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고(故) 구자원 LIG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구본상(51) LIG그룹 회장과 차남 구본엽(49) 전 LIG건설 부사장 등을 비롯한 LIG그룹 전·현직 임원들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주식매매 과정에서 양도세, 증여세 등 1329억여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기소됐다.
서울북부지검 조세범죄형사부(한태화 부장검사)는 17일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 전 재무관리팀 전무 A(58) 씨, 전 전략기획팀 부장 B(48) 씨, 전 재무관리팀 부장 C(47) 씨, 전 전략기획팀 차장 D(46) 씨 등 총 6명을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조세)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27일 오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의 모습. 2019.12.27 kilroy023@newspim.com |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5월 말 LIG 주식매매에 대한 세금을 피할 목적으로 1만481원이던 LIG 주식 평가액을 3846원으로 허위 평가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같은 해 6월 30일 LIG 주식을 매매하면서 허위 평가한 주당 금액 3846원으로 대금을 지급한 것처럼 꾸민 혐의도 받고 있다. 이때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은 자신들의 계좌에서 양도인들의 계좌로 주식매매 대금을 보내 금융거래를 조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결과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 등 전·현직 임직원들은 2015년 7월 초쯤 LIG 주식매매가 LIG넥스원의 유가증권신고 3개월 전에 이뤄져 공모가 적용대상이 아닌 것처럼 꾸미기 위해 주주명부와 주권의 명의개서일(변경일)을 2015년 4월 7일로 앞당겨 작성한 혐의도 있다.
이들은 같은 해 8월쯤 LIG 주식매매계약서 작성일자와 주식평가보고서 작성일자를 거짓작성하는 등 양도가액과 양도시기를 조작해 증여세 919억9800여만원, 양도소득세 약 399억5100여만원, 증권거래세 10억여원 등 총 1329억5500여만원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는다.
올해 3월 서울지방국세청 고발을 바탕으로 수사에 착수한 검찰은 지난 9월 LIG넥스원 판교 사무실 등 총 4차례에 걸쳐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또 회사관계자 등 30여명을 상대로 60여차례에 걸쳐 조사를 벌였다.
검찰 관계자는 "포탈한 세금 전부가 분납되거나 보험증권으로 담보돼 이미 확보되고,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이 범행 당시 수감돼 있던 점을 고려해 두 사람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과 구 전 부사장은 2000억원대 사기성 기업어음(CP)을 발행한 혐의로 2012년 11월 기소돼 2017년 대법원에서 각각 징역 4년, 징역 3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LIG 측은 이날 "지분정리 과정에서 세법 해석의 차이로 알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법적 절차를 통해 구체적인 소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주식 양도 시점에서 의도성을 가지고 지시를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이에 대해 검찰 조사 과정에서 충분히 밝혔고, 향후 법적 절차를 통해 구체적인 소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IG넥스원과의 연관성은 지난 9월 8일에 밝혔듯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cle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