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인생 좌지우지 양심 가책 느껴 양심선언"
[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핵심 인물로 여권 정치인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정치인에게 돈을 준 적이 없다"고 거듭 진술했다. 특히 그는 조사과정에서 검찰의 회유가 있었다며 곧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김 전 회장은 16일 변호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전날 검찰 수사에서 지난 10월 옥중 입장문 취지와 같이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로부터 '강기정을 무조건 잡아라, 그러면 보석으로 나가'라는 등의 말을 들었다"며 "수사 과정에서도 검사가 '이렇게 되면 다 틀어지고, 입증이 안 되고 회장님과 제(검사)가 나중에 재판에 가면 공격을 받는다'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수원=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0.04.26 leehs@newspim.com |
그러면서 "검사가 제시하는 다른 참고인의 진술 등을 들으며, 기억이 없는데도 마치 기억이 되살아난 것처럼 틀어서 진술한 점이 있었다"며 "보석 부분과 관련해서도 '이강세씨의 경우 검찰 의견서가 50~60장 정도 작성됐지만, 회장님의 경우에는 대여섯 장 정도로 해보겠다'는 검사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양심선언을 했다며 곧 출범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진상을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다른 사람들(정치인들)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게 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옥중 입장문과 같이 팩트에 입각해 양심선언을 하게 됐다는 취지로 조사를 받은 것"이라며 "공수처가 조속한 시일 안에 (본인의) 인권이 유린된 점과, 지난 10개월간 진행된 여권 정치인 수사의 문제점 등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락현)는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 관련 수사를 위해 김 전 회장을 소환해 약 5시간 조사했다. 검찰이 김 전 회장의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한 건 지난 10월 김 전 회장이 자필 옥중 입장문을 공개한 뒤 이번이 세 번째다.
김 전 회장의 여권 정치인 로비 의혹에 연루된 인물은 김영춘 국회 사무총장,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수진 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열린우리당 부대변인 출신 김갑수 씨 등이다.
도주 중이던 김 전 회장은 지난 3월 20일 지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이 대표의 고려대 동문들을 통해 정치권에 로비를 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2억5000만원이라는 구체적인 액수도 언급됐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은 지난 10월 16일 옥중 자필 입장문을 통해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소재 술집에서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고, 이중 1명이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여권 정치인 로비와 관련해 진술을 번복했다. 김 전 회장은 "(검찰이) 여당 정치인들과 강기정 전 청와대 정무수석을 잡아주면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보고 후 조사가 끝나면 보석으로 재판을 받게 해주겠다고 했다"며 "검사가 바로 정치인 면담 시작 후 이틀 연속 본인 사건은 제외하고 정치인 사건만 조사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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