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78조원→214조3109억원
저성장·저금리 기조 영향
해외주식 직구 열풍도 한몫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해외주식 직구 열풍에 힘입어 해외투자펀드도 덩달아 인기를 누리고 있다. 펀드 규모만 이미 200조원을 넘어서는 등 해외주식에 재미가 들린 투자자들의 인기에 빠르게 몸집을 불리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선 투자금이 해외로 나가면서 국내 자본시장에는 활력을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공·사모 전체 해외투자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178조원이었으나 이달 24일 214조3109억원으로 35조8500억여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투자펀드 설정액은 지난 2014년 말 53조5천억원에서 지난해 180조원 수준으로 성장했으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직후 성장폭이 둔화됐다가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표=금융투자협회] |
해외투자펀드는 자산운용사가 국내 투자자들에게서 자금을 끌어모아 해외 주식과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특별자산 등에 운용자산의 60% 이상을 투자하는 펀드다.
모집 형태별로 살펴보면 사모형 해외투자펀드가 3076개 165조2025억원, 공모펀드가 1608개 39조4378억원 수준이다. 다만 사모펀드는 지난해 11월 기준 3310개에 달했으나 200여개 이상 줄었지만 설정액은 늘어나는 특성을 보였다. 그간 해외투자펀드는 통상 서민들보다는 자산가들이 주로 투자하는 경향을 나타냈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모 형태의 해외투자펀드도 그 수를 늘리며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공모형 해외투자펀드 수는 지난해 11월 1344개 38조454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24일 기준으로 1608개까지 늘어났다. 설정액은 1조3924억원 증가했다.
해외투자펀드 규모가 커지면서 공사모 해외투자펀드가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0%(29.8%)에 육박하는 상황이다. 이 비중은 설정액 기준 ▲지난 2014년 14.2% ▲2015년 말 15.3% ▲2016년 말 17.4% ▲2017년 말 22.2% ▲2018년 말 24.7%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처럼 해외투자펀드가 인기를 끄는 데는 장기간 저금리·저성장이 이어지면서 해외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해외주식 직구 열풍이 불면서 보다 쉽고 안전한 방법으로 해외투자에 나서려는 투심이 영향을 끼쳤다.
해외투자의 경우, 국내투자에 비해 정보 접근성이 낮아 직접투자를 하면 주가변동에 따른 리스크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환율 변동 리스크도 투자자가 직접 부담해야 하다 보니 전문가를 통해 해외투자에 나서면 리스크가 덜하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미국 대선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른 세계 증시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어 해외투자펀드 인기도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24일 미국 다우지수는 3만46.24로 전날 종가보다 1.5% 올라 사상 처음으로 3만선을 돌파했다. 스탠더드앤두푸어스(S&P)500지수는 3653.41로 1.6% 상승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1만2036.79로 1.3% 뛰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 주식 등으로 재미를 본 국내 투자자들이 부동산이나 채권 등을 아울러 투자하는 해외투자펀드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특히 테슬라, 애플, 아마존 등 주식직구에서 인기가 많은 종목을 담은 해외 주식형 펀드의 성장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