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경영권 대물림 안한다 '이재용 선언'…경영·지배 분리 도화선 될까

기사입력 : 2020년05월07일 13:36

최종수정 : 2020년05월07일 13:36

이재용 부회장 과거와 다른 '새 경영비전 제시' 평가
대물림 안한다 선언에..기업들 경영-지배 분리 '불씨'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쉼없이 앞으로 나아가야하는 삼성을 위해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경영비전을 제시했다고 봐야겠죠. 특히 소유(지배)와 경영에 대한 문제는 이제 많은 기업들이 고민해야될 현안이 됐다고 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의 지난 6일 대국민 입장발표를 생중계로 지켜봤다는 한 대기업 고위 관계자는 "기업 구성원의 입장에서 보자면 삼성 총수의 어깨가 얼마나 무거운지 잘 느껴진 발표였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승계와 관련한 뇌물혐의 재판을 의식한 사과표명 정도를 예상했었다는 이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과 국민들에게 더 높은 수준의 약속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이들에게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는 깜짝 발언에서는 '올 것이 왔다'라며 머리를 쳤다고도 표현했다.

7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입장발표를 지켜본 여러 대기업 관계자의 견해는 대체로 우호적이다. 특히 경영권 승계에 대한 이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를 지켜보며 놀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및 노동조합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0.05.06 dlsgur9757@newspim.com

이와 관련해 한 대기업 관계자는 "총수로서 삼성의 미래를 위한 진지한 고민과 과거의 관행을 개선하려는 진정성이 보였다"라고 평했고, 또다른 관계자는 "자신의 자녀에게 무거운 책임을 물려주기보다는 꽃길만 걷길 바라는 아버지로서의 인간미를 느꼈다"고도 했다.

사실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고민은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 사건 초기부터 엿볼 수 있다. 단순히 고초를 겪고 있는 자신의 신세한탄이 아니라 삼성의 미래를 위한 고민이 이때부터 시작됐던 셈이다. 그는 2017년 12월 국회의 최순실 국정조사에 출석해 "저보다 경영을 잘 하시는 분이 있다면 언제든 경영을 맡길 용의가 있다"고 말한바 있다.

이번 입장발표에서도 그는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셔와야 한다"며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다시한번 소신을 밝혔다.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은 입장발표에서 "오래전부터 마음 속에 두고 있었지만 외부에 밝히는 것은 주저해 왔다"고 했다. 말하기 어려운 다양한 이유들은 미뤄 짐작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처럼 이 부회장의 깜짝 선언을 두고 총수경영을 이어온 많은 기업들의 고민은 깊어지게 됐다. 이 부회장이 이른바 경영과 지배의 분리 문제에 불씨를 당긴 셈. 현대차, SK, LG, 한화, 한진, CJ 등 주요그룹 대부분이 3~4세로 이어지는 경영승계의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지배와 경영의 분리를 강제할 사안은 아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 일각에서 경영승계와 총수경영을 두고 '부의 세습', '경제의 악'이라며 곱지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으나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총수경영이든 전문경영이든 기업의 경영체제에 정답은 없다.

특히 총수일가의 경영승계를 놓고 무조건 '묻지마식 승계'로 바라보는 것 또한 잘못된 것이다. 기업가 정신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기업가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재계의 불만이 터져나왔던 이유이기도 하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다목적홀에 입장하고 있다. 2020.05.06 dlsgur9757@newspim.com

경영권 대물림을 하지 않겠다는 이 부회장의 선언은 당장 어떤 결과물로 나올 문제는 아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향후 삼성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로열패밀리가 소유는 하지만 경영은 하지 않는 구조나 총수경영은 이루어지지만 지배력은 재단 등에 내놓는 방식으로 경영권 유지가 점차 변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이미 유럽을 중심으로 이런 형태의 지배와 경영의 분리 방식은 이루어지고 있다. 단적으로 350년이 넘은 독일의 글로벌 제약·석유화학기업 머크그룹은 경영을 전문경영인에게 맡기고 로열패밀리는 '파트너위원회'를 통해 그룹을 소유하는 한편 경영을 관리, 감독하는 구조다.

또한 스웨덴 경제의 한 축을 맡고 있는 발렌베리그룹도 발렌베리의 후계자들이 기업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지 않고 4개의 공익재단에 들어가 있다. 발렌베리 가문의 지배력은 유지되지만 이들은 재단이나 기업에 재직하며 급여를 받는 구조다. 재단은 이익 중 80% 이상을 법인세나 공익사업 기부에 사용하면서 사실상 소유는 사회에 돌려주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의 상속세법 등 법테두리에서 보자면 오너일가가 부의 유지와 경영권 모두를 온전히 후대에 걸쳐 이어가기는 어려운 구조"라면서 "존경받는 기업과 로열패밀리로 거듭나는 출발은 이미 시작됐다. 이재용 부회장이 꿈꾸는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지켜보자"고 했다. 

ikh6658@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서부지법 난동' 4명 오늘 선고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지난 1월 서울서부지법 난동 사태 당시 언론사 취재진을 폭행하거나, 법원에 난입하는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들에 대한 법원의 선고가 16일 내려진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재판장 김우현)는 이날 오전 10시 우 모 씨 등 4명의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 1월 19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 청사 유리창과 벽면이 파손되어 있다. 이날 윤석열 대통령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부려 경찰이 강제진압에 나섰다. [사진=뉴스핌 DB] 우 씨는 지난 1월18일 서부지법에서 취재 중이던 MBC 취재진에게 가방을 휘둘러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혐의를 받는다. 남 모 씨와 이 모 씨는 시위대를 법원 밖으로 이동시키려던 경찰을 폭행한 혐의(공무집행방해 등)를 받는다. 안 모 씨는 서부지법 경내에 들어간 혐의(건조물침입)다. 지난 30일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 씨, 남 씨, 이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안 씨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모두 죄를 반성하며 선처를 호소했다. 앞서 '서부지법 난동' 첫 판결이 나온 지난 14일, 서부지법 형사6단독 김진성 판사는 특수건조물침입 등 혐의를 받는 김 모 씨와 소 모 씨에게 징역 1년 6개월과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chogiza@newspim.com 2025-05-16 07:26
사진
사직 전공의 복귀 수요조사 마무리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대한수련병원협의회가 정부에 전공의 복귀를 위한 '5월 추가 모집'을 공식 건의할 예정이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수련병원 단체인 대한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희망 여부를 조사한 설문 결과를 마무리했다.  복지부는 지난 7일 이달 중 복귀를 원하는 사진전공의를 대상으로 복귀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 수련은 3월과 9월에 각각 상·하반기 일정을 게시한다. 만일 사직전공의가 하반기 모집에 맞춰 복귀하면 다음 해 2월에 실시되는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없다. 이에 일부 사직 전공의들이 복귀할 방안을 요구했고, 복지부가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복귀 의사가 확인돼야 추가 모집을 검토하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정부가 복귀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사직 전공의를 대상으로 추가 모집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진은 6일 서울시내 한 대학병원의 의료진 모습. 2025.02.06 yooksa@newspim.com 이에 따라 수련병원협의회는 사직 전공의 복귀 의사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에 참여한 전공의 중 절반가량은 '조건부 복귀'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5월 복귀 시 수련 인정,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재논의, 제대 후 복귀 보장 등을 조건으로 내세웠다. 아직까지 실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미미한 수준이다. 앞서 대한의학회가 시행한 설문 조사에서 복귀 의사를 밝힌 사직 전공의는 300명에 불과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국 수련 병원에서 근무 중인 전공의는 올해 3월 기준 1672명으로 지난해 전공의 집단 사직 이전 1만3531명 대비 12.4% 수준이다. 전공의 사직 이전의 50%(6765명)까지 돌아오려면 최소 5093명이 돌아와야 한다. 익명을 요청한 한 사직 전공의는 "바뀐 게 없는데 복귀하겠느냐"며 "복귀하지 않겠다는 전공의가 대부분"이라고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복지부는 의료 단체들의 설문 조사 결과를 받은 후 추가 모집 결정을 구체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다만 복귀 마지노선이 5월인 점을 감안해 조속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오늘 오후 기준 전달 받은 설문 결과는 없다"며 "설문 조사 결과를 받게 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5-05-14 17:1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