를 지원하고 협력하길 바랍니다.
그것이 바이든 정부에도 긴요하고 도움이 될 것입니다.

북·미협상의 출발점은 2018년 싱가포르 합의입니다.
싱가포르 합의는 역사상 최초로 이루어진
북·미 정상 간 합의입니다.
절차적으로도 정당성과 권위를 가지며
내용도 남·북·미 모두 동의했습니다.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 비핵화, 미군 유해 송환.
싱가포르 합의 4개 항은
앞으로 북·미관계의 세부 경로가 어떻게 펼쳐지든
건설적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입니다.
분단 70년, 불신과 대결의 역사를
신뢰와 공존의 역사로 바꿔야 합니다.

북한도 이 귀중한 시기를 놓치지 말기 바랍니다.
무력시위로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입니다.
언제 어디서든 만나자는 우리 정부의 제안에
북한이 호응할 때입니다.

국회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합니다.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 동의를 재추진해
남북 화해의 동력을 확보하겠습니다.
야당도 국익을 위한 초당 외교에 함께해 주기를 바랍니다.

9. 시대적 과제, 여야가 함께 풀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선배, 동료 의원님 여러분!

부족한 제가 민주당 대표로 일한 지 5개월 조금 넘었습니다.
그 짧은 기간에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 방역과 경제는 '회복의 시간'을 맞고 있습니다.

국회도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습니다.
지난해 우리 국회는 역대 최대 규모의 새해 예산안을
여야 합의로 법정 시한 안에 처리했습니다.

시대가 남긴 국가적 과제도 함께 풀었습니다.
과거를 매듭짓는 법도 있었고,
미래의 초석을 놓는 법도 있었습니다.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법도 있었고,
시장 경제를 뒷받침하는 법도 있었습니다.
취약계층을 위한 포용과 상생의 법도 있었고,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위한 규제혁신의 법도 있었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을 포함한 권력기관 개혁 3법은
우리 민주주의를 한층 성숙시킬 것입니다.
공정경제 3법은 경제 생태계의 건강을 높이고,
기업의 경쟁력을 키울 것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노동자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고,
노동존중 사회의 초석이 될 것입니다.

ILO 기본협약에 맞춘 노동 관련법,
지방의 자율성을 넓힌 지방자치법,
정의의 실현을 위한 5.18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관련법.

그런 모든 입법을 통해 국회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가장 많은 개혁을 실현했습니다.
우리는 국가와 사회의 오랜 숙제를 해결하며
역사의 진전을 이루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는 큰 보람을 얻었습니다.
동시에 많은 것을 깨우치며 배웠습니다.
함께해 주신 의원님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성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남은 과제가 아직도 많습니다.
검찰개혁과 언론개혁 관련법, 4.3특별법,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아시아문화중심도시법 등을
기다리는 국민이 많습니다.
한국판 뉴딜과 규제혁신, 경제혁신 관련법 등도 시급합니다.
여야 의원님들의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10. '정치는 그때 무엇을 했는가'

존경하는 여야 의원님 여러분!

70년 전 세계에서 가장 가난했던 나라가
두 세대 만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루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나라의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우리는 추격자에서 추월자로 바뀌고 있습니다.
우리가 따르려 했던 나라들이 우리를 따르기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기적입니다.
우리 국민의 위대한 역량은 놀랍고도 존경스럽습니다.

'정치는 그때 무엇을 했는가'
후손들의 물음에 우리는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국난을 극복하고,
국민의 삶을 책임지며,
대전환 시대를 선도할 소명에
힘과 지혜를 모아 최선을 다했노라고
우리가 답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우리 정치가 시대의 책임을 다하기를 소망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많은 단절이 겹쳐 있습니다.
단절된 것들을 연결하는 것도 정치의 과제입니다.
중앙과 지방의 연결, 지역과 지역의 연결,
계층과 계층의 연결, 임대인과 임차인의 연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연결.
더 연대하고 더 협력해 우리 사회를 하나로 연결해 갑시다.

개혁은 중단 없이 계속해야 합니다.
개혁은 정권의 이익이나 정략의 문제가 아닙니다.
공정하고 정의롭고 평등한 사회를 위해
더 많은 개혁, 더 많은 민주주의를 실행해야 합니다.

코로나의 겨울은 혹독합니다.
우리는 언 땅을 녹일 희망의 불씨를 지펴왔습니다.
저는 그런 희망을 북돋우기 위해 어떤 일도 하겠습니다.
국민과 국민을 연결하고,
현재를 미래와 연결하겠습니다.

11. 최근의 현안을 말씀드립니다

2018년 남북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린 시기에 저는 국무총리로 일했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남북관계나 북한의 중요정보를 저에게 보고했습니다.

제가 기억하는 한,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 원전은 거론되지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신 USB에도
원전에 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그 무렵 주례회동에서 대통령님은 저에게 특별히 지시하셨습니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조치 등에서
유관 부처들이 과속하지 않도록 해달라는 지시였습니다.
대통령님은 남북관계의 착실한 진전을 원하셨습니다.

요즘 제1야당 지도자들이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을 넘었습니다.
정부가 북한에 원전을 극비리에 건설해주려 했다며,
대통령이 '이적행위'를 했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야당은 완벽하게 잘못짚었고,
묵과할 수 없는 공격을 대통령께 가했습니다.

야당은 거짓주장에 대해 책임을 져야 마땅합니다.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향해 '이적행위'라고까지 공격했으면,
무거운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민족의 문제마저 정쟁의 대상으로 악용하는 것은 무책임합니다.
민족의 문제에 대해서까지 거짓을 서슴없이 말하고,
거짓을 토대로 대통령을 공격하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정치의 신뢰를 손상하며 국기를 흔드는 위험한 일입니다.

정치를 더는 후퇴시키지 맙시다.
선거만 닥치면 색깔공세를 일삼는 절망의 수렁에서 벗어납시다.
낡은 북풍공작으로 국민을 현혹하려 하는 국민 모독을 끝냅시다.
정치를 한 걸음이라도 발전시킵시다.
그것이 정치인 모두의 책임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mine124@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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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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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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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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