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지난달까지 공격적으로 테슬라와 애플 등 미국 주식을 사들였던 이른바 '서학개미'가 이달 들어 지난달의 절반 수준으로 매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한국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금액은 10월 들어 지난 23일까지 58억1622만달러(6조5519억원)로 지난 9월 127억9984만달러(14조4190억원)의 절반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올들어 월별 미국 주식 매수금액은 3월부터 6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 6월은 88억4127만달러, 7월 92억7474만달러, 8월 89억1404만달러로, 이달 매수 금액은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월가 [사진=블룸버그] |
최근 한달간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매수 결제한 미국 주식은 △테슬라 △애플 △아마존 △엔비디아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QQQ(ProShares UltraPro QQQ) 등이다.
이는 올해 들어 국내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올들어 현재까지 국내투자자는 △테슬라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관심을 보이는 이들 종목이 대부분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기술주다. 나스닥 지수는 3월 폭락 이후 8월말까지 줄곧 급등하다 9월 들어 급락했다. 9월 말부터 소폭 반등했으나 10월 들어 다시 하락했다.
지난 9월 나스닥지수가 급락했을때 국내투자자는 올들어 가장 많은 금액을 미국 주식에 베팅했다. 그러나 10월 들어 지수가 다시 하락하자 공격적인 베팅을 멈추고 관망세에 들어선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락하고 있는 점도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투자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지난 8월 월평균 환율은 1186원이었으나 지난 27일 환율은 1125.5원으로 5.10% 감소했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해외 주식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떠안게 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해외주식 투자열풍은 앞으로도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8월말 기준 개인투자자 해외주식 잔고의 평가손익은 3조4000억원으로 지난 2018년 말 1000억원에서 크게 증가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나스닥지수가 박스권에 갇히고 환율도 국내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움직이면서 지난 9월과 같은 공격적 매수는 주춤한 상태"라며 "다만 해외주식 투자로 이익을 본 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해외주식에 대한 관심은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goe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