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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상대 손해배상소송 낸 탈북 국군포로들…정식 재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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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때 포로로 북한 억류…33개월간 강제노동
2016년 소송 제기…"명예회복 위해 소송 시작"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피고 김정은은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남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북한에 억류돼 강제노역을 했던 국군포로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이 피고 없이 시작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김도현 판사는 이날 오전 국군포로 한모(86) 씨와 노모(91) 씨가 북한 당국 및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1차 변론기일을 열었다.

2016년 소송 제기 이후 4년여 만에 정식으로 시작된 이날 재판에는 원고인 한 씨와 또 다른 국군포로 두 명이 참석했다. 피고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민사소송법상 피고가 소장을 받아야 재판이 열리지만 현실적인 이유로 소장은 전달되지 못했다. 결국 법원은 지난해 5월 공시송달 방법을 택했다. 공시송달은 소장 전달이 어려운 경우 법원 홈페이지 등에 게시하는 것이다.

변호인은 "전쟁이 끝난 뒤 포로를 송환하는 게 제네바 협약의 의무인데 이들은 원고들을 억류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며 "김 위원장이 정권을 잡기 전에 원고들이 북한에서 귀환했지만, 김일성 주석을 비롯해 김정일 위원장까지 불법행위의 책임이 상속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그 주장이 명백하지 않고, 국제법에 따르면 상속 지분 문제도 따져봐야 한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상속 지분이 있을 것인데 청구 금액을 왜 그렇게 선정했는지, 상속 비율을 밝혀달라"고 변호인 측에 주문했다.

국군포로들이 강제노역을 했던 기간은 사실상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과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집권하던 시기이기 때문에 불법행위의 모든 책임을 곧바로 김 위원장에게 물을 수 없어 상속 비율을 따져달라는 의미다.

재판부는 또 "정전 당시 맺었던 포로협정이나 제네바협약 등 불법행위를 따질 수 있는 판단 기준, 손해배상 범위를 정리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원고들은 6·25 전쟁 당시 포로로 억류됐다. 1953년 정전협정으로 전쟁은 끝났지만 돌아오지 못하고 내무성 건설대에 소속돼 같은 해 9월부터 1956년 6월까지 33개월간 탄광에서 강제노동을 했다. 이후 전역 처리돼 민간인 신분이 됐지만 여전히 남한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탄광 노동자로 일했다. 노 씨는 2000년, 한 씨는 2001년 탈북했다.

원고들처럼 탈북한 국군포로는 현재까지 80명, 이 중 23명만이 생존해 있다.

이날 취재진 앞에선 한 씨는 "우리가 돈 몇 푼 더 받자고 소송을 시작한 게 아니다"라며 "전쟁이 끝난 지 70년이 됐는데 북한에 아직도 생존한 국군포로 몇 만 명이 존재하고 있다. 조국에 돌아와서 편안하게 잘 살고 있지만, 우리가 원하는 건 명예회복"이라고 털어놨다.

이들은 재산상 손해배상의 일부인 1100만원과 위자료 1000만원, 1인당 총 2100만원을 우선적으로 청구했다.

변호인단은 "조선중앙TV 등 북한매체 저작권료로 북한 정부에 지급할 돈이 20억원 정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법원에 공탁돼 있는데 배상 판결이 나오면 강제집행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국군포로를 지원하는 사단법인 물망초는 "이번 소송은 첫 케이스로 의미가 있는 것"이라며 "향후 다른 포로들에 대한 소송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3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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