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보다 '안정'택한 KB금융지주
경영성과 및 경영전략, 추진력 고려
금융위 정례회의 연기 영향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동학개미의 힘'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임에 속속 성공하고 있다. KB증권 대표이사도 예외는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라임펀드 사태 관련 문책경고 중징계를 받았지만 '변화'보다 '안정'을 택한 KB금융지주에 의해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 대표가 연임에 성공했다.
KB금융은 18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열고 10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단행했다. 이달 말까지 임기였던 KB증권 박정림·김성현 각자대표는 1년 연임에 성공하며 내년 12월 31일까지 대표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기존대로 박 대표는 WM부문을, 김 대표는 IB부문을 총괄하게 된다.
[서울=뉴스핌] 박정림 대표이사 [사진=KB증권] |
KB금융지주 대추위는 재신임 배경으로 "재임기간 중 경영성과, 중장기 경영전략 등 추진력, 리더십 등을 종합 검토해 대표이사 후보로서의 적정성을 면밀하게 살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KB금융 계열사 가운데 가장 '안갯속'이었던 곳은 KB증권이었다. 앞서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라임펀드 환매중단 사태와 관련해 KB증권에 일부 영업 조치와 과태료 부과 등을 의결했다. 라임펀드와 관련 박 대표에 문책경고 '중징계'를 내렸고, 김 대표는 공모주 차별 배정 혐의로 주의적 경고를 받았다.
금융권 임직원이 금융당국으로부터 문책경고 이상을 받게 되면 향후 3년간 동종업계 재취업을 못하게 된다. 이 때문에 박 대표의 연임 여부에 업계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금감원 제재심 결정은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와 정례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금융위 일정이 내년 초로 미뤄졌다. KB금융지주 대추위가 금융위 최종결정이 나오기 전 KB증권 대표이사 인사를 단행한 것은 박 대표에 대한 중징계가 결정되더라도 현직은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파악된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박 대표의 경우 징계가 확정되지 않은 가운데 이뤄진 연임이어서 별도의 소송전 없이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초 최종 결정이 나올 경우 대추위를 다시 열어 이에 대해 다시 논의하게 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안팎에선 금융위 정례회의 최종결정에서 박 대표의 징계가 감경될 수 있지만 중징계 그대로 나올 경우 파생결합펀드(DLF) 관련 손태승 우리금융지주회장처럼 중징계 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원은 손 회장의 집행정지 신청을 받아들여 연임에 성공했다. 이후 지난 3월부터 손 회장과 금감원은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행정소송 최종결과가 나올때까지 취업 제한 3년 룰이 적용되지 않는다. 내년 말 박 대표의 거취가 다시 정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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