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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석중의 세상엿보기] 청년들, 문재인 정부에 다시 '공정(公正)'을 묻다

기사입력 : 2020년06월26일 10:54

최종수정 : 2020년06월26일 11:39

[서울=뉴스핌] 인천국제공항공사 비정규직 1902명의 정규직 전환 후폭풍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 2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른 '공기업 비정규직의 정규화 그만해주십시오'란 청원은 하루새 청와대 답변 요건인 20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었다. 26일 오전 현재 24만명이 공감할 정도로 청년들의 분노는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청원자는 "노력하는 이들의 자리를 뺏게 해주는 게 평등입니까?"라며 물은 후 "이건 평등이 아닙니다. 역차별이고 청년들에게 더 큰 불행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화들짝 놀란 모습이다. 지난해 9월 조국 사태 때 20,30대 청년들의 지지이탈 현상을 봤던 터라 이번 사태의 확산을 막기 위해 조기 진화에 나섰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24,25일 이틀 연속 방송에 출연해 해명했지만, 오히려 기름을 끼얹은 꼴이 됐다. 민주당도 비공개회의에서 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성난 청년들을 잠재우기는 쉽지 않을 듯 하다.
'지금 정부는 기회는 문죄인스럽게, 과정은 조국스럽게, 결과 윤미향스럽게 실천하고 있다'는 인터넷 댓글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청년들의 불만이 켜켜히 쌓여 있음을 보여준다.

2020.06.26 julyn11@newspim.com

◆ 문 대통령이 쏘아 올린 정규직 논란의 불씨
문재인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후 첫 외부행사로 지난 2017년 5월 12일 인천공항공사를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를 약속했다. 구직난에 힘들어했던 20대 취업 준비생들은 환호했고, 수많은 취준생들이 공공부문 취업의 꿈을 키워왔다.

당시 정규직 1400여명에 비정규직 1만여명이었던 인천공항공사는 지난 3년간 비정규직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시켰으나 '무늬만 정규직'이란 비난을 받았다. 이에 이달 말로 계약이 종료되는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을 '청원경찰'로 공사가 직접 고용키로 한 것. 이 결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까지 더해지고 있다.

결국 이 결정이 도화선이 됐다. 청원자는 "비정규직 철폐 공약이 앞으로 비정규직 전형을 없애 채용하겠다든지, 해당 직렬의 자회사 정규직인 줄 알았다"면서 "이번 인천국제공항 전환은 정말 충격적"이라고 토로했다. 취업준비생들의 인터넷 카페에는 "노력하는 사람들의 자리 뺏는 게 평등이냐", "이럴 거면 노량진 컵밥 왜 먹었나"라는 등의 댓글이 빗발쳤다.

'사법시험준비생모임'은 이번 결정이 취업준비생 등 일부 집단의 고용상 평등권을 침해하는 행위라며 구본환 공사 사장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25일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이번 직접 고용 결정은 기존 정규직 직원들과 취업준비생, 2017년 5월 이후 입사해 공개경쟁 채용을 거쳐야 하는 보안 검색 직원에 대해 고용상 평등권을 침해하는 차별행위"라고 주장했다.
인터넷에 오르는 내용 중 '정규직으로 전환하면 연봉이 5000만원이 된다'는 등 사실이 아닌 것도 있다. 일반 사무직과 구별되는 특수직 업무이기도 하다.

그러나 청와대와 공사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청년들은 '문제가 뭔지 제대로 알고 있기는 한 것인가'라는 냉소적인 반응이다. 문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이 아니라 특정인들에게 특혜를 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 정규직화 조치가 원칙이 없고 과정도 공정하지 않아 문 대통령이 말한 '기회의 평등'과 '(채용) 과정의 공정'과 배치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조국 사태는 아빠 찬스, 인국공 사태는 문빠 찬스"라는 댓글이 지금 그들의 심정이다.

◆ 4분 5열된 공사 직원들....이젠 '을들의 전쟁(?)'
인천공항공사에 근무하는 직원들 간의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정규직 노조는 25일 '대한민국의 평등·공정·정의 가치가 훼손됐다'는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노조는 "인천공항은 '보안검색원은 자회사 정규직으로 임시 전환한다'는 노사 간 합의를 일방적으로 어겼다"고 지적했다. 인천공항은 특수경비원을 직접 고용할 수 없다는 관련 법 때문에 지난 2월 '검색원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추후 법 개정 뒤 직접 고용하겠다'고 노조와 합의했다는 것. 공사 정규직 노조는 "국민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헌법소원 등 총력 투쟁에 나서겠다고 한다.

보안검색원들도 노조가 4개로 쪼개지는 등 입사 연도에 따라 의견이 제각각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선언한 2017년 5월 12일을 기준으로 정규직 전환 방식을 차등화 하겠다는 공사의 방침 때문이다. 별도의 채용 절차를 거쳐야 하는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전체의 약 40%)들은 회사를 상대로 총투쟁을 선언하고 나섰다.
이보다 앞서 자회사 소속으로 정규직이 된 공항 직원들의 상대적 박탈감도 나타나면서 감정 대립 양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그 이후가 더 문제다
문 대통령의 '비정규직 제로시대' 선언 이후 3년여 만에 공공부문의 정규직화는 그야말로 가열차게 진행됐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 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올들어 1분기에만 9000명 가까이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등 지난 2017년 이후 3년 만에 363개 공공기관에서 9만1000여명이 정규직이 됐다. 전체 임직원의 21.8%에 달하는 규모다. 당장 인천공항공사에서는 이달말로 비정규직은 사라진다. 앞으로 다른 공기업에도 '비정규직 제로' 압박은 거세질 것이고, 민간기업으로 압박 범위는 더 넓혀질 것이다.

황덕순 수석은 "취준생과 이번 인국공 정규직 전환과는 무관하다"며 오히려 취준생들에게는 일자리가 늘어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철도공사만 봐도 역무/승무가 사무영업으로 들어오며 사무영업 티오가 확연히 줄었습니다. 이게 과연 청년들에게 피해를 주지않고 모두가 잘 사는 정책일까요. 무분별한 비정규직의 정규화 당장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는 청원자의 글은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실제로 비정규직 문제는 무조건 정규직화 한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업무의 특성상 비정규직으로 유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점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및 처우의 과도한 격차를 줄이고 근무환경을 개선하는 게 오히려 더 현실적이다.

비정규직이 없어지는 공사의 앞날도 걱정이다. 신입사원 연봉이 4365만원인 인천공항공사는 취준생들이 3년 연속 가장 선호하는 공기업으로 꼽을 정도로, '꿈의 직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3000억원 정도의 적자가 예상되는 등 앞날은 밝지 않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된다고 해도 과거처럼 해외여행객이 폭발적으로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고, 공항 이용객 감소로 보안 검색 수요도 그만큼 줄어들 게 뻔하다. 수입 감소가 예상되는 데도 경영상태의 구조적 불안요인이 될 수 밖에 없는 과도한 정규직화를 선택한 공사의 결정은 어리석다.
julyn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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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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