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아시아에서 코로나19(COVID-19)가 확산되는 양상을 지켜본 후 코로나19가 유입되기 시작했던 유럽에서 초기 대응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리나라처럼 적극적 검사를 중점으로 선제적 대응에 나선 독일은 사망자가 상대적으로 적고 이제 확산세도 조금씩 누그러지고 있는 반면, 초기에 집단면역 전략을 택했던 영국은 여전히 확산세가 잡히지 않은 채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독일 작센주 드레스덴에 코로나19(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해 부분 봉쇄령이 내려진 가운데 기마경찰이 도시를 순찰하고 있다. 2020.03.24 [사진=로이터 뉴스핌] |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시스템사이언스·엔지니어링 센터(CSSE) 코로나19 상황판에 따르면 한국시간 13일 오후 4시 34분 현재 누적 확진자 수는 독일이 12만7854명으로 세계 다섯 번째, 영국이 8만5208명으로 세계 여섯 번째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사망자는 영국이 1만629명으로 독일의 3022명보다 훨씬 많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3일(현지시간) 유럽 내 코로나19 확산의 기점이 이탈리아와 스페인으로부터 영국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영국의 코로나19 치명률이 곧 유럽 내에서 제일 높은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유럽 인구 1, 2위 국가인 독일과 영국은 비슷한 시기에 유입되기 시작한 코로나19에 대해 완전히 상반되는 초기 대응 전략을 취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정부는 3월 둘째주에만 해도 고령층에만 외출을 자제하라고 당부하고 학교와 식당, 공공시설을 정상적으로 운영했다. 건강한 사람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면역을 갖추게 하는 방식으로 '집단면역'을 형성한다는 전략이었다.
하지만 불과 며칠 새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자 봉쇄령 등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나섰다.
반면 지난달 11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 인구의 60~70%가 감염될 수 있다는 무서운 경고를 던지면서도, 이는 전염병에 굴복하겠다는 메시지가 아니라 시간 싸움에 대비해야 한다는 다짐이자 협력 촉구의 메시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인터넷 매체 버즈피드에 따르면,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후 약 3개월 간 독일은 130만건 이상의 검사를 실시했고 확진자의 이동 경로 추적을 중심 전략으로 삼았다. 반면 영국의 검사 건수는 3만5000건을 밑돌았고 영국 당국은 확진자의 이동 경로를 적극적으로 추적하려는 노력을 포기했다.
WP는 상황이 심각해지자 존슨 총리는 전시 분위기를 조장하며 갑작스레 위기 의식을 고조시킨 반면, 독일 지도자들은 침착하고 현실적인 태도를 유지했다고 평가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부활절 일요일에 "전염병은 전쟁이 아니다"라며 인내심과 다른 국가와의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전염병은 국가 대 국가, 병사 대 병사의 싸움이 아니다. 이는 인류에 대한 시험"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 피카딜리 서커스의 전광판에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메시지가 걸렸다. 2020.04.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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