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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올 하반기 국산 치료제 만든다더니…부광·엔지켐 코로나 임상 10명도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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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환자 부광약품 6명·엔지켐 2명 그쳐…임상 대상자 수 부족 영향
임상 13건 중 '렘데시비르'만 모집 완료…정부 승인 등서 지체 지적도

[서울=뉴스핌] 박다영 기자 =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의 임상 2상 참가자가 모두 합해 8명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목표 대상자 수의 10분의 1에도 못 미친 수치다. 임상시험 대상에 해당하는 환자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인데 올 하반기 국산 코로나19 치료제를 확보하겠다는 목표 달성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22 관련 업계에 따르면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2상 대상 환자를 각각 6명, 2명 등록했다. 신풍제약은 일부 임상시험 참여 기관이 대상자 등록도 시작하지 않은 상태다.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에 나선 국내 기업은 부광약품·엔지켐생명과학·신풍제약·종근당 등 4곳이다. 4개 업체는 이미 임상시험을 거쳐 시장에 판매되고 있거나 임상 중인 치료제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하는 약물 재창출 방식으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임상 1상 데이터로 안전성을 입증한 것으로 보고 바로 임상 2상 승인을 받았다.

임상에 걸리는 시간이 단축되기 때문에 정부는 약물 재창출 연구를 코로나19 치료제 전략 품목으로 삼아 올 하반기까지 국산 치료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집중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성남=뉴스핌] 윤창빈 기자 =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한국파스퇴르연구소에서 연구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2020.02.28 pangbin@newspim.com

지난 4월 국내 업체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 승인을 받은 부광약품은 오는 8월 종료를 목표로 중등증 코로나19 환자 60명 대상 B형간염 바이러스 치료제 '레보비르'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다. 뉴스핌 취재 결과, 현재 60명 중 단 6명만 임상 대상자로 등록해 투약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광약품의 임상 2상은 말라리아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임상 연구자들은 최근 미국에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부작용과 코로나19 치료효과가 논란으로 불거지자 환자들이 임상 등록을 꺼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의 긴급사용을 취소했다.

레보비르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 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A교수는 "레보비르 임상 2상은 참가자마다 어떤 약물을 투약하는지 아는 오픈 임상인데도 하이드록시클로로퀸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 때문에 등록이 저조한 상황이라 본격적으로 진행 중이라 보기는 어렵다"라고 말했다.

엔지켐생명과학은 백혈병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후보물질 'EC-18'을 경증 코로나19로 인해 폐렴이 발생한 환자 60명에 투여하는 임상 2상을 실시하고 있다. 예상 종료 시점은 2022년 5월이다. 이날 현재 엔지켐생명과학의 임상 2상에 등록한 환자는 2명이다.

엔지켐생명과학 관계자는 "최근 인천 등 수도권 중심으로 코로나19 환자가 늘고 있어 환자 등록을 확대하기 위해 기존 충북대병원 외에 인천의료원과 인하대병원을 임상시험 실시기관으로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제약사 중 유일하게 경증 환자도 임상시험 대상자에 포함하는 신풍제약은 자체개발한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경증 또는 중등증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내년 6월까지 임상 2상을 진행한다. 애초 116명이었던 대상자를 40명 줄였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신풍제약의 임상시험 진행 단계는 '승인 완료'다. 부광약품과 엔지켐생명과학의 임상 진행 단계는 '모집중'으로 표기돼 있다.

피라맥스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 참여하고 있는 B교수는 "아직 환자 등록 전 단계로 임상을 준비 중이며 시작하지는 않은 상황이다"면서 "피라맥스 임상 실시 기관은 전부 비슷한 상황으로 현재 환자를 모집하지는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피라맥스의 임상을 진행하는 기관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경북대병원,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등이다.

가장 최근 코로나19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종근당도 환자 모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종근당은 혈액항응고제 및 급성췌장염 치료제 '나파벨탄'에 대해 코로나19 중증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임상 2상을 승인받았다. 이 임상시험은 오는 7월부터 시작해 2023년 6월 종료하는 것이 목표다.

나파벨탄 임상 대상자인 중증 환자는 체내 산소포화도가 떨어져 산소 공급이 필요한 환자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중 중증 환자는 지난 21일 기준 종근당 임상 2상 대상자의 5분의 1이 되지 않는 규모로, 총 17명이다. 중증 환자수는 지난 한 달간 20명대를 넘어서지 않았다. 임상 시험에서는 해당 약물의 치료 효과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다른 처치를 받아온 환자는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나파벨탄의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에는 다음 달부터 발생하는 신규 중증 환자만 참가자로 등록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사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임상시험에 참여하는 C교수는 "신천지 대구 교회 관련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지난 2~3월 대비 환자 수가 줄고 있는 데다가 환자들은 주로 경증인데 임상 대상시험은 중증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계된 경우가 많아 환자 수 모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라고 말했다.

이에 의료계에서는 대구경북지역을 중심으로 환자가 급증했을 때 임상시험이 속도감 있게 승인을 받고 진행됐으면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이 흘러나온다.

코로나19 임상을 진행 중인 한 병원 관계자는 "약물에 대한 연구나 임상시험 긴급 승인 등 이전 과정에서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며 "환자 수가 부족해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이라도 치료제 임상이 순항하기 위해서는 임상시험과 관련해 변화된 상황에 대해서 정부 당국이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한 대학병원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치료제가 나오기에는 환자 증가세 피크가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며 "제약사들도 국내에서만 임상을 할 것이 아니라 해외로도 눈을 돌려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도 이런 부분을 준비하는 곳들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언급했다.

한편 식약처로부터 승인받은 국내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은 총 13건이다. 이 중 환자 모집을 완료한 임상시험은 길리어드사이언스의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 관련 3건 뿐이다. 렘데시비르의 국내 임상 3건에서 목표 대상자수는 총 318명이었다.

코로나19 임상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수는 "치료제를 올해 안에 만들면 좋겠지만, 당장 만들지 못하더라도 꼭 필요하다. 코로나19 2차 유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치료제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 환자 수가 적다고 치료제 개발을 포기하거나 미뤄서는 안 되고 조금씩이라도 해당되는 환자들에 대해 임상이 진척되도록 진행해야 한다. 앞으로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allzer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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