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 3명 접대·1명은 라임 수사팀 합류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등에 수억원 로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라임자산운용(라임) 사태 배후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현직 검사를 상대로 술접대를 했으며 라임 수사팀에 접대받은 검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봉현 전 회장은 또 여당 정치인뿐만 아니라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도 금품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16일 변호인을 통해 옥중 자필 입장문을 내고 검사 출신 A변호사를 통해 현직 검사 3명을 접대했으며, 이중 1명은 서울남부지검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고 폭로했다.
김 전 회장은 "A변호사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사건 담당 주임검사로 승승장구하던 우병우 사단 실세"라며 "2019년 7월경 청담동 소재 룸살롱에서 A변호사와 검사 3명에게 1000만원 상당 술접대를 했다"고 전했다. 이어 "검사 1명은 얼마 후 라임 수사팀에 합류했다"며 "술 접대자리에 있던 검사가 (라임 사태) 수사 책임자였다"고 했다.
김 전 회장은 "(체포된) 지난 4월 23일 A변호사가 경찰서 유치장을 방문해 '조사를 받을 때 A변호사와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를 꺼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5월 초 면담에서 A변호사는 "남부지검 라임 사건 책임자와 얘기 끝났다. 여당 정치인들과 청와대 강기정 수석 잡아주면 윤석열 보고 후 조사 끝나고 보석으로 재판받게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김 전 회장은 전했다. 이 제안에 협조하지 않으면 자신에 대한 공소 금액을 높여서 구형 20~30년을 준다고 A변호사가 협박했다고도 김 전 회장은 덧붙였다.
[수원=뉴스핌] 이형석 기자 = 1조6000억원대 환매중단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 의혹의 몸통으로 지목된 김봉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지난 4월 26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대기장소인 수원남부경찰서로 들어서고 있다. 2020.04.26 leehs@newspim.com |
김 전 회장은 야당 유력 정치인을 상대로도 로비를 했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한 후 실제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과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가 이뤄졌다"고 했다.
이어 "(검찰) 면담 시 얘기했음에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았고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며 "당초 민주당 의원 500만원 관련 두명은 소액이라서 수사 진행을 안 한다고 했다가 (검찰)총장이 전체주의 발표 후 당일부터 수사 방향을 급선회한 후 두 사람도 수사를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김 전 회장은 외부에 자신의 입장을 밝힌 배경과 관련해 검찰개혁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처음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건 등을 보면서 모든 걸 부인한다고 분노했는데 내가 직접 당사자가 돼 언론의 묻지마, 카더라식 토끼몰이와 검찰의 퍼즐조각 맞추듯 하는 짜맞추기식 수사를 직접 경험하면서 검찰개혁은 분명히 이뤄져야 한다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태를 지켜보면서 내 사건을 지켜보는 것 같다는 생각에 모든 사실을 알리기로 결심했다"고 부연했다.
끝으로 그는 자신이 라임 전주(錢主)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본인은 라임 전주이거나 몸통이 절대 아니다"라며 "검찰에서 검사들도 날 피해자라고 아쉽다고 칭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실제 라임 펀드 부실 사태 직접적인 원인이고 실제 몸통들은 현재 해외 도피이거나 국내 도주중"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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