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채널 '안박싱', 안철수·김세연 대담 공개
"文 정부, '민주주의 위기'·부끄러움' 몰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김세현 전 국민의힘 의원이 현 정권을 비판하면서도 보수에게는 혁신이 필요하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안박싱'에 곤개한 '안철수X김세연 혁신 토크 1편·야권 혁신 위해 함께한다'는 영상을 통해 지난 17일 국민의당 당사에서 진행한 김 전 의원과의 대담을 공개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사진=안박싱 캡쳐] |
안 대표와 김 전 의원은 먼저 문재인 정부를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은 촛불혁명이라고 하는 국민적 여망을 담아서 출범한 정부임에도 이후에 보인 행태는 그 이전 정부와 방식이 다를 수 있을지 몰라도 본질이 과연 다른가에 대한 의문을 낳게 하고 있다"며 "민주주의가 실제로 더 건강해지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이 별로 없는 상태"라고 지적했다.
안 대표는 "제가 존경하는 어르신이 총선이 지나고 기대를 하셨다고 한다. 180석이면 지금까지 어려웠던 장기적인 개혁 과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것 아닌가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데 두 달밖에 걸리지 않았다"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는게 맞는 것 같다"고 동조했다.
그는 이어 "이 정권의 특징 중 하나는 생각이 다른 사람이 아니고 생각이 틀린 사람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자신들과 생각을 같게 만드려고 시도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들은 적으로 돌린다"며 "그 일환으로 삼권분립을 무력화시키고 있다"고 꼬집었다.
김 전 의원 역시 "보수 정권에서는 여러가지 국민적으로 많이 갖고 있는 인식들, 그로 인한 최소한의 양심에서 우러나는 부분이 있었는지 몰라도 이렇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큰 소리를 치지는 않았다"고 일갈했다.
이에 안 대표는 "한 마디로 부끄럼움을 모르는 것"이라고 동조했다. 그러면서 "사실 부동산 정책을 봐도 3년 반 만에 23번의 정책을 냈다는 것 자체가 실패라는 증거"라며 "그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정책이 실패했다는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자를 바꿔야 하는데, 두 가지 조치 없이 24번째 정책을 발표한다면 지금 상황은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김세연 전 국민의힘 의원. [사진=안박싱 캡쳐] |
안 대표와 김 전 의원은 야권의 혁신에도 공감대를 이뤘다. 안 대표는 "현재 여야 대결구도가 호감 대 비호감, 신사 대 꼰대, 민주 대 적폐 구도로 유지되는 한 (야권은 여권을) 이길 수 없다"며 "한 방에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양한 분야에서 열심히 일해서 차곡차곡 쌓여 가면 어느 순간 이미지와 대결 구도가 바뀌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기후위기와 불평등의 심화 등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선 전통적 보수정당 이념에서 훨씬 확장해 생태주의, 페미니즘까지도 포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근본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러면서도 "기존 보수정당 주류에선 격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일텐데, 이런 대목에서 보면 아직 갈 길이 멀고 지금이 몰락의 끝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경고했다.
안 대표는 야권 혁신을 위한 10대 과제와 함께 '야권 혁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최근 김무성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더 좋은 세상으로(마포포럼)에서 야권 혁신 플랫폼의 첫 과제로 '혁신비전 경쟁을 위한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했다.
김 전 의원은 안 대표가 제안한 야권 혁신 플랫폼에 대해 "국민의 삶으로부터 멀여져 있다고 보여지는 정치가 국민의 삶에 가까이 다가가 현실적인 문제를 풀어주는 협력자, 친구와 같은 대상이 되기 위한 경쟁을 하자는 취지로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안 대표는 김 전 의원의 의견에 동의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치에 관심이 없는데, 정치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제1야당에 대한 호감이 없다"며 "제1야당 만으로 정부·여당을 견제하거나, 선거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면 야권 전체가 힘을 합쳐야 겨우 비등비등한 정도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1야당 뿐 아니라 중도, 합리적인 개혁을 바라는 진보까지 함께하는 틀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로 치열하게 의견을 나누고, 경쟁하고, 합의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바뀐 모습이 보일 것이다. 선거승리나 경선은 그 다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원은 "충분히 합리적인 대화가 가능한 정치인들이나 정당들이 출현했다고 본다"며 "혁신과 협력을 하기 위한 큰 플랫폼을 만들어서, 당을 억지로 합치는 거솝다 대화의 플랫폼, 협력의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정치를 위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