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통 "검열그룹·규찰대도 조직…단속 시 사상개조 실시"
[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당국이 최근 주민들을 대상으로 '청바지 단속'에 나섰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른바 '자본주의 퇴폐문화'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양강도의 한 주민 소식통은 "본래 청바지(진바지)를 입고 다는 것을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근래에는 단속이 뜸했었다"며 "이에 주민들 사이에서 청바지 차림을 하고 다니는 사람이 늘어나자 최근 당국에서 이를 단속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각 지역 사법기관과 청년동맹기관들에서 검열그룹과 규찰대를 조직해 청바지 착용자에 대한 단속을 진행하고 있다"며 "청바지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제일 인기 있고 선호하는 품목으로 되면서 전문적으로 청바지를 만들거나 중국에서 밀수로 들여와 판매하는 상인들이 생겨날 정도"라고 설명했다.
[평양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북한 수도 평양 거리의 마스크 쓴 시민들. |
그는 그러면서 "청바지를 자본주의 퇴폐문화의 상징으로 규정한 중앙 당국에서 단속을 지시한 것"이라며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청바지를 만들어 팔거나 입고 다니는 현상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특별 대책을 세울 데 대해 지시했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당국은 모든 기관 기업소와 대학, 학교들에서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사람에 대해서는 '사상개조'도 실시한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요즘 거리에 나가면 곳곳에 규찰대가 청바지를 입고 다니는 대상들을 단속하는 한편 검열그룹은 지역을 돌면서 청바지를 제조하거나 밀매하는 주민을 단속해 해당기관에 넘기고 있다"면서 "회수한 청바지들은 해당기관들에서 즉시 소각처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아울러 "주민들 사이에서는 당국의 심한 단속을 두고 '바지에 무슨 사상이 있다고 이렇게까지 요란하게 단속하고 처벌하느냐'며 당국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북한에는 자본주의적 문화를 지칭하는 '황색바람'이라는 말이 있다. 북한 당국은 북한식 사회주의 체제 유지에 큰 위협요소가 된다는 판단 하에 황색바람 유입을 철저히 차단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주민들을 감시하고 적발 시 강도 높은 처벌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oh@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