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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홍준표, 대구 수성을 무소속 출마 선언 "당 굴레 벗고 고향 정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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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기자회견
"협잡 공천에 잠시 당을 떠나 시민후보로 섰다"

[서울=뉴스핌] 김승현 기자 =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4·15 총선 대구 수성을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 출마를 고집했던 그는 미래통합당에서 컷오프(공천배제)된 후 탈당 후 대구에서 무소속 출마를 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는 이날 오후 대구 수성못 이상화 시비 앞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대구의 존엄과 영광, 번영을 위해 분골쇄신(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하겠다"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지난 25년간 몸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한다"며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잘못된 협잡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한다"고 무소속 출마 이유를 밝혔다.

그는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구시민 여러분만 믿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 왔다"며 "무소속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이 추천한 시민공천 후보로서 당당히 여러분들 앞에 서겠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7일 대구 수성못에서 수성을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사진=유튜브 채널 홍카TV 캡쳐]

다음은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출마선언문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수성을 유권자 여러분,

저는 지난 25년간 몸 담았던 정당을 떠나
대구 수성구을 지역구에서 출마하고자 합니다.

한 번도 당을 떠난 적이 없는 저로서는
잘못된 협잡공천과 대선 경쟁자 쳐내기라는
일부 세력의 불순한 음모 때문에
잠시 당을 떠나 광야로 나가고자 합니다.

공천관리위원회가 저지른
협잡공천의 불공정과 불의를
바로 잡아달라고 황교안 대표에게 요청했지만,
황대표는 이를 거부했습니다.

이제 홍준표의 길을 가겠습니다.
지금부터는 오직 홍준표의 시간입니다.

저는 마지막 정치를 고향에서 하고
싶다는 소박한 꿈이 있었습니다.

그 소원은 단지 바람으로 끝났고
이제 마지막으로 이번 총선에 임하면서
저를 키워준 고향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려 합니다.

저는 협잡·기망 공천의 희생양이 되어
지금 광야에 나홀로 서 있습니다.

저 홍준표를 살려줄 곳은
오직 내 고향 대구 뿐이라는 절박한 심정으로
대구시민 여러분만 믿고
낙동강을 거슬러 올라 왔습니다.

무소속이 아니라
시민 여러분이 추천한 '시민공천 후보'로서
당당히 여러분들 앞에 서겠습니다.

고향은 늘 따스한 어머니의 품입니다.
힘들고 지친 자식이 돌아와
새롭게 몸을 추스르는 그런 곳입니다.

이번 선거 출마를 위해
무려 3번이나 이삿짐을 싸면서
저 스스로 깊이깊이 돌아보았습니다.

고난에서 교훈을 얻으라는 말처럼,
더 큰 도약을 위한 소중한 기회로 삼기로 했습니다.

자식 키우는 어머니처럼,
우리 고향 분들께서
더욱 엄한 가르침을 주시고
잘못을 깨우쳐 주십시오.

그리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지혜와 성원을 보내주십시오.

저 홍준표,
많은 지적과 비판을 더욱 깊이 새기고
더욱 낮은 자세로 여러분들과 함께
다시 일어서겠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지금 대구는
'우한 코로나' 전염병이 창궐하면서
역사상 유례가 없는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혼신을 다하고 있는 모든 관계자 분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합니다.

그리고 힘든 생활 속에서도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계신
250만 시민 여러분께도 위로의 말씀을 올립니다.
얼마 전 비가 오는 수성로와 신천 산책로를
한참 동안 걸었습니다.
참으로 만감이 교차했습니다.

대구의 어려움이 저의 처지와 교차되면서
코끝이 찡해져 한동안
발을 뗄 수가 없었습니다.

꼭 94년 전 대구의 민족시인 이상화는
'지금은 남의 땅, 뻬앗긴 들에도 봄이 오는가'라고
외쳤습니다.

현 정권에게
우리 대구가 '남의 땅'이 된 것은 아닌지,
수성벌이 '빼앗긴 들'로 취급되는 것은 아닌지 해서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동화사를 찾아서
빼앗겨 버린 저와 대구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아니 대구가 저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깊이깊이 생각했습니다.

지난 25년 정치 인생에서
그토록 바라왔던 대구의 품에
정당의 굴레를 벗고 나서야
이제 비로소 안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와 대구의 정치 인연은
이어질 듯 이어질 듯하다가도
끝내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이번 21대 총선에서도
당초 대구 출마를 고민하다 PK 수비대장을 자임했지만,
당의 불순한 세력은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았습니다.

저의 길고 긴 대구 정치 인연의 첫 번째는
바로 수성갑 지역구였습니다.

1995년 12월 '모래시계 검사'를 퇴임한 후
정치를 선택하고 출마를 검토했던 지역구가
바로 수성 갑구였습니다.

당시 수성 갑구에는
제 손으로 구속시켰던 분이
사면복권이 되어 자민련 후보로 출마를 했습니다.

'이런 분이 정치권에 다시 들어와서는 안 되겠다' 해서
수성 갑구에 출마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검사와 피의자 둘이 맞붙으면
당시 수사가 '정치수사'로
오해받을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어
출마를 접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후 2001년 10월 서울 동대문을 보궐선거 당시
저는 내심 2004년 4월로 예정된
대구 총선 출마를 희망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이회창 총재께서
서울 동대문을 지역구 출마를 강권하면서
두 번째 대구 정치 인연도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세 번째는 2004년 17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대구 중·남구에 출마한
경쟁력 있는 환경운동가 출신 민주당 후보를
반드시 꺾어야 했습니다.

당시 공천심사위원으로서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께
'대구로 가게 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서울 동·북부 수성이 급하다,
당신이 대구로 가면 나도 부천을 버리고
고향 영천으로 내려갈 거다'라는 만류에
또 뜻을 접어야 했습니다.

네 번째는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일입니다.

당시 조해녕 대구시장이 불출마 하면서
대구시장에 출마하려고 뜻을 세웠습니다.

이때는 대구의 원로 정치인의 반대로
뜻을 접어야만 했습니다.
사랑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저는 창녕에서 태어났지만,
대구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중·고등학교를 졸업했습니다.
친구나 지인들이 대부분 대구에 계십니다.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창녕은 저를 낳아준 고향이고
대구는 저를 키워준 고향입니다.

'고향 땅에서 고향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고향 정치를 향한 열망과 도전은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다섯 번째 고향 정치 도전은
2014년 대구시장이 퇴임하면서
후임 대구시장으로 출마해 달라는 요청 때문이었습니다.

당시 경남도지사에 당선된 지
1년반 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라
깊이 고려하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농반진반의 권유였지만,
그때도 마음이 설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여섯 번째는 지난 2017년의 일입니다.

자유한국당 당 대표를 하면서
안팎의 비난을 무릅쓰고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직을 맡았습니다.

참으로 많은 분의 만류를 거부하고
제가 내세운 명분은 다름 아닌
'나를 키워준 고향에서 마지막 정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패배하고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자리도 내놓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일곱 번째 좌절은 이번 21대 총선에서
대구 동구을 지역구 출마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경쟁했던
유승민 의원을 꺾고 대구를 평정하려 했으나
우파정당의 통합으로 당이 합쳐지게 되었습니다.

한 지붕 사람끼리 싸울 수 없어
'키워준 고향' 대신에 '태어난 고향'으로
발길을 돌려야 했던 것입니다.

이처럼 지난 25년 정치 인생은
연어가 제 고향을 찾아가듯,
고향 땅에서 마지막 정치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대구 수성구, 중남구, 북구을, 동구을 국회의원과
3차례의 대구시장 도전 시도 등
제 안에 숨어 있는 고향 정치 본능과 열망은
무려 7번이나 대구로 향하게 했지만,
그때마다 번번이 좌절되었습니다.

이제 7전 8기의 시도 끝에
당의 외피와 굴레를 벗고
꿈에 그리던 내 고향 대구에서
'고향 정치'를 시작하려 합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대구시민 여러분

지금 대한민국은
문재인 정권의 좌파 포퓰리즘과 정책 실패로
나라가 넘어가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안보와 경제는 너무나 심각한 상황입니다.

저는 지난 대선에서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외쳤습니다.
지방선거에서는 '안보와 경제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
라고 되물었습니다.

지금도 똑같이 다시 외치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이 올바로 가고 있습니까?
문재인 정권을 이대로 두고만 볼 수 있습니까?

작년 10월 3일
저는 광화문 광장에서 '대통령 문재인 국민 탄핵'을
선언한 바 있습니다.

지금 문재인 정권 타도 운동을
과연 누가 제대로 해낼 수 있습니까?

이 홍준표가 가장 잘 할 수 있고
또 제대로 할 사람은 저 밖에 없지 않습니까?

저들의 실정과 실패가 차고 넘치는데,
무기력한 야당 지도부가 제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습니까?

저는 대구시민들과 함께 현 정권을 심판하고
야당 지도부가 제대로 투쟁할 수 있도록 이끌겠습니다.

두 번째로 대구의 자존심을 살리고
대구를 풍패지향(豊沛之鄕)으로 다시 만들고자 합니다.

보수의 심장이라고 했지만,
탄핵사태를 겪으면서
대구의 자긍심은 큰 상처를 입었고,
TK 정치력은 끝없이 추락했습니다.


박근혜 정권 이후
대구로 정권을 되찾아 올 사람은
이젠 저 홍준표 뿐이라고 감히 말씀을 드립니다.

저 홍준표,
더욱 정진하여 보수우파 정권을 되찾고
지난 40여 년간 이어왔던
풍패의 영광과 번영을
다시 가져오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셋째, 대구 총선에서 승리한 후
바로 복당을 하겠습니다.

탈당이라 해 봐야
불과 40일 남짓에 불과합니다.

당으로 돌아가 공천과정에서 나타났던
잘못된 행태를 바로잡고
보수를 보수답게, 야당을 야당답게 만들겠습니다.

지금의 미래통합당은
선거용으로 급조된 '잡탕 정당'에 불과합니다.

'TK 보수'는 대한민국을 지켜온 정통 보수이고
한국 보수의 주류입니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극명하게 드러난 것처럼,
'자유우파'로 불리는 강남과 PK 기득권 우파의
가치상실과 중도편향은 지적받아야 마땅합니다.
당을 자유수호, 시장중심, 서민복지의
가치와 원칙 중심의 정당으로 쇄신하여
대선 승리의 토대를 튼튼하게 만들겠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저는 '대구의 눈물'부터 닦고
대구를 살리겠습니다.

대구의 성취와 번영은
옛 이야기가 된 지 오래입니다.

지역 총생산은 수십 년째 꼴찌이고
기업들은 떠나고 일자리는 줄고 있습니다.
이대로는 대구의 미래가 너무나 암울합니다.

대구의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합니다.
기술중심의 첨단산업을 끌어오고
대기업 본사를 유치해야 합니다.

기존 공단의 리모델링을 통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스마트형 공단으로 탈바꿈시켜야 합니다.

내륙도시 대구가 해외로 통하는 길은
오직 공항 뿐입니다.

대구 신공항을 이용하여 수출할 수 있는
반도체와 같은 고부가가치 산업을 유치하겠습니다.

첨단 자동차의 마지막 단계는
바로 하늘을 날고 땅을 달릴 수 있는
플라잉 카(fying car)입니다.

대구 지역에
플라잉 카 연구개발센터와 특화산업단지를
조성하여 고급일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전혀 다른 차원의 도약
즉 대구 퀀텀점프(quantum jump)의 토대를 구축하겠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여
퀀텀점프 전략의 시동을 걸고,
2022년 정권 교체를 해낸 후
나라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하여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대구시민 여러분,

이런 장기계획보다 더 급한 것이
우한 코로나 대책입니다.

지금 대구의 가게는 문을 닫았고
지역 경제는 마비되었습니다.

당장 시민 보건과 방역도 중요하지만,
한두 달 후의 시민들 생계부터
걱정해야 할 판입니다.

이번 추경 예산 11조 7천억원에서
대구에 떨어지는 예산은 10%도 채 안됩니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긴 했지만,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저는 문재인 정권에게
대구·경북 지역 살리기를 위한 시급한 선제적 조치로
'TK 코로나 뉴딜 20조원'을 요구합니다.

추경 등을 통한 재정지원으로 10조원,
부가가치세 면제 등 조세감면으로 6조원
그리고 이와는 별도로
'코로나 공채' 발행을 통한
대구시와 경북도 재난관리기금 출연 4조원 등입니다.

지난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 애쓴 것도
이런 비상 상황 때 쓰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지금이 아껴둔 정부재정을 풀 때입니다.
시중의 유동자금을 흡수해 재난극복에 투입해야 합니다.

문 대통령이 TK를 '남의 땅'으로 여기지 않는다면
이에 적극 호응해 줄 것으로 기대합니다
우리 대구는 국채보상운동의 정신을 가진
자긍심의 도시입니다.

코로나 위기가 지난 후 대구가 단결하여
출연받은 기금의 일부라도 상환할 수 있도록
250만 시민들의 뜻을 모을 것입니다.

여권 일각에 추진하는 '재난 기본 소득제'는
포퓰리즘 퍼주기이고 '언발에 오줌누기'일 뿐입니다.

초유의 대재앙을 겪고 있는
대구 경북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TK 코로나 뉴딜'을 통해
긴급 구호와 피해지원, 지역경제 살리기에 쓰고
나중에 회복되면 되갚는 것이 올바른 길입니다.

아울러 '코로나 재난 극복 특별법'을 제정해서
국민 보건안전을 위한 전염병 예방, 구호체계 정비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습니다.

존경하는 대구시민 여러분,
사랑하는 수성구민 여러분

우리는 해낼 수 있습니다.
대구는 해낼 수 있습니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대한민국 70년, 영광과 성취를 이끌어 온
풍패의 땅이자 보수우파의 심장,
우리가 바로 대구입니다.

대구의 존엄과 영광 그리고 번영을 위해
대구의 아들,
이 홍준표가 분골쇄신하겠습니다.

이제 그 누구도 우리 대구를 깔보고
업신여기지 못하도록 하겠습니다.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어려운 대구를 살리고
무너져가는 이 나라를 구합시다.

마지막 정치를 내 고향 대구에서
대구시민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나 감사하고 크나큰 영광입니다.

여러분의 선택이 자랑스러울 수 있도록
반드시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힘을 모아주십시오.

kims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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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 금리차 축소에도 '엔저' 왜? [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미국과 일본의 금리 격차가 빠르게 줄고 있음에도 엔화 약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이례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고 일본이 금리를 올리면, 미일 간 금리 격차가 좁혀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일반적인 환율 흐름이다. 그러나 올해 외환시장은 이 공식이 잘 작동하지 않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세 차례 연속 금리를 인하했고 일본은행(BOJ)이 추가 금리 인상을 앞두고 있지만, 엔화는 여전히 1달러=155엔 부근에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엔화의 코넌드럼(수수께끼)'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일본 엔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문제는 '금리'가 아니라 '경제 구조' 상황이 이러하자 시장의 시선은 금리에서 일본 경제의 구조적 요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표면적으로 일본은 막대한 외화를 벌어들이고 있다. 재무성에 따르면 올해 1~10월 경상수지는 27조6000억엔 흑자를 기록했다. 연간 기준으로도 지난해(29조3000억엔)에 이어 사상 최대가 유력하다. 이 가운데 약 5조엔이 일본 국내로 환류되며 엔화 매수 요인이 되고 있다. 그러나 세부 항목을 보면 엔화에 불리한 흐름이 뚜렷하다. 무역수지는 지난해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올해도 10월까지 1조5000억엔 적자다. 원유·자원 수입 대금의 상당 부분을 달러로 결제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엔화 약세 압력으로 작용한다. 더 심각한 것은 서비스수지다. 일본은 디지털 서비스 분야에서 만성적인 적자를 안고 있다. 올해 10월까지 디지털 수지는 5조6000억엔 적자를 기록했다. 방일 관광객 증가로 여행수지가 5조4000억엔 흑자를 내며 간신히 이를 상쇄하고 있지만, 구조적으로는 불안정하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디지털 적자가 2035년에는 18조엔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한다. 이는 2024년 기준 원유 수입액(약 10조엔)을 훌쩍 넘는 규모다. 클라우드, 동영상 스트리밍, 생성형 AI 등 핵심 디지털 서비스가 해외 기업에 장악된 상황에서, 여행수지 흑자로 이를 계속 메우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일본 교토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일본의 전통 의상인 '기모노'를 입고 교토 시내의 공원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NISA와 재정 확장이 초래한 엔화 매도 일본 정부가 추진한 신(新) NISA(소액투자비과세제도) 역시 의도치 않은 엔화 약세 요인으로 지목된다. 제도 개편 이후 해외 투자신탁 매수에 따른 자금 유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에 따르면 신 NISA 도입 이후 해외 펀드 투자로 월평균 약 6900억엔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는 약 8조엔 규모의 엔화 매도다. 전문가들은 이 흐름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NISA 계좌 수가 현재 2700만개에서 4000만개 수준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는 만큼, 향후 5~10년 동안 매년 10조엔 안팎의 엔화 매도 압력이 지속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재정 정책에 대한 불안도 겹친다. 다카이치 사나에 정권이 내세운 대규모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을 훼손할지에 대한 의문이 시장에 남아 있다. 일본 국채의 신용위험을 반영하는 CDS(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은 최근 약 2년 만의 고점까지 상승했다. 코로나19 이후 최대 규모로 편성된 2025회계연도(2025년 4월~2026년 3월) 추가경정예산 역시 '재정 팽창'에 대한 경계심을 자극한다. 외국계 금융권에서는 "재정 지출이 성장으로 연결되더라도 1~2년의 시차가 불가피하며, 그동안은 엔화 약세 압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엔저 지속,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 엔화 약세가 장기화될 경우 한국 경제와 금융시장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가장 직접적인 채널은 엔/원 환율이다. 엔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유지하면, 원화가 달러 대비 일정 수준에서 움직이더라도 엔/원 환율은 상대적으로 하락(원화 강세)하기 쉽다. 이는 수출 경쟁 측면에서 한국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본과 경합하는 자동차, 조선, 기계,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쉬워지기 때문이다. 엔저가 지속될수록 한국 수출기업은 원가 절감이나 기술 경쟁력으로 대응하지 않으면 마진 압박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수입 물가 측면에서는 일부 완충 효과도 있다. 일본으로부터 들여오는 중간재·부품 가격이 낮아지면서 제조업 원가 부담이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한국의 대일 수입 구조가 완제품보다는 핵심 소재·부품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환율 효과가 소비자 물가 안정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시장에서는 엔/원 환율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주목된다. 글로벌 투자자 입장에서는 엔화가 저금리 통화이자 조달 통화로 다시 활용될 경우, 위험자산 선호 국면에서는 원화 등 아시아 통화로 자금이 유입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의 구조적 엔저 인식이 굳어질 경우, 엔화 약세와 함께 원화도 동반 약세를 보이는 '동조화 리스크'가 나타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04년 이후 미국의 금리 인상기에도 미 국채 금리가 오르지 않는 현상을 당시 앨런 그린스펀 연준 의장은 '코넌드럼'이라 불렀다. 결과적으로 저금리는 부동산 버블을 키우고 금융위기로 이어졌다. 지금의 엔화 역시 비슷한 경고음을 내고 있다. 금리차라는 단순한 설명으로는 더 이상 환율을 이해하기 어려운 국면이다. 구조적 경상수지 변화, 디지털 적자, 자본 유출, 재정 신뢰까지 얽힌 수수께끼를 풀지 못한다면, 엔화 약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goldendog@newspim.com 2025-12-17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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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자택·사무실·차량기록 전방위 압색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민중기 특별검사팀(특검팀)이 17일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전방위 강제수사에 나섰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김건희 여사 로저 비비에 가방 수수의혹사건' 과 관련해, 차량출입기록 확인 등을 위해 국회사무처 의회방호담당관실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시진은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가 2023년 12월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특검팀은 이와 함께 김 의원의 서울 성동구 자택,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도 돌입했다. 앞서 특검팀은 김 여사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260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김 의원의 배우자 이모 씨가 작성한 편지를 발견했다. 2023년 3월 17일이 적힌 편지엔 김 의원의 당대표 당선에 대한 감사 인사가 적혀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팀은 해당 가방이 2023년 3월 8일 김 의원의 당선 직후 건네진 대가성 선물이라고 보고 최근 이씨를 피의자로 소환해 조사한 바 있다. 김 여사 측이 당초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을 지지했으나 당시 권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자 김 의원을 지지했고, 이씨가 답례로 가방을 건넸다는 특검팀의 관측이다. 특검팀은 이 과정에서 가방 구매 대금이 김 의원에게서 빠져나갔을 가능성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 의원은 김 여사 측에 대한 청탁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아내가 신임 여당 대표의 배우자로서 대통령의 부인에게 사회적 예의 차원에서 선물을 한 것"이라며 "이미 여당 대표로 당선된 나와 내 아내가 청탁할 내용도, 이유도 없었다. 사인 간의 의례적인 예의 차원의 인사였을 뿐"이라고 했다.  이날 김 의원은 압수수색 현장에서 "민주당 하청으로 전락한 민중기 특검의 무도함을 여러분이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은 박노수 특별검사보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을 하는 모습. [사진=뉴스핌DB] yek105@newspim.com 2025-12-17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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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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